OBS 노조 “고용노동부, 김성재·최동호 엄벌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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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BS 노조 “고용노동부, 김성재·최동호 엄벌하라”
김성재 부회장·최동호 대표 사임 의사 밝혀…노조 “이제 시작이다”
  • 하수영 기자
  • 승인 2017.09.13 2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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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D저널=하수영 기자] OBS 경인TV(이하 OBS)의 김성재 부회장과 최동호 대표가 부당노동행위 관련으로 고발된 가운데, 언론노조 OBS희망조합지부(지부장 유진영, 이하 OBS지부)가 고용노동부에 이들을 중범죄로 엄히 처벌하라고 요구했다.

OBS지부 조합원들은 지난 12일 오전 경기도 부천시에 위치한 고용노동부 부천지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김 부회장과 최 대표는 헌법이 보장하는 노동 3권을 무시하고 노동자 목소리를 묵살하는 부당노동행위를 일삼았다”며 “이는 결코 용서할 수 없는 중범죄이므로 고용노동부는 이들을 엄히 처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 지난 12일 오전 김성재 OBS 경인TV 부회장이 고용노동부 부천지청에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언론노조 OBS 희망조합지부 제공

기자회견이 열린 이 날은 임금 체불, 조합 활동을 한 OBS지부 간부 징계, 노조 혐오 발언 등 ‘부당노동행위’를 이유로 지난 5월 16일 OBS지부로부터 고발당한 김 부회장과 최 대표가 조사차 고용노동부에 출두하는 날이었다. 김 부회장은 오전 9시 50분, 최 대표는 오후 2시께에 출두했다.

OBS지부 조합원들은 언론단체‧지역 시민단체와 함께 이들의 출두 시간에 맞춰 ‘OBS 방송적폐 김성재는 물러가라’, ‘OBS 망친주범 최동호는 물러가라’ 등의 구호를 외치고 피케팅을 진행했다. 아울러 고용노동부 부천지청에 들어서는 김 부회장과 최 대표에게 다가가 ‘떳떳하시면 물러나겠다고 구성원들에게 말하고 사과하시라’고 했지만 김 부회장과 최 대표는 아무런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OBS지부는 이들의 출두 직후 열린 기자회견에서 “오늘 김 부회장과 최 대표가 고용노동부 부천지청에 출석하게 된 건 노조를 탄압하고 부당노동행위를 일삼는 것에 노조가 참다못해 고발을 했기 때문”이라며 “이들이 헌법에 보장된 노동 3권을 무시하고 노동자 목소리를 묵살한 것은 반헌법, 반인권, 반사회적인 부당노동행위로, 결코 용서할 수 없으며 고용노동부는 이를 중범죄로 엄히 처벌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OBS지부는 기자회견에서 사측의 부당노동행위 사례를 구체적으로 밝혔다. △4월 5일, 노조 농성장 일방 철거 △4월 6일, 투쟁문화제 방해 △4월 14일, 13명 정리해고 △4월 24일, OBS 대주주인 영안모자 직원들로 하여금 낫·커터칼 등 흉기를 이용해 농성장 천막 강제 철거 등이 OBS지부가 밝힌 사례다.

뿐만 아니라 OBS지부에 따르면, 김 부회장은 노조 조합원들을 상대로 노조 비하발언을 하거나 반말, 욕설 등을 일삼았다. 김 부회장은 그 동안 ‘노동조합 때문에 회사가 위기에 처한다’, ‘회사를 두 번 망하게 한 놈들이란 낙인이 찍혀서 재취업도 어렵다’(이상 2016.10.27. 임직원과의 대화에서), ‘야, 내가 너희들 형사고발 할 거야. 야, 이 나쁜 놈들아….’(2016.12.21. 방송통신위원회 재허가를 앞두고 열린 긴급이사회 피케팅 현장에서), ’너 조심해’(2017.3.28. 출근 길 노조 선전전에서 유진영 지부장에게)와 같은 말들을 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 밖에도 피케팅‧유인물 제작 등을 한 조합 간부를 징계하기도 했다.

▲ 지난 12일 오전 경기도 부천시 고용노동부 부천지청 앞에서 언론노조 OBS 희망조합지부 조합원들과 언론·시민단체 관계자들이 김성재 OBS 경인TV 부회장의 출두에 맞춰 피케팅을 진행하고 있다. ⓒ언론노조 OBS 희망조합지부 제공

기자회견에 참석한 김동찬 언론개혁시민연대 사무처장은 “김장겸 MBC사장도 그렇고 (김 부회장‧최 대표는) 부끄러움을 모르는 자들 같다. 언론사 임원이 부당노동행위로 고발당해서 조사받으러 들어가는데 전혀 반성하는 모습이 없다”고 개탄했다.

이어 “이들을 일벌백계하지 않으면 반성하지 못할 것 같다”며 “저들은 아직 ‘내가 살아있다’고 느끼겠지만, 촛불(정국) 이후 언론에서도 수많은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YTN 해직자들이 복직됐고, KBS‧MBC 연대 총파업이 시작됐으며, 어제(11일)는 민영방송인 SBS의 대주주 윤세영 회장이 물러났다. (OBS지부가) 어려운 싸움을 하셨고 쉽지 않은 싸움이겠지만, 이런 거대한 흐름을 거스를 수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 사무처장의 말대로, 일대 변화는 시작됐다. 지난 7월 21일 경기지방노동위원회(이하 경기지노위)가 OBS의 대규모 정리해고에 대해 ‘부당해고’ 판결을 내린 데 이어, 최근에는 김 부회장과 최 대표가 OBS 대주주인 영안모자 백성학 회장을 통해 사임 의사를 전해온 것이다. 그러나 OBS지부는 ‘이것이 끝이 아니라 시작’이라는 단호한 입장을 보였다.

유진영 OBS지부장은 “(경기지노위가 판결한) 부당해고 말고도 이들은 (이치에) 맞지 않는 일들을 수없이 했다. ‘이런 방식으로 하면 안 된다’고 무수히 이야기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그 이야기를 귀 기울여 듣지를 않았다”며 “다시는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고용노동부 부천지청은 반드시 그 책임을 명확하게 물어야 한다. 아울러 OBS도 소유와 경영이 분리된 책임경영 체제로 가야 한다. 구성원, 지역사회 모두가 동의할 수 있는 새로운 사장이 와야 한다. OBS 재허가 조건도 준수해야 한다. 그렇게 되기 위한 싸움이 이제부터 시작”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이들은 지역 시민들의 관심과 참여도 부탁했다. 권오광 민주노총 부천김포시흥지부 의장은 “방송을 장악하고 사유화하려는 한심한 모습에 대해 언론 공영성과 노조의 정당성을 회복하고자 OBS지부가 투쟁에 나섰다”며 “OBS를 위해 시민들이 나서주셔야 한다. 이들의 투쟁에 함께 해 주시길 부탁드린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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