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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ll being족 입맛에 딱맞는 트렌디 사극

|contsmark0|오나라 오나라 아주 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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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철, 버스 그리고 거리에서, 벨소리는 연신 오나라~~를 불러댄다. 핸드폰 벨소리 다운횟수는 인기도와 등호라는 등식이 성립하는 한국 사회에서 <대장금> 신드롬은 시청률 집계가 아닌 핸드폰 벨소리로도 체감이 가능할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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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다가 <대장금>을 제품명으로 사용하기 위한 음식 회사들의 러브콜이 쇄도하며, 문화센터 궁중요리 강습이 속속 개설되고 있다는 기사가 신문 한 켠을 차지하고 있는 것도 모자라 장금의 열린 교육과 금영의 주입식 영재교육을 비교해 올바른 교육방법을 알아보자는 다소 생뚱한 얘기까지 등장하고 있는 판이다. 그 옛날 <허준> 신드롬을 능가하는 <대장금> 신드롬이 불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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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대장금>이 연일 40% 이상의 시청률을 보이는 이유는 무엇인가. 드라마 <대장금>은 트랜디한 드라마의 면모를 보이고 있다. <질투> 이후 등장한 트랜디 드라마들은 젊은 남녀의 사랑과 성공을 가볍게 다루며 10년을 버텨왔다. 주인공의 직업군만 바뀌었을 뿐 그네들의 행태는 동일한 것이었다. 시청자들은 이런 류의 드라마에 식상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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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즈음 등장한 것이 바로 <허준>이다. 무겁고 고루한 게다가 궁중의 암투가 전부인 사극은 싫다고 주장해온 젊은이들에게 <허준>은 사극도 트랜디한 느낌으로 만들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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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허준>의 성공은 남성적이고 선 굵은 느낌의 사극을 시청해왔던 기존 중장년층과 트랜디 드라마의 경쾌하고 가벼운 느낌에 열광해왔던 젊은 층을 한데 묶는 것이었다. 그런 점에서 허준을 연출했던 이병훈 pd가 <대장금>의 연출 한 것은 단순한 우연이 아닐 것이다. 이름하여 트랜디 사극의 전성시대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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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대 궁녀들에 대한 판타지 자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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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장금>은 이에 한발 더 나아간다. 맛난 요리와 로맨스, 그리고 내가 좋아하는 삶을 추구하는 장금이를 등장시켜 이름하여 웰빙(well being)족들의 입맛에 딱 맞는 사극을 만들어낸 것이다. 거기다 노력하는 자에게 최고의 영예를 안겨주는 전통적인 권선징악 모드를 살려주니 인기를 얻는 건 당연지사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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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단순히 이것만으로 <대장금>의 인기를 평가할 수는 없다. <대장금>은 <허준>과 다르기 때문이다. 가장 확연한 구별은 <대장금>이 여성성에 기반하고 있으며 당대 궁녀들에 대한 판타지를 자극한다는 데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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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는 등장인물의 젠더가 아닌 관계의 측면에서 그러하다. 수랏간이라는 독특한 공간에서 요리를 통해 보여주는 권력관계는 강하고도 부드럽다. 때문에 이들의 행태는 그간 사극에서와는 달리 지극히 여성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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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다가 궁녀들의 수칙이나 생활상 등은 궁녀 사회의 묘한 관계(이는 우정은 물론 동성애적인 의미 또한 함축하고 있다)를 드러낸다. 그것이 작가의 의도였건 아니건 기존에 부재했던 지점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시청자들은 새롭고 흥미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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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상 사극이 흥미로운 점은 현재성이 아닌 시대적 판타지를 포함한다는 것 아닌가. 그러나 문제는 판타지를 키울 수 있는 실마리들이 곳곳에 산재해야 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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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장금>이 최고 상궁의 자리다툼을 향한 미시적 권력관계와 한 여성의 성공담으로 요약되어서는 안 되는 이유가 그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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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책 한 켠에서 읽은 장금을 바탕으로 상상의 나래를 폈듯 시청자도 사극을 통해 나름의 판타지를 키울 수 있도록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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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이 모든 것을 능가하는 <대장금> 신드롬의 주역은 단연코 요리라 할 수 있다. 의녀가 아닌 수랏간 나인의 삶이 중심을 이루는 것도 궁중요리에 대한 시청자들의 호응 때문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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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리만화에의 열광과 동일선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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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리 프로그램의 시각적 충족과 요리 만화의 장인 정신 그리고 주인공들간의 로맨스까지, 요리 만들기와 재미있는 이야기의 결합이 다시 한번 시너지를 발휘하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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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는 한동안 모든 이들의 필독서였던 일본 요리 만화의 스토리라인과 맞닿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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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리는 만들어서 즐겁게 먹을 수 있다면 최고, 실패하더라도 즐겁다’는 최고 상궁의 대사는 [아빠는 요리사]의 주제와 닿아있고, 끝없는 기술연마와 자기 개발, 그리고 라이벌과의 접전을 통한 깨달음을 보여주는 것은 [미스터 초밥왕]의 쇼타와 닮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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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최고의 맛을 찾는 [맛의 달인]이나 술에 대한 절대 미각을 자랑하는 주인공 나츠코를 내세운 [명가의 술]도 빼놓을 수 없을 터. 그러니 대장금 신드롬은 요리 만화에의 열광과 동일선상에서 이해할 수 있다. 게다가 궁중요리가 전통의 강조라는 민족적 자긍심으로 이어지니 다시 한번 빛을 발할 수밖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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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장금 신드롬에 대한 미디어들의 평가가 지나치게 상업화되는 경향이 있다. 여기엔 <다모>의 신드롬을 잇는다는 방송사의 거품 광고도 한몫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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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트랜디 드라마가 결국 지리멸렬한 반복성으로 인해 식상해지고, 전문 직업군을 위시로 한 몇몇 드라마들이 어설픈 전문성으로 인해 시청자들의 외면을 받았던 것을 되새겨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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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모>가 신드롬이 될 수 있었던 건 tv에서 볼 수 없었던 카메라 워크나 스타일, 원작 만화의 탄탄한 스토리가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것이 부재하다면 전형성 안에서라도 충실해야 한다. 속편은 본 편만 못하다는 설이 있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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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소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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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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