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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영주, MBC 사옥 4800억 ‘묻지마 매각’ 종용 의혹

MBC 경영진, 고 이사장 말에 ‘쩔쩔매’ 증언…노조 “해임사유 충분” 이혜승 기자l승인2017.10.13 16:25: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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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언론노조 MBC본부가 13일 오전 여의도 국회의사당 맞은편에서 기자회견을 통해 고영주 방송문화진흥회 이사장이 지난해 MBC 여의도 사옥을 신원불명의 사업가에게 매각할 것을 종용했다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PD저널

[PD저널=이혜승 기자] 고영주 이사장이 지난해 검증되지 않은 사업가에게 MBC 여의도 사옥 부지를 무리하게 매각하려 했다는 의혹이 불거져 또다시 논란에 휩싸이고 있다.

언론노조 MBC본부(위원장 김연국, 이하 MBC본부)는 13일 오전 여의도 국회의사당 맞은편에서 기자회견을 진행하며 이 같은 사실을 폭로했다. MBC본부에 따르면 지난해 2월 고영주 방송문화진흥회 이사장은 백종문 당시 MBC미래전략본부장(현 부사장)에게 전화를 걸어 ‘여의도 사옥 부지를 사겠다는 유능한 사업가가 있으니 만나보라’는 메시지를 전달했다.

이에 백 당시 본부장은 곧바로 사업가 하모씨에게 전화를 걸어 약속을 잡고, 실무담당자인 자산개발국장을 대동해 여의도 콘래드 호텔에서 하모씨를 만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자리에서 하모씨는 공개매각 절차를 거치지 않고 수의계약을 하는 조건으로 여의도 사옥 부지를 4800억 원에 자신에게 매각하라고 요구한 것으로 전해진다.

하지만 MBC 자산개발국은 이미 전문가들의 조언 등을 받고, MBC와 외부 사업자가 함께 여의도 사옥 부지를 공동 개발하기로 방향을 잡고 방문진 이사회 추인까지 받은 상황이었다. 특히 개인 자산이 아닌 MBC 자산을 공개매각 절차 없이 수의계약으로 매각하는 것은 사규상 불가능하다는 점도 분명히 했다.

문제는 고 이사장이 이후에도 여의도 사옥 부지를 하모씨에게 매각할 것을 끊임없이 종용했다는 점이다. 고 이사장은 지난해 6월 방문진 이사회에서 “4800억 원을 일시불로 준다더라”, “4800억 원에 일시불로 사겠다는 사람이 나타났는데 수의계약이 되느냐 안 되느냐 하는 것은 그냥 팔기 싫다는 이야기”라고 발언하는 등 하모씨와 계약을 진행할 것을 주장한 것이 이사회 속기록을 통해 드러났다.

이어 지난해 11월 이사회에서 고 이사장은 “일본이 20년 장기침체에 들어가면서 부동산 값이 어떻게 변했는지를 한 번 검토해보라”며, 심지어 “그 돈(여의도 매각 대금)을 가지고 임대할 다른 건물을 사면 어떻겠느냐”고 개발이 아닌 매각을 할 것을 지속적으로 주장한 것이 밝혀졌다.

이 과정에서 고 이사장은 하모씨라는 사업자에 대한 검증 절차도 제대로 거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MBC본부에 따르면 하모씨가 세운 ‘여의도 프로젝트’라는 자본금 1천만원짜리 회사 사무실은 문이 잠긴 상태였으며, 등기에 하모씨 이름도 없었다. 등기상 대표이사인 사람은 ”명의가 필요하다고 해 빌려줬다“고 밝힌 것으로 전해진다.

고영주 이사장은 최근 하모씨와의 관계를 묻는 MBC본부에게 “(하모씨가) MBC 사옥을 매입하겠다고 찾아왔으며 좋은 조건의 사업가라 임원들에게 소개했다”며 “차 한 잔 얻어먹은 적 없다”고 해명했다.

MBC본부는 “부동산 관련 소송을 많이 다뤘다는 고 이사장이 ‘1조 원 보증, 4800억 원 일시불 지급’ 같은 허황된 말을 그대로 믿었는지, 무엇보다 ‘수의계약’으로 매각이 진행될 경우 하씨가 엄청난 특혜를 받게 된다는 사실을 몰랐는지 고 이사장 스스로 해명해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 고영주 방송문화진흥회 이사장이 언론노조 MBC본부가 제기하는 여의도 사옥 부지 매각 종용 의혹에 답하고 있다. ⓒ언론노조 MBC본부

고영주 이사장 말 한마디에 MBC 경영진 ‘쩔쩔매’

이 같은 과정에서 MBC 경영진이 고영주 이사장의 지시에 ‘쩔쩔매며’, 검증절차도 거치지 않고 하모씨를 회사로 들인 태도도 지적되고 있다.

언론노조 MBC본부가 공개한 녹취 음성에서 하모씨는 “백종문 본부장실에 수차례 연락을 부탁하는 메모를 남겼지만 전화가 오지 않았다”며 “그런데 고영주 이사장이 전화를 해 주자 30분 만에 백 본부장의 전화가 왔다”고 밝혔다.

뿐만 아니라 하모씨는 MBC본부에 “MBC에 가면 임원 전용 엘레베이터를 타고 14층에 올라가 임원실을 두루 돌아다녔다”고 주장했다.

관련 업무를 담당하던 오정우 당시 미디어본부장은 ‘협박성 발언’까지 들었다며 “하모씨가 ‘왜 팔지 않느냐, 이러다 다친다. 방문진 얘기를 듣지 않으면 인사에 불이익을 받을 거다’라고 말했다”고 증언했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신인수 변호사는 고영주 이사장의 행동이 명백한 해임 사유에 해당한다며, “방문진 이사장은 경영을 관리감독 하는 자리지 경영을 직접하는 경영인이 아니다. 방문진 이사장 권한 남용, 이것만으로 충분히 해임사유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이어 신 변호사는 “(고 이사장이) 법조인 출신”이란 점을 다시 강조하며 “(수의계약이) 무리수를 둔다는 걸 알았을 텐데 왜 이렇게 했을까. 해명하고 답할 의무가 있다. 마이크 앞이 싫다니 검찰 앞에서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MBC본부는 방송통신위원회가 고영주 이사장의 권한남용, 오용에 대한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다시 한 번 강조했다.

 


이혜승 기자  coa331@pdjourna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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