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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통위, 방문진 이사 해임 적극적으로 나서야”

언론·법학계 토론회, 방통위 행동 촉구…일부 ‘정당한 법 절차 위해 서두르지 말자’ 의견도 하수영 기자l승인2017.09.15 18:48: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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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D저널=하수영 기자] KBS‧MBC 등 공영방송 구성원들이 경영진‧이사진 사퇴를 요구하며 총파업에 돌입한지 10일을 돌파한 지금, 꼬인 매듭을 풀고 시급히 공영방송을 정상화시키기 위해서는 이들의 주무부처인 방송통신위원회(위원장 이효성, 이하 방통위)가 이들에 대한 관리‧감독 권한을 발휘해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한국PD연합회(회장 송일준)는 14일 오후 서울 양천구 목동 한국방송회관에서 긴급 토론회를 열고 ‘공영방송 정상화를 위한 방통위의 역할-법적 권한과 책임’을 주제로 논의했다. 이 토론회는 최근 고영주 방송문화진흥회(이하 방문진) 이사장이 MBC 불공정 보도, 경영진의 부당노동행위를 방치하고 되레 인사에 개입하려했다는 구성원들의 증언과 퇴진 요구가 잇따르고 있는데도 고 이사장이 별다른 대응을 하지 않는 것과 관련, 방통위가 방문진 이사장 해임을 통해 사태의 종지부를 찍는 방식으로 풀어갈 수 있는지, 방통위에게 그럴 만한 법적 권한이 있는지 논의하기 위한 자리다.

이 논의는 최근 김형성 성균관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초대 국회입법조사처장)가 언론을 통해 'MBC 정상화를 위해선 MBC 대주주인 방문진 이사진에게 공영방송의 공적 책임을 소홀히 한 책임을 물어야 하고 그 역할을 방통위가 해야 한다'고 밝힌 내용을 확장한 것이다.

김 교수는 지난달 14일 <PD저널>과의 통화에서도 “방송문화진흥회법과 방송통신위원회 설치 및 운영에 관한 법률, 민법과 기존 유권해석, 대법원 판례에 따라 가능한 일”이라며 “방통위에게 있는 ‘방문진 이사 임명권’도 ‘해임권으로 해석될 수 있다’”고 발언했다.(▷관련기사 '방통위의 방문진 이사 해임, '시기조율'만 남았다')

▲ 지난 14일 오후 서울 양천구 목동 한국방송회관에서 한국PD연합회(회장 송일준) 주최로 '공영방송 정상화를 위한 방송통신위원회의 역할-법적 권한과 책임을 중심으로' 토론회가 열렸다. 발제자인 김형성 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가 발언하고 있다. ⓒ한국PD연합회

김 교수는 14일 토론회에서도 “MBC가 잘못되도록, 의도적으로 편향되게 되도록 조종하거나 방치한 게 방문진인데, 그 방문진이 잘못되게 한 건 주무부처인 방통위가 제대로 관리‧감독 의무를 제대로 안 해서 그런 것”이라며 “MBC 공공성 회복을 위한 과제는 방통위의 검사‧감독권 행사와 그 결과에 따른 (이사) 해임권 행사 등 적절한 조치에서 시작돼야 하고, 이걸 안 하면 (방통위는) 책임을 방기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방문진 이사 해임은 이효성 방통위원장도 언급한 부분이다. 이 위원장은 지난 14일 국회 사회·교육·문화분야 대정부질문에서 지난 2008년 정연주 전 KBS사장 해임 무효 확인 소송 당시 법원이 ‘임명권에 해임권이 포함된다’고 판시했던 사례를 들며 본인도 그렇게 해석한다고 밝혔다.

이 방통위원장은 이날 고 이사장이 문재인 대통령을 ‘공산주의자’라고 발언해 최근 불구속 기소된 데 대해서도 “대통령을 선출한 유권자 국민에 대한 모독이고 공영방송 감독권이 있는 이사회 이사장으로서 매우 부적절한 발언”이라고 비판했다.

▲ 지난 14일 오후 서울 양천구 목동 한국방송회관에서 한국PD연합회(회장 송일준) 주최로 '공영방송 정상화를 위한 방송통신위원회의 역할-법적 권한과 책임을 중심으로' 토론회가 열렸다. ⓒ한국PD연합회

“부당해고‧방송법 위반, 방문진 이사 처벌 근거 충분해…방통위가 즉각 나서야”

“아직 방통위 이렇다 할 의지 없어…절차적 정당성 충분히 갖추는 게 중요” 유보적 입장도

송일준 한국PD연합회장의 인사말로 시작한 이 날 토론회에서는 오기현 전 한국PD연합회장이 사회를 맡고 이채훈 한국PD연합회 정책위원, 전 방문진 이사인 한상혁 변호사, 지성우 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정치커뮤니케이션학회장), 김언경 민주언론시민연합(이하 민언련) 사무처장 등 언론‧법학계 인사들이 참석해 방통위의 방문진 감사‧감독에 관한 다양한 의견을 냈다.

김언경 민언련 사무처장은 그 동안 공영방송이 공공성‧공영성을 잃었다는 평가를 받는 데는 방통위도 책임이 있다고 강조했다. 김 사무처장은 “2012년 MBC 파업 때 제대로 (사후) 처리를 했어야 하는데 방문진이 그러지 않았고, 방통위도 (스스로의) 역할을 방치하고 사실상 정권의 방송장악에 동조해 왔다”며 “반대 의견이 나오겠지만, 일단은 (방통위가) 조치를 취해야 한다. 반론이 있을 것이란 두려움에 빠져서 할 일을 전혀 안 하고 있는 건 안 된다. 냉정하고 권위 있게, 원칙에 입각해 방통위는 주어진 일을 묵묵히 해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이채훈 한국PD연합회 정책위원도 “부당전보‧부당징계‧부당해고 등 KBS‧MBC 이사진을 문책해야 할 이유는 차고 넘친다”며 “MBC 시청률과 신뢰는 끝없이 추락했고 구성원들 상처가 이루 열거할 수 없을 정도다. 더 이상 기다릴 수 없다. 방통위는 감독권, 인사권을 더 이상 늦추지 말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상혁 변호사(MB 정권 당시 방문진 야당추천 이사 역임)는 “방문진은 이 상황을 이끌고 주도적 역할을 해 온 ‘주범’들이기 때문에 (이들에 대한 방통위의) 해임권 행사는 지극히 정당하며 시급한 일”이라는 의견을 내놨다. 방문진 이사들은 NLL‧광우병 보도 등의 사안과 관련해 방송법 제4조에 명시된 ‘누구든지 관련 법에 의거하지 아니하고는 방송에 간섭‧규제를 할 수 없다’는 부분을 명백히 위반했으며, 이를 범죄행위로 간주하여 방송법으로 처벌할 수 있다는 게 한 변호사의 입장이다.

한 변호사는 “미루어 짐작컨대, 방통위에선 뭔가 (방문진 이사들 관련) 형사조치가 진행되거나 김장겸 사장이 부당노동행위로 조사받고 기소되거나…(그런 진행상황을 보면서) ‘절차대로 진행하겠다’는 의식이 있는 것 같다”며 “그걸로 해임행위를 늦추겠다? 그건 아닌 것 같다. 별개의 절차를 통해 객관적으로 찾아볼 수 있는 자료가 있으면 그 자료로 판단하면 된다. 현재 상황에서도 어려운 일이 아니다. 방문진 이사회 회의록만 봐도 무슨 이야기하는 지 알 수 있고, 부당노동행위 피해자들의 증거도 있다. (시간을 늦추면) 반격의 빌미만 주는 거지, 해결방안이 아니다. 조속한 시일 내에 흩어져 있는 (방문진 이사들의) 위법 행위 증거를 모으고 그에 근거해서 과감한 조치를 하는 것이 방통위가 할 일”이라고 강조했다.

참석자 일부는 ‘타이밍을 놓치면 공영방송 파업 사태가 장기화될 것이고 그러면 방통위도 그 책임을 면할 수 없다’며 ‘추석 전에 실마리가 있길 바란다’고 말하기도 했다.

그러나 방통위의 개입에 대해 조심스러운 입장을 취하는 목소리도 있었다.

지성우 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방통위가 조치를 취하려면 먼저 조사를 시작해야하 나는데, 현재 방통위 입장은 조사를 했거나, 적어도 생각이라도 하고 있는지, 필요성은 느끼고 있는지, 그런 것조차 잘 모르겠는 상태”라고 말했다.

이어 “방통위의 감독권 행사는 당연한 문제다. 방통위가 개입을 하지 않는다면 그냥 시간이 가길 기다려서 이 체제가 쭉 가는 수밖에 없다. 그러면 상황이 내년까지 간다”면서도 “그러나 해결 방법은 이성적이어야 한다. 서둘러서 개입하고 여기에 강력한 조치를 취하게 하는 것이 중요하지만, 몇 년 후 이 개입한 행동에 대해 ‘옳았다’, ‘법적으로도 정당했다’ 이런 평가를 받는 것도 중요하다. 마음이 급하더라도 적정한 법적 절차를 밟을 수 있도록 (공영방송) 구성원들이 좀 더 참아주셔야 하는 부분도 있다”고 생각을 밝혔다.

한편 방통위 위원들 간에도 관련 논의는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지난 7일 열린 방통위 전체회의에서 방통위 상임위원들은 공영방송 파업 사태에 대한 방통위의 책임을 통감하고, 조치를 취해야 한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 당시 이효성 위원장도 “필요하면 실태 파악과 감사에도 나서겠다”고 밝혔다.

 


하수영 기자  hsy0710@pdjourna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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