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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아예능의 변주? 금수저 가족예능의 반복?

SBS 새 가족예능 <추블리네가 떴다> 김교석 대중문화평론가l승인2017.09.18 11:4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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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BS <추블리네가 떴다> ⓒSBS

[PD저널=김교석 대중문화평론가] SBS 새 가족예능 <추블리네가 떴다>의 시청률이 제목과 달리 급전직하하고 있다. KBS2 <슈퍼맨이 돌아왔다> 이후 약 1년 6개월여 만에 찾아온 추사랑에 대한 반가움과 최근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는 SBS 가족예능 라인업이란 점에서 큰 화제를 모았던 것을 생각하면 너무나 빨리 찾아온 위기다. 게다가 옆 동네의 심각한 사정에도 아무런 반사효과를 누리지 못했다. 동시간대 최대 경쟁 프로그램인 <무한도전>이 파업 여파로 시청률이 반토막 났지만 1회 6.4%에서 4회 3.8%(1부 기준)로 사이좋게 같은 길을 걷고 있다.

온 가족 콘텐츠를 지향하는 가족예능에서 시청률은 매우 중요한 지표다. 그것도 주말 프라임타임에 지속적인 하락세를 보이는 것은 좋지 않은 시그널이다. <추블리네가 떴다>가 어려움을 겪는 근본 원인은 가족예능임을 내세우고 있지만 육아예능처럼 선명한 재미와 판타지가 없기 때문이다. 아이들의 귀여움을 전시하는 육아예능의 기본 전략 대신 훈육 코드와 몽골 체험 여행을 앞세운 변화가 제대로 먹혀들지 않으면서 추사랑네 가족이 함께하는 그저 그런 몽골 체험 예능이 되고 말았다.

예전처럼 추사랑의 귀여움을 전시하는 육아예능의 익숙한 볼거리는 거의 등장하지 않는다. 부잣집 외동딸로 성장한 추사랑은 아직까진 또래들과 잘 어울리지 못하고 오롯이 주인공이 되는 상황이 아니면 받아들이지 못한다. 그럴 때마다 삐지거나 떼를 쓰거나 울음을 터트린다. 또한, 낯설고 불편한 몽골 시골 환경에 적응하는 데도 애를 먹고 있다. 확실히 짚고 넘어갈 것이 추사랑에게 문제가 있다는 이야기가 아니다. 보통 아이들이 보일 법한 지극히 당연한 반응이고, 그 나이 때에 겪는 성장 과정을 겪는 중이다. 문제는 그런 모습들이 카메라로 담아낼 만한, 시청자들에게 판타지와 재미를 줄 수 있는 예능 거리냐는 판단이다. 추사랑은 그 또래 아이들다운 모습을 자연스럽게 보여주지만, 이 당연한 모습이 과거 <슈돌>의 끼 많고 사랑스러운 어린 추사랑을 기억하는 시청자들에겐 당황스럽게 다가올 수 있다.

육아예능은 늘 육아에 대한 고민과 공감을 담고 있다고 포장한다. 하지만 절대로 EBS <우리 아이가 달라졌어요>류의 콘텐츠가 아니다. 리얼한 생활상을 보여주는 척하면서 실제로는 한 가족의 가장 행복한 한때와 풍요로움을 전시하는 판타지를 기반으로 한다. 귀여운 아이들 모습은 행복한 이미지와 연결되고, 윤후처럼 그 나이대에 갖추기 쉽지 않은 대견함 등을 볼거리로 뽑아내는데 특화된 예능이다. 그래서 미운 7살 노릇을 톡톡히 하는 추사랑의 훈육기도 재미 포인트라고 말하기 어색한데, 악동뮤지션, 김민준, 김동연 등 수많은 캐릭터들이 등장하고, 추사랑의 성장과 딱히 관련 없는 민속씨름, 축제 참가 등 현지 문화체험과 같은 다양한 이야기와 뒤섞여 두서없이 전개되니 스토리라인은 길을 잃고 말았다.

그렇다 보니 이들이 왜 몽골에 갔는지, 그곳에서 왜 어떤 이유로 무엇을 함께하고 있는지 대부분의 이유가 설명이 안 되거나 설득력이 없다. <정글의 법칙>처럼 아예 ‘낯선 곳에서 현지인처럼 살아보기’도 아니고, 육아예능도 아닌 육아 다큐와 해외 로케 예능이 결합된 어정쩡한 모습이다.

▲ SBS <추블리네가 떴다> ⓒSBS

어쩌면, 출발부터 무언가 어색했을지도 모르겠다. 추블리네 가족이 몽골로 떠나기로 한 이유이자 이 프로그램의 출발선에 대해 추성훈과 야노시호는 다음과 같이 밝혔다. 가족과 함께 보내는 시간, 딸 사랑이와 함께 대화를 나누는 시간이 부족한 것이 안타깝고, 사랑이가 외동으로 자라면서 다른 사람들과 함께하는 생활에 익숙하지 않을까 불안하다는 부모의 걱정과 염려를 말이다.

실제로 1회에서 공개된 초등학교 입학을 앞둔 사랑이의 하루는 한국어 과외 및 영어, 미술, 체조, 피아노 학원 등등 빡빡한 학습 스케줄로 가득 차 있었다. 추성훈과 야노 시호는 자식에 대한 걱정, 교육 문제로 고민하는 모습을 지속적으로 드러내지만 생각해보면 미취학 아동인 추사랑이 스파르타식 학습 스케줄을 소화하게 된 것도, 부모의 곁이 가장 중요한 시기에 딸과 함께 보내는 시간이 부족한 것도 본인들이 선택한 일이다. 추블리네 가족의 여정과 환경에 공감하기란 애초에 어렵단 말이다. EBS<글로벌 아빠 찾아 삼만리>처럼 정말 어쩔 수 없는 현실 때문에 떨어져 지내던 가족이 모처럼 맞이한 여행도 아니고, 2주 만에 7살 아이가 드라마틱한 성장을 한다는 것 또한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미션이다.

그러다 보니 <추블리네가 떴다>는 추사랑이 중심이면서 또 중심이 아닌, 중심을 잃은 모습을 보이고 있다. 너무 많은 등장인물들로 인해 볼거리가 흩어지고, 또 그 동시에 아이린부터, 현지 마을 아주머니, 친구들까지 추사랑을 가운데 두고 모두 박수치는 상황이 반복된다. 육아예능이 전시하는 행복도, 여행예능의 설렘도, 육아의 공감대도 어느 것도 제대로 만족하는 것 없다. <추블리네가 떴다>는 판타지만 전시하는 육아예능과 다른 모습의 가족예능을 보여주고자 시도했던 것 같다. 훈육이란 조금 딱딱한 코드를 여행이란 새로움과 설렘이 깃든 공간에서 풀어낸 것처럼 말이다. 그러나 훈육의 공감대와 여행의 판타지 그 어느 것도 제공하지 못하면서 프로그램의 정체성과 추블리네 브랜드가 모두 흔들리는 결과를 낳고 말았다.


김교석 대중문화평론가  webmaster@pdjourna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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