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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띠클럽’이 갖는 신선함, 그리고 기대감

옛날 방식의 캐스팅과 요즘 방식의 포맷의 만남 김교석 대중문화평론가l승인2017.10.16 10:07: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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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D저널=김교석 대중문화평론가] KBS의 새로운 화요 예능 <용띠클럽-철부지 브로망스>은 여러 가지 면에서 흥미롭다. 아이템은 기존 공중파 예능과 달리 케이블과 종편의 시즌제 편성에 알맞고, 일상을 벗어난 공간에서 좋은 사람들끼리 무언가 한다는 기획은(여기서는 포장마차다) 나영석 사단에서 빌려온 듯한 포맷이다. 그런가 하면 대한민국 연예계 대표 절친 용띠클럽 5인방 김종국, 장혁, 차태현, 홍경민, 홍경인의 첫 동반 출연은 과거 <놀러와>나 현재 <해피투게더>를 어렵게 만든 연예인 친목을 내세운 옛 방식의 캐스팅이다.

추석 연휴 파일럿이 KBS2만 해도 7개나 나올 정도로 줄을 선 상황에서 <용띠클럽>은 이 과정을 아예 건너뛰었다. 아무리 옛 방식이라고 해도 5박6일의 촬영 일정으로 용띠클럽을 한 자리에 모은 덕분이다. 대박은 아니지만 시청률도 전국 기준 4.8%(닐슨)을 기록했으니 나쁘지 않았다. 힘이 대폭 빠지고 있는 <불타는 청춘>과 보여주는 그림이나 과거를 꺼내오는 정서가 비슷하다는 면에서 경쟁이 예상된다.

물론, 바쁜 일상을 벗어난 중년 친구들의 일탈과 우정, 슬로우라이프를 이야기하는 <용띠클럽>은 새롭진 않다. 어디서 본 듯한 느낌들이 캐릭터부터 설정까지 계속 묻어난다. 진지하게 따지자면 친구들끼리 일탈 여행을 떠난다는 콘셉트는 <꽃청춘>과 결이 매우 흡사하다. 그래서인지 여의도의 한 포장마차에서 만난 첫 번째 회동에서부터 스스로를 희회화한다. 어느 시골 외딴 곳에서 포장마차를 하는 포맷이란 말에 홍경인이 뭔가 <윤식당>스럽다고 하니까, 매주 시골을 찾는 <1박2일>의 차태현은 원래 방송이 다 그런 거라고 조금씩 바꿔가는 거라고 말한다. 뒤이어 가능하면 섬은 피해야 하고, 가더라도 셋이서 가면 절대 안 되고, 하루에 두 끼만 해 먹고, 한 끼는 동네에서 얻어먹는 아는 오빠들이 되자고 한다.

▲ KBS 2TV '용띠클럽-철부지 브로망스' ⓒKBS

오늘날 관찰형 예능은 전달하고자 하는 핵심적인 정서와 주제를 명쾌하게 품고 있어야 한다. 가족의 소중함에 주목하는 SBS, 일상의 힐링을 전하는 슬로라이프의 나영석 사단 등이 그런 예다. <용띠클럽>이 내세우는 정서는 ‘우정’이다. KBS 예능국의 오명을 스스로 낄낄거리며 비껴내고, 항상 메이크업을 하고 나타나는 장혁을 놀리는 등 연예인, 방송 촬영이란 색을 뺄 줄 아는 오랜 우정이 빚은 자연스러움은 <용띠클럽>이 갖고 있는 무기다. 게다가 <런닝맨>의 김종국, <1박2일>의 차태현, <진짜사나이>의 장혁 등 여타 예능 방송과 극에서 따로따로 만난 캐릭터들이 한 자리에 모여서 반말을 나누고 지내는 모습도 신선하다.

친구들의 우정이 느껴진 1회는 생각보다 어색하지 않았고, 관련 보도를 처음 접했을 때 들었던 느꼈던 회의적인 예상도 대폭 누그러졌다. 20년 지기 친구들끼리 만나서 나누는 대화와 즐거움은 30대 이상 시청자들이 충분히 공감할 만한 우정에 관한 이야기와 분위기를 자아냈다. “시청자가 (<용띠클럽>을 보고) ‘내 친구와 소주 한 잔 하고 싶다’는 생각을 한다면 이 프로그램은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힌 제작진의 기획 의도는 1회만으로도 충분히 전달되었다고 판단된다.

그런데 옛날 방식의 캐스팅이 요즘의 예능 작법과 어떻게 융화될 수 있을까라는 부분에선 여전히 의문이 남는다. 왜냐면, 요즘 관찰형 예능들은 캐스팅 단계에서부터 이야기가 출발하기 때문이다. 대중에게 잘 알려지지 않은 캐릭터의 인간적인 면모를 발견해가거나 의외의 조합을 마련해 친해지는 과정 등 캐스팅 자체가 앞으로 벌어질 이야기를 풀어가는 실타래인 셈이다. 출연자들이 친해져가는 과정, 서로서로 이해하고 하나의 단위로 붙어가는 과정 속에서 가족 같은 커뮤니티가 이뤄지고, 안정감과 단단함이 깊어지는 것이 로망을 자극하는 핵심 스토리라인이다. 웃음과 여러 볼거리를 만족시키는 에피소드는 이런 정서적 토대 위에서 꽃을 피운다.

그런데 <용띠클럽>의 경우 이 단계는 건너뛰고 시작한다. 출연자의 인지도나 이들의 관계 또한 대중들이 익히 잘 알고 있다는 점에서 대중에게 노출이 덜 된 캐릭터와 관계를 보여주고 우정을 만들어가는 <꽃청춘>과 상황이 다르다. 그래서 1회에서 보여준 친한 친구들끼리 보내는 즐거운 시간과 들뜬 분위기, 예고편에서 잠시 등장한 진지한 대화와 같은 예상되는 그림을 넘어선 어떤 에피소드를 통해서 시청자들과 공감할 로망을 어떻게 마련할지 궁금하다. 그 다음 주 방송을 기다리게 만드는 기대감은 여기서 출발하기 때문이다.

단지 이런저런 이벤트를 함께하며 우정을 보여주기만 한다면, 연예인 친목 모임을 캐스팅한 토크쇼처럼 반짝 관심을 끌 공산이 크다. 연예계에서 20년을 보낸 연예인 친구들의 우정을 시청자들이 공감할 일상의 로망으로 바꾸는 작업이 어떻게 이뤄질까. 5박 6일이란 시간 속에서 이미 완성된 관계를 흔들고 시청자들을 끌어당길 새로운 캐릭터와 이야기를 찾아낼 수 있을까. 바로 이 새로운 볼거리의 여부가 <용띠클럽>의 흥행을 결정할 것이다.


김교석 대중문화평론가  webmaster@pdjourna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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