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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BS 재허가 앞에 놓인 세 가지 난관

[인터뷰] 유진영 언론노조 OBS 희망조합지부장 하수영 기자l승인2017.09.21 15:07: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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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D저널=하수영 기자] 공영방송 KBS와 MBC 총파업이 2주를 넘긴 가운데, 벌써 200일 가까이 방송사유화 저지 투쟁이 벌어지고 있는 곳이 있다. 바로 OBS 경인TV(이하 OBS)다.

OBS는 현재 정리해고‧30억 증자‧인천 사옥 이전 등 여러 문제 상황에 직면해 있다. 그리고 이들은 모두 2017년 말, 벌써 3개월 앞으로 다가온 재허가를 위한 방송통신위원회(이하 방통위)의 요구 조건이다. 그런데 여전히 해고자들은 현업 복직을 하지 못했고, 증자‧사옥 이전 역시 미지수다.

최근 김성재 부회장과 최동호 대표가 사퇴했다. 이에 ‘OBS에 변화의 바람이 불어오지 않겠냐’는 기대 어린 목소리가 나오기도 했다. 그러나 유진영 언론노조 OBS 희망조합지부장은 ‘이제부터가 시작’이라고 말했다. 정말 중요한 건 ‘대주주의 방송 정상화 의지’와 ‘소유-경영 분리’, 그리고 ‘지역 시청자들을 위한 좋은 콘텐츠 제작’이라는 것이다. <PD저널>은 지난 19일 유 지부장과 부천시 오정동 OBS 노조 사무실에서 만나 재허가를 앞둔 OBS의 상황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 유진영 언론노조 OBS 희망조합지부장 ⓒ언론노조 OBS 희망조합지부

재허가가 얼마 남지 않았다. 지난해 말 방통위는 재허가 조건으로 30억 증자, 제작수준 유지, 사옥 인천 이전, 3가지 조건을 제시했다. 이걸 충족하지 못하면 재허가가 불가능한 건데, 어떻게 보고 있나?

유진영 언론노조 OBS 희망조합지부장(이하 유) 2013년부터 (방통위가) 계속 증자를 요구했다. 그 때는 50억 원 증자조건을 부과했는데 (그 때 증자를 다 하지 않아서) 2017년 말까지 30억 더 해야 한다. 이 조건을 지키지 않으면 바로 (허가) 취소 들어간다. 2013년에 지키지 못한 조건을 다시 한 번 부과한 거라 무조건 지켜야한다.

최근까지도 대주주는 증자액은 최대 10억까지만 가능하다고 주장하는 상황이다. ‘목까지 다 찼다’고 말한다. 지분율 제한이 있다는 건데 대주주는 이 지분율 제한을 지킬 경우엔 증자를 8억까지밖에 못 한다고 하고 있고, 여기에 2억은 사옥 옆에 있는 역사체험관을 인수함으로써 마련할 수 있다고 하더라.

노조는 다른 방법을 통해서 더 많이 증자를 할 수 있다고 하는 입장 아닌가.

노조는 감자를 통해서도 증자를 해야 한다고 하고 있다. 감자든, 불균등 감자든, 다른 주주의 투자 참여를 유도하든지, 할 수 있는 건 다 해봐야 하지 않나.

감자, 불균등 감자, 다른 주주의 투자 참여, 어느 정도 현실성 있는 이야기인가.

다 현실성이 있다. 대주주 의지의 문제다. 방송사업자에게 가장 중요한 건 투자다. (회사는) CPS(재전송료)나 광고 등 정책적 불균형을 이야기하겠지만 일단은 OBS가 할 수 있는 걸 찾아나가야 한다. 당장 (재허가 조건 중 하나인) 사옥 이전 문제를 위해서도 자본금을 늘려야 한다. 지금 OBS에는 자본금이 약 50억 정도밖에 없다. 하지만 사옥 이전을 위해선 200억 가량의 자금이 필요하다. OBS가 개국한지 10년 됐는데, 장비를 10년가량 쓰다 보니 거의 노후화됐다. 방송사업을 계속 하기 위해선 (이전할 때) 새로운 시설을 바탕으로 해서 가야 한다. 사업이전계획을 실천하려면 이 부분을 해결하고 가야 한다.

인천으로의 사옥 이전이 중요한 재허가 조건이 된 이유가 무엇인가?

(2007년) OBS 개국 당시 상황부터 알아야 한다. 사업자 선정 때 ‘방송국 본사는 인천에 있어야 한다’는 iTV(OBS 전신)의 조건을 그대로 유지하기로 했다. 그게 사업자 선정에 있어서 중요한 기준점이었다.

2013년 인천시와 OBS가 계양구 방송통신시설 이전 협약을 맺었으나 건물 리모델링 비용 주체 문제 등으로 갈등을 빚고 현재까지 진전이 없었다. 때문에 OBS 인천 사옥은 사실상 무산된 게 아니냐는 추측도 나왔다.

OBS가 이전할 부지는 인천 계양구 ○○마트 앞이다. 인천시가 여기에 방송국을 유치하려고 (OBS와) MOU를 맺었다. 원래 버스 터미널 부지였는데, 인천시가 ‘터미널보다는 방송국이 사업 타당성 면에서 더 맞다’고 해서 그렇게 했던 거다. 그런데 이 곳을 소유한 사업자(△△산업)가 갑자기 오피스텔로 용도를 변경했다. 그렇게 되면 땅값이 올라서 이전 비용이 올라간다.

OBS 사옥 이전이 지지부진한 데 대해 주민들이 반발하고 있다고 들었다.

(OBS가 개국할 때) 지역 시청자들이 ‘우리 지역 방송을 만들어 달라’고 했다. 대주주(백성학 영안모자 회장)도 처음에 방송사업을 시작할 때 사회공헌 약속을 했다. 하지만 그 약속이 지켜지지 않아 지역 시민들이 굉장히 분노하고 있다.

특히 지난 5월부터 오피스텔에 주민들이 입주하기 시작했는데, 방송국이 들어온다고 했다가 안 들어오니 인천시에 따지기도 했다. 지역 민심이 안 좋아지고 있다. 덩달아 OBS를 바라보는 시각도 좋지 않다. 그래서 우리도 사측에 ‘OBS의 이해관계를 따지지 말고 시민에 대한 약속을 준수하라’고 요구하며 협상 중이다.

다행히 최근에 사옥 이전 문제의 실마리가 보이고 있다고.

최근 인천시에서 ‘OBS가 요구하는 조건을 일정부분 충족해주겠다’고 해 우리에게 공이 넘어온 상황이다. 인천시에서 OBS가 요구했던 조건(방송시설 보완)에 대해 ‘해 주겠다’고 하면서 ‘OBS가 최종적으로 결정하라’고 했다. 다만 아직 사측이 명확한 입장을 보이지는 않았다.

▲ 지난 3월 13일 부천시 오정구 오정동 OBS 경인TV(대표 최동호) 사옥 앞에서 열린 'OBS 정리해고 분쇄와 OBS 정상화를 위한 투쟁 선포 기자회견'에서 참가자들이 '정리해고 철회하라', '해고는 살인이다'라고 쓰인 피켓을 들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사진제공 언론노조 OBS 희망조합지부

다른 재허가 조건에 대해 이야기 해 보자. ‘제작 수준 유지’ 이야기인데, OBS에 현재 자체제작 프로그램이 단 2개뿐이다. 거기다 정리해고로 인해 제작 인력마저 줄어들고 있는 상황이다.

회사는 CPS(재전송료), 광고 결합판매 등 정책적 불균형 문제를 이야기한다. 물론 OBS를 위한 정책적 배려가 필요하다는 데는 노조도 공감한다. 다른 지역방송은 SBS와의 네트워크 가맹체제를 통해 예를 들어 30%는 자체제작하고 나머지 70%은 SBS로부터 수중계를 받는데, OBS같은 경우에는 다른 지역방송과 달리 100% 자체제작을 하고 있다. 그만큼 OBS는 프로그램 제작을 위한 재원이 많이 필요하다.

하지만 (사측이) ‘광고가 줄어드는데 어쩔 수 없지 않나’, ‘구조조정도 어쩔 수 없다’하는 건 맞지 않다. OBS가 할 수 있는 대안을 찾아야 한다. (정책 이야기를 하면서) 그게 해소되길 기다리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 다른 언론사는 이미 플랫폼, 콘텐츠를 통한 부가수익을 올리고 있다. (회사가) CPS(재전송료) 이야기를 하지만 그것도 콘텐츠가 좋아야 가능한 이야기다. 결국 프로그램을 통해서 수익사업을 할 수밖에 없다. 그게 OBS의 생존모델이다. 지금 가장 중요한 건 좋은 프로그램을 만들어서 콘텐츠 수익 확보 방안을 찾는 것이다. 프로그램 제작을 위한 투자가 중요하고 시급한 이유다.

구체적으로 OBS가 어떤 프로그램들을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하나?

공공성, 지역성을 확보한 프로그램을 만들어야 한다. 지금은 지역시청자와의 교류가 부족하다는 문제점이 있다. 지역 시민들을 위한 지역 콘텐츠를 통해 지역 시청자와 만나야 한다. 그러러면 일단 제작이 활성화돼야하지 않겠나. 지역 문제를 잘 알 수 있는 정보 프로그램, 시사 프로그램을 만들어야 한다.

그런데 현재 OBS는 (자체제작) 프로그램이 겨우 두 개다. 어떻게 지역 시청자와 만나겠나. OBS는 지역 시청자와 멀어지고 있다. 시청률도 계속 떨어진다. 결국 OBS가 살아남으려면 지역 시청자의 니즈(요구사항)을 받아들여야 한다.

이를 위해서 지역시청자들이 참여하는 지역편성위원회를 만들고, 동시에 시청자위원회의 위상을 강화해야 한다. OBS에도 법제적으로 반드시 설치‧운영해야 하는 시청자위원회가 있지만 이름 그대로의 역할을 못 하고 있다. (여기서) 의견이 나와도 방송국 내 편성‧제작에 녹아들지 못한다. 지역편성위원회도 ‘지역 시민들이 이런 걸 원한다’하면 반영되는 구조로 짜여져야 한다.

프로그램을 제작하기 위해 가장 필요한 건 인력이다. 그런데 지금 OBS는 인력을 점점 줄이고 있는 상황이 아닌가. 지난 4월 정리해고당한 13명도 온전한 현업 복귀를 하지 못하고 있다. 사측이 ‘해고자 완전 복직’을 거부했다.

재허가 요건(제작 수준 유지)와 관련해 장애가 될 수밖에 없다. (해고자 완전 복직은) OBS가 맞닥뜨린 가장 큰 장애를 해소시키기 위한 건데, 계속 안에서 갈등을 만들고 고집 부리고 그러는 건 여전히 재허가를 앞두고 큰 위험을 가동시키는 것이라 볼 수 있다.

해고자가 현업으로 복귀해야 한다. 지금 OBS 인력 수준은 204명(비정규직 포함, 정규직은 177명, 2017.9.19. 기준)인데, 원래는 350명 수준이었던 게 이만큼 줄어든 거다. 회사는 ‘제작 축소 쪽으로 방향을 잡았고 이 정도 인력으로도 된다’고 하지만 이게 정상이 아니다. OBS가 지역 시청자 니즈를 충족시키고 생존할 지지기반을 가지려면 ‘제작 확대’쪽으로 방향을 잡아야 한다.

OBS가 지역 시청자에 좀 더 다가가기 위해서는 프로그램(제작 규모)을 예전 수준으로 회복해야 하는데, 그걸 생각하면 지금 인력은 적정 인력이 아니다. 인위적으로 줄여놓은 것이기 때문이다. 결국 지역방송 목적성을 찾기 위해선 제작 수준 회복이 필요하고, 인력도 필요하다면 더 와야 한다.

최근 SBS 노조가 대주주와 사측에 ‘소유-경영 분리’를 요구하고 있다. OBS 노조 역시 ‘소유-경영 분리’를 통한 책임경영제를 제시하고 있지 않나.

민영방송은 재원을 가진 소유자(대주주)가 자본을 투자했다는 이유로 방송에 간섭하려고 하는 경향이 있다. 그게 자본의 욕심이다.

방송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건 ‘자율’과 ‘창의’다. 그걸 보장하기 위한 핵심이 책임경영이라고 본다. 가장 신뢰받는 사장을 중심으로 방향성을 찾도록 해야 한다. 책임경영으로 인한 시너지는 결국 소유자(대주주)에게 돌아간다. 최근 장해랑 신임 EBS 사장도 ‘방송사에서 가장 중요한 콘텐츠는 구성원들에게 맡겨놓으면 된다’고 하지 않았나.

하지만 가장 중요한 건 재허가 요건 이행이다. 사장이 바뀌어서 변화의 시금석이 될 순 있겠지만, 사장 한 명이 재허가 위기를 돌파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하수영 기자  hsy0710@pdjourna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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