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BS, ‘종교개혁 500주년’ 대기획 다큐멘터리 선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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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쓰는 루터 로드’ 10월 13일 첫 방송…“한국 교회 변화 계기 되길”

[PD저널=하수영 기자] CBS가 종교개혁 500주년을 맞아 마르틴 루터가 주창했던 종교개혁의 역사적 배경과 현재적 의의를 심도 있게 다루는 3부작 다큐멘터리 <다시 쓰는 루터 로드(연출 반태경‧박유진)>를 선보인다.

CBS TV <다시 쓰는 루터 로드> 제작진은 27일 오후 서울 마포구 공덕 일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종교개혁은 개신교의 출발점이었고, 근대 민주주의 제도를 확립하는 이론적 배경이지만 많은 사람들이 그 의미를 알지 못한다”며 “종교개혁 500주년 기념일(10월 31일)을 맞아 루터 신학자, 기독청년운동가, 싱어송라이터, 독일 출신 방송인 등으로 구성된 네 명의 청년이 ‘종교개혁 원정대’로 분해 종교개혁 유적지를 다니면서 종교개혁의 의미를 알아보고 동시에 한국 교회의 현실을 되돌아보는 시간을 가졌다”고 밝혔다.

▲ CBS TV '종교개혁 500주년 대기획-다시 쓰는 루터 로드' 공식 포스터 ⓒCBS

독일의 신학자인 마르틴 루터는 1517년 ‘95개조 논제’를 발표했다. 당시 독일 교회에서 판매되고 있던 면죄부에 반발하고 교황에 맞서기 위한 조치였다. 루터의 ‘95개조 논제’를 계기로 개신교가 가톨릭에서 분리돼 나왔는데, 이를 ‘종교개혁’이라고 부른다.

CBS는 “2017년 10월 종교개혁 500주년을 맞아 그 의미를 되새기는 한편 대형교회 세습 논란 등 왜곡된 모습을 보이고 있는 한국교회의 현재 모습을 비판적으로 고찰하고자 했다”며 “역사, 기행, 인물, 학술, 기독교 등 모든 요소를 결합시킨 실험적 다큐멘터리를 통해 한국 개신교계에 큰 반향을 불러일으키리라 기대한다”고 밝혔다.

제작진은 “한국인보다 더 한국인같은 독일인 다니엘 린데만, 루터신학자 최주훈 목사, 크리스천 싱어송라이터 제이미 스톤즈, 기독청년운동가인 남기평 한국기독청년협의회(기청협) 총무 등 훈훈한 비주얼의 네 남자로 구성된 ‘종교개혁 원정대’가 독일 곳곳의 종교 개혁지들을 순례했다”며 “지난 4월 18일부터 5월 4일까지 총 16박17일의 일정으로 비텐베르크-토르가우-에르푸르트-아이제나흐-하이델베르크-보름스 등 종교개혁 성지 들을 다녀왔다”고 설명했다.

▲ CBS TV '종교개혁 500주년 대기획-다시 쓰는 루터 로드' 하이라이트 장면 갈무리 ⓒCBS

<다시 쓰는 루터 로드>는 장장 1년 6개월의 대 기획이다. 연출진 중 1인인 반태경 PD가 CBS 내에 결성된 ‘종교개혁 500주년 기획단’ 프로젝트에 지난해 3월부터 파견되면서 이번 다큐멘터리 준비가 시작됐다. 반 PD는 이 때 독일 종교개혁 유적지 답사를 통한 다양한 종교개혁 영상을 제작했다.

또 다른 연출진인 박유진 PD도 지난해 10월 대한민국 대표로 독일정부 Federal Republic of Germany 초청을 받아 독일의 종교개혁 500주년 준비 상황을 시찰하는 사절단으로 다녀왔다. 박 PD는 이 일정을 통해 독일 현지 최고 권위자들을 만나 독일의 종교개혁 500주년 준비 상황을 면밀하게 검토하고, 루터의 도시들을 사전 답사했다.

제작진은 이에 대해 “1년 전부터 사전 준비를 하는 등 제작진이 역량을 축적해 온 <다시 쓰는 루터 로드>는 그 의미를 인정받아 지난 4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방송통신전파진흥원의 제작지원작으로 선정됐다”고 밝혔다. 반태경 PD는 “종교개혁은 기독교에 관련된 것이지만, 다큐멘터리에서 종교의 사회적 역할을 강조했고 정부도 여기에 공감해줘서 지원을 받게 됐다”고 설명했다.

제작진은 이어 ‘한국 교회가 비판받는 현실에서 한국 교회가 자정 능력을 가지고 사회의 어려운 이들과 함께 하는 종교로 다시 태어났으면 좋겠다는 마음에서 다큐멘터리를 제작했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반태경 PD는 특히 다큐멘터리를 통해 대형교회 세습 등 한국 교회의 문제점들을 심도 있게 담고자 노력했다며 ‘이 작품이 한국 개신교 내에서는 물론 해외에서도 반향과 공명을 일으킬 작품이 되길 바란다’는 바람을 전했다.

반태경 PD는 “다큐멘터리의 메시지는 ‘한국 개신교회가 나만 구원받고 나만 잘 살자, 이런 개인적 영성에 집착하는 것에서 벗어나 이웃을 돌아보는 사회적 영성으로 다가가야 한다’는 것”이라며 “한국 교회에 대한 지대한 애정을 가지고 부족한 부분에 대해선 채워주자는 의미로 만든 다큐멘터리다. 그런 의미에서 다양한 전문가는 물론 평신도 목소리까지 다큐멘터리에 담아냈다”고 설명했다.

박유진 PD는 “크게 네 가지 측면에서 한국 기독교의 문제점을 다뤘다”며 “△담임목사에만 집중된 교권주의 △대형교회 세습 △교회의 대형건물 △이웃과 괴리된 교회의 모습 등이 그 것이다. 특히 세습 문제와 관련해선 독일 비텐베르크시 교회의 목사 청빙 과정을 주의 깊게 살펴보고 그와 대비되는 한국 교회의 모습을 비판적으로 조명했다”고 말했다.

▲ 27일 오전 서울 마포구 공덕 일대에서 CBS TV '종교개혁 500주년 대기획-다시 쓰는 루터 로드' 기자간담회가 열렸다. 출연자들이 기념 포즈를 취하고 있다. 왼쪽부터 남기평 한국기독교청년협의회 총무, 다니엘 린데만, 최주훈 목사, 제이미 스톤즈. ⓒCBS

‘종교개혁 원정대’로 분한 다큐멘터리 출연자들 역시 다큐멘터리를 통해 한국 교회에 변화가 일어나는 희망을 보고 싶다는 뜻을 밝혔다.

‘종교개혁 원정대’ 중 한 명인 최주훈 목사는 “최근 교회가 한국에서 반사회적인 종교처럼 불안하게 이야기되곤 하는데, 500년 전 종교개혁 역사를 되돌아보면서 교회는 사회와 함께 숨 쉬고 이웃과 함께 나누는 곳이란 걸 꼭 이야기하고 싶었다”며 “<다시 쓰는 루터로드>가 여기서 끝나지 않고 한국 사회에 울림이 됐으면 좋겠다. (다큐멘터리를 통해) 이웃과 함께 살아가면서 섬기고 세워주는 사회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남기평 기청협 총무는 “한국 교회는 자정능력을 상실했다. 특히 교회는 지금 사회와 소통하지 않는다는 게 큰 문제”라며 “이제는 한국 교회가 약자나 고난 받는 이들과 함께 하는 걸 고민해야 한다. 지금부터라도 한국 교회가 그런 방향으로 나아가면서 환골탈태하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이 다큐멘터리가 한국 교회의 희망을 볼 수 있는 시작이 됐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다니엘 린데만은 “(원정대로 있던) 열흘 여의 시간 동안 잘못됐을 때 나서서 잘못됐다고 할 수 있는 용기, 프로테스탄트가 무엇인가를 생각했던 것 같다”며 “이런 부분들뿐만 아니라 다큐멘터리에 여러 인간적이고 감동적인 순간들을 담았으니까 재미있게 시청하실 수 있으리라고 본다”고 덧붙였다.

한편, CBS <다시 쓰는 루터 로드>는 추석 이후 10월 13일부터 3부작으로 방송된다. 10월 13일 낮 1시에는 1부 ‘돈과 권력’이, 20일 낮 1시에는 2부 ‘말씀과 실천’, 27일 낮 1시에는 3부 ‘프로테스탄트’가 시청자 곁을 찾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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