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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예능은, “살아보는 거야”

[방송 따져보기] 주거 예능의 새 트렌드, 셰어하우스 방연주 객원기자l승인2017.09.20 10:06: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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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D저널=방연주 객원기자] “홈셰어 예능”. 오는 11월 방송 예정인 tvN <서울 메이트>가 내건 슬로건이다. <서울 메이트>에서는 한국에 관심이 있는 외국인들이 다양한 형태의 국내 연예인의 집에 방문해 2박 3일간 함께 홈셰어링하는 모습이 담길 예정이다. 외국인의 관점에서 바라보는 한국 문화를 보여주고, 한국인도 알지 못했던 서울의 숨겨진 명소들도 소개된다. 최근 입소문을 타고 파일럿에서 정규 편성된 MBC every1 <어서와 한국은 처음이지?>의 또 다른 버전처럼 보인다. 한국에 처음 와본 외국인 친구들의 ‘한국 여행기’를 그리는 데서 나아가 <서울 메이트>는 ‘여행하기’에서 ‘살아보기’ 자체에 방점을 찍으며 ‘셰어 예능’의 색깔을 강조한다.

추석 시즌을 맞아 파일럿 프로그램으로 제작 중인 SBS <내 방 안내서>도 한국인이 외국에서 일정기간 거주하면서 다른 라이프스타일을 경험해보는 콘셉트를 내세우고 있다. 한국의 스타가 지구 반대편에 있는 해외 셀럽과 방(혹은 집)을 바꾸어 5일간 생활하면서 그 나라가 가진 테마와 그들의 철학과 생활 모습을 엿보는 리얼리티 프로그램이다. 첫 주자로 리듬체조 출신 손연재가 덴마크의 정치평론가이자 대학생인 니키타 클래스트룹과 방을 바꿔 촬영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내 방 안내서>도 <서울 메이트>와 비슷한 콘셉트이지만, 출연자가 사회‧문화적 차이가 확연히 드러나는 공간에서의 생각과 태도의 변화를 주목할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한국은 1인 가구가 현재 네 집 건너 한 집에 육박하지만, 막상 주거 빈곤에 시달리는 모순적인 현실에 처해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방송사들은 전세계적으로 유·무형의 자원을 다른 사람과 함께 공유하는 방식이 하나의 라이프스타일로 안착한 흐름을 ‘셰어예능‘이라는 나름의 방식으로 소화해왔다. 혼자 사는 라이프스타일인 ‘싱글턴(singleton)’ 혹은 주거형태를 예능의 요소로 활용하는 것이다. 일례로 MBC <나 혼자 산다>를 필두로 SBS <룸메이트>(2014)나 올리브채널 <셰어하우스>(2014) 같은 프로그램이 연달아 방영됐다. 그러나 이들 예능은 개인 공간에만 국한되거나 다양한 출연진을 한 공간에 살아가게끔 하는 설정에 머물렀다.

▲ 왼쪽 상단부터 시계 방향으로 올리브 TV '서울 메이트', 올리브 TV '집사가 생겼다', JTBC '한끼줍쇼', MBC '발칙한 동거-빈방있음' ⓒ올리브 TV, JTBC, MBC

그 결과 초기 ‘셰어예능’의 성패는 엇갈렸다. 아이돌 스타와 배우들을 단지 ‘한 공간’에 묶어둔다고 해서 그럴듯한 에피소드를 만들기 어려운데다가 그 자체로 흥행을 보장하기엔 화제성의 수명이 짧기 때문이다. 이 틈을 메우기 위해 <서울 메이트>, <내 방 안내서>는 출연자의 진짜 ‘살이’를 파고들며 시청자와의 공감대를 넓히는 데 주안점을 둘 것으로 보인다. 출연자가 실제 살고 있는 공간을 예능의 스튜디오로 활용하거나 오히려 출연자를 낯선 실제 공간에 두면서 예상 밖 행동을 주목하는 것이다. 출연자들이 설정대로 움직이기보다 실제 공간에서 ‘함께 살이’를 경험하는 등 현실과 판타지를 적절히 오가는 방법으로 ‘일상의 공간’을 활용한다.

최근 방영된 프로그램을 봐도 ‘공간’은 하나의 예능 장치가 됐다. 올리브 TV의 4부작 파일럿 <집사가 생겼다>는 바쁜 현대인들의 집에 ‘맞춤형 집사’가 방문해 집안일을 돌봐준다는 콘셉트를 내세웠다. 배우 임원희, 장혁진, 신승환, 가수 신원호는 의뢰인의 실제 주거공간에 들어가 출근한 부모 대신 우는 아이를 달래고, 14마리의 닥스훈트를 돌본다. MBC <발칙한 동거-빈 방 있음>에서는 실제 스타들이 사는 공간에서 또 다른 스타와 함께 동거하며 벌어지는 에피소드를 다루고, tvN <한 끼 줍쇼>에서는 연예인이 직접 일반인의 집을 무작위로 찾아가 밥 한 끼를 얻어먹는 미션을 수행한다. 강호동, 이경규와 같은 베테랑 진행과 함께 일반인 출연자들은 무덤덤한 반응부터 격하게 반기는 반응까지 다양한 리액션을 보여준다.

이처럼 실제 삶의 공간에서 함께 생활해보는 ‘셰어 예능’이든, 누군가의 일상을 경험해보는 ‘셰어 예능’의 변주이든 결국 공간을 공유하면서 서로를 발견하거나 서로 간 충돌하는 지점을 보여주는 방식은 최근 예능 트렌드의 한 축이 됐다. 낯선 공간을 탐험하거나 익숙한 공간을 낯설게 경험하는 현실적인 장치로, 시청자의 관심을 끌 수 있다는 점에서 꽤 가성비 좋은 소재가 아닐까. 


방연주 객원기자  webmaster@pdjourna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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