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농 2세대 한국 청춘들의 고민, 중·일 PD들도 '공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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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농 2세대 한국 청춘들의 고민, 중·일 PD들도 '공감'
[현장] 한중일 PD 포럼 in 도쿄 3일차...한국 다큐멘터리 출품작 KBS '청춘, 지리산에 살래'
  • 도쿄=구보라 기자
  • 승인 2017.09.26 1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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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17회 한중일 PD포럼에 출품된 한국 다큐멘터리 KBS <청춘, 지리산에 살래>가 중국과 일본의 방송 관계자들에게서도 공감을 자아냈다.ⓒEBS 황준성 PD

[PD저널=도쿄=구보라 기자] 시골에서 귀농 2세대로서 자립, 그리고 ‘하고 싶은 일’과 ‘해야 하는 일’을 고민하며 살아가는 한국 청년들의 모습을 그린 KBS <청춘, 지리산에 살래>가 제17회 한중일 PD 포럼에서 상영돼 한국뿐만 아니라 중국과 일본 방송 관계자들에게도 공감을 자아냈다. 이번 포럼의 주제는 ‘전원생활-도시와 지역 문제를 생각하다’이다. 

지난해 12월 KBS전주에서 방영된 <청춘, 지리산에 살래>는 우리나라 귀농 1번지라 불리는 전북 남원시 산내면의 귀농 2세대들을 그려낸 다큐멘터리다. 귀농 2세대 농촌 청년들이 자립실험 프로젝트로 문을 연 ‘살래청춘식당’이 배경이다. 청년들이 1년 동안 ‘살래청춘식당’을 꾸려가는 모습을 담았으며, “이 시대 청년들의 꿈과 고민 그리고 ‘진정한 자립’을 이뤄가는 성장의 과정을 밀도있게 그려냈다”는 평을 받기도 했다.

작품 상영이 끝난 후, 박정훈 PD는 프로그램을 연출하게 된 계기에 대해 “한국은 현재 청년 문제, 귀농, 농촌 문제를 가지고 고민들이 있다. 그리고 저도 시골에서 태어나 자란 만큼 농촌 문제에 대해서 관심이 많았다”고 운을 뗐다.

박정훈 PD는 이어 “이제까지 농촌은 농민들만 남아있고, 젊은이들은 ‘떠나는 곳’이었다. 그런데 제가 촬영한 곳은 사람들이 오는 곳이었다. 그래서 그곳이 새로운 농촌을 꿈꾸는, 희망의 공간이라고 생각했다. 이 친구들의 도전이 성공해서, 시골 마을에 활력을 불어넣고 새로운 시골을 만들어가는 데에 단초를 만들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이를 보여주는 게 기획의도였다”고 말했다.

고향인 지역에서 10년 넘게 다양한 포맷의 프로그램을 제작했던 박정훈 PD는 수년 전부터 장기 관찰 휴먼다큐멘터리에 관심을 지니고 있었다. 특히 공동체와 가족 이야기를 다뤄보고자 하던 차에, <청춘, 지리산에 살래>에 나오는 지리산 시골 청년들을 알게 됐고, 그들의 모습을 카메라에 담기 시작했다.

정아평 중국 전매대학교 박사과정 지도교수는 프로그램의 디테일함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박정훈 PD는 “디테일하게 구성안을 짜고 프로그램을 만들기보단, 일단 촬영을 하고 그 속에서 이야깃거리를 추려낸다. 관찰하면서 자연스럽게 이야기가 나올 때까지 기다리는 편이다. 말씀하신대로 ‘디테일함’이 있다면, 그런 과정에서 다큐멘터리의 힘이 생겨나고, 디테일이 발생한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중국과 일본 PD들은 중국, 일본도 비슷한 상황을 겪고 있다며 공감을 표했다. 후 샤오양 중국적녀아서사영상미디어유한회사 대표이사는 “중국에서도 <청춘, 지리산에 살래>에서 그려진 것처럼, 비슷한 상황이다. 그래서 중국에서는 국영방송에서 이런 방송(젊은이들이 귀농하는 모습을 그린) 제작하도록 장려를 한다”고 중국의 상황에 대해 소개했다.

▲ 박정훈 KBS PD ⓒEBS 황준성 PD

박정훈 PD와 함께 발표자로 나선 류지열 KBS PD협회장은 한국에서 전원과 귀농을 바라보는 역사적 맥락에 대해 발표하기도 했다. 그는 “중국이나 일본과는 달리, 한국은 중앙집권적인 경향이 강하다. 그런데 90년대에 IMF가 터지면서, 급속화된 산업화로 도시로 몰려들었던 사람들이 귀농을 하기 시작했다. 스스로 자신의 삶을 선택하겠다며 귀농하겠다는 사람들이 많아진 것”이라고 말하며 “귀농 1세대가 귀농한 지 10년이 넘어가면서, 2세들의 자립에 대한 고민이 생겨났다. 이 문제를 어떻게 풀 것인지가 중요해졌다. 다큐멘터리에 나오는 ‘살래청춘식당’를 귀농의 생태적 완성을 위해 실험을 해나가는 공간으로 이해를 하면 좋겠다“고 설명했다.

박정훈 PD는 “프로그램을 통해 정부의 귀농정책이 달라져야한다는 문제제기도 하고 싶었다. 은퇴자 귀농이 아니라, 청년 귀농에 대한 고민을 우리 사회가 해봤으면 하는 생각이 들었다”며 “한 해에 50만 명 정도가 귀농을 한다고 한다. 그 중 반이 30대 이하라고 한다. 그런데 3그들은 돈이나 지역적 기반이 부족하다. 정부 측면에서도 그들이 귀농을 통해 새로운 삶을 꾸리는 점에 대해서, 좀 더 고민을 했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박 PD는 “두 달 전, 식당은 문을 닫았다. 그 친구들 중 몇 명은 떠나기도 하고 몇 명은 새로운 일을 꾸미고 있다”며 “언젠가 그 중 누군가 그곳에서 결혼식도 올리고 새로운 가정을 꾸린다면, 다시 지금 촬영 장면들을 활용해서 다음편도 만들어보고 싶다”는 바람을 밝혔다.

앞서 25일 일본 예능 출품작인 <학과 거북과 나>, 다큐멘터리 출품작인 <섬과 생명을 지켜보며-데시마의 간호사 우타 씨>가 귀농을 통해 시골 노인들과 함께하는 청년의 모습, 노인과 청년의 교류를 통한 보편적 사랑을 그려내 큰 호평을 받기도 했다.

▲ <청춘, 지리산에 살래> ⓒK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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