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BS 대주주, 또 ‘폐업’ 언급?…노조 “사업자로서 비정상적 발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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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BS 대주주, 또 ‘폐업’ 언급?…노조 “사업자로서 비정상적 발언”
사측 “폐업 안 되게 협의해보자는 의미” 논란 일축…노사 양측, 경영 위기 유무 놓고 공방 지속
  • 하수영 기자
  • 승인 2017.10.16 15:00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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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D저널=하수영 기자] OBS 경인TV(이하 OBS)가 방송통신위원회 재허가를 약 2개월 앞둔 상황에서 대주주가 또 다시 ‘폐업’을 언급해 논란이 일고 있다. 적자 등으로 인한 자금난과 경영위기가 대주주가 제시한 이유인데, 노조는 ‘애초에 경영위기가 없다'며 반발하고 있다.

언론노조 OBS 희망조합지부(지부장 유진영, 이하 OBS지부)는 최근 성명을 내고 “대주주가 직원들에게 서신을 보내 경영위기, 임금반납, 심지어 폐업까지 언급했다”며 “이미 조합은 여러 차례 경영위기가 의도적으로 과장된 것임을 폭로했다. OBS는 부채가 없는, 올해 흑자가 예상되는 회사다. 폐업 혹은 정파가 불가피하다고 주장하는 백성학 회장이 너무 실망스럽다”고 비판했다.

▲ 부천시 오정구 오정동 OBS 경인TV 사옥 ⓒ언론노조 OBS 희망조합지부

OBS 대주주인 영안모자 백성학 회장은 지난주 직원들을 상대로 설명회를 갖고 설명 자료도 배포했다. OBS지부에 따르면, 백 회장은 서신에서 ‘적자가 16억 예상되며 내년 4월이면 자금이 바닥난다’고 주장했다.

OBS지부는 “회장이 직접 현황을 알리겠다며 제시한 경영지표는 모두를 놀라게 했다. 내년 4월이면 자금이 바닥이 난다고 주장하며 경영위기의 근거로 제시한 매출 실적이 실제와 다른 허위 숫자로 표기돼 있었기 때문”이라며 “이미 지난 수개월 광고매출 현황을 알고 있던 보직간부와 직원들까지도 실제와 다르게 적힌 매출실적에 혀를 내둘렀다”고 말했다.

백 회장의 서신에는 9월 광고매출이 14억으로 기재돼 있다. 그런데 이것은 실제 매출과 5억여 원 정도 차이가 난다는 게 OBS지부의 주장이다.

OBS지부는 “조합이 업계 핵심 관계자로부터 파악한 9월 광고 실적은 19억을 상회하는 수준으로 실제 사내에서 회자되던 액수와 근접한다. 보직간부 및 경영국 관계자의 말도 이와 대체로 일치한다”며 “경영국 관계자는 성수기 패턴을 반영해 회사가 10월 (광고 실적) 목표치를 20억까지도 내다보고 있으며 이게 다 대주주 측에 보고가 돼 있다고 했다. 하지만 어찌된 일인지 백 회장이 제시한 지표엔 10월 목표치도 당초 목표에서 크게 후퇴한 14억으로 잡혀 있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서 OBS 사측의 한 관계자는 조합과 정반대의 입장을 밝혔다. 이 관계자는 최근 <PD저널>과의 통화에서 “(백 회장 서신에서) 9월 광고매출 14억은 회사 계획이 그렇다는 거다. 회사는 경영계획을 세울 때 최악의 상황을 대비해야 하기 때문에 그렇게 보수적으로 (낮게) 잡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9월 결산은 아직 안 나왔다. 10월 연휴 때문에 결산이 안 끝났고, 결산하면 (9월 광고매출이) 19억 정도 나올 것”이라며 “노조는 계속 ‘회사가 숫자를 조작해서 경영위기를 가장한다’고 하는데 변경만 시키면 되는 문제”라고 반박했다.

백 회장은 서신에서 폐업과 정파도 언급했다. ‘최악의 경우 정파나 폐업이 불가피하니 회사 위기 돌파를 위해 직원들의 임금반납이 필요하다’고 했다는 것. 백 회장은 지난 7월에도 ‘OBS를 11월 쯤 폐업할 것’이라고 해 논란이 일었던 적이 있다. 사측은 이 때 ‘상황이 안 좋아지면 그럴 수도 있다는 것이고 그런 일이 없도록 노사가 잘 협의해 보자는 의미’라고 하며 논란을 일축했었다.

이번에도 사측은 ‘폐업이 되지 않도록 임직원들이 협조해 달라’는 의미라고 해명했다.

사측 관계자는 “올해도 적자가 8억에서 16억 정도 예상되니 7월부터 약 1년간 (임금) 감액과 호봉 동결에 (직원들이) 동의해줘서 손익 개선하고, 30억 증자는 못 하지만 10억 정도 증자해서 방통위 설득하고 사업을 계속하거나, 아니면 직원들이 급여 못 깎는다고 해서 돈 떨어지고 폐업을 하거나, 이 두 가지 길밖에 없다고 백 회장이 말한 것”이라며 “(둘 중에) 어떤 길을 갈 것인지 직원들이 잘 논의해서 협의해달라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정 안 되면 회사는 자산 매각이나 퇴직금 준비 등 '플랜B'를 준비할 수밖에 없다”며 ‘추가적인 정리해고가 있을 수도 있다는 것이냐’는 질문에는 “자발적으로 희망퇴직을 받을 수는 있지만, 인위적인 구조조정은 절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방통위 재허가를 불과 두 달 앞둔 시점에 대주주로부터 두 번이나 폐업이 언급된 데 대해 노조는 비판의 강도를 높이는 상황이다. OBS지부는 “올해 흑자가 예상되고, 수년 째 영업현금흐름이 흑자이며, 부채가 한 푼도 없는 회사에서 벌어지는 일 치고는 너무나도 유치하다”며 “사업을 위한 비상하고 치열한 고민 없이 폐업과 정파를 들먹이는 사업자를 과연 정상이라고 보는 사람이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OBS지부는 백 회장이 방통위에서 재허가 요건으로 제시한 30억 증자 대신 10억 증자만 가능하다고 했다는 데 대해서도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이들은 “대주주는 10억 증자로 재허가가 불허돼도 어쩔 수 없다며 사업 지속을 위한 무조건적 이행의무인 (30억) 증자엔 ‘최대한 노력’할 뿐이란 무책임함을 보였다”며 “반면 급여 10% 반납과 승호 동결 및 환원을 요구하면서 직원들의 희생만이 회사의 생존을 담보하는 양 말했다”고 비판했다.

OBS지부는 최근 진행 중인 사장 공모 절차에 대해서도 ‘졸속이다’, ‘퇴진한 김성재 부회장이 내정한 사람이다’라고 주장하며 비판적 목소리를 내고 있다. OBS지부는 이와 함께 재허가, 임금 동결 문제에 대해서도 앞으로도 사측에 맞서 투쟁하고 비판하겠다는 입장을 내놨다.

이들은 “조합이 백 회장에게 들려줄 말은 딱 한 가지뿐”이라며 “거짓은 참을 이길 수 없다. 진실은 침몰하지 않는다. 우리는 포기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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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성대 2017-10-18 11:23:06
경인방송의 원주인인 OCI 가 다시 인수해 방송하면 되지 않을까?
왜 대재벌 회사 주주 놔두고 모자 만드는 소규모 상인이 방송국을 맡아가지고 이런 난리를 치나..
철없던 강성노조원들도 이제는 세상 물정도 알고 하니 이전처럼 회사 문 닫게 해달라고 방통위에서 단식농성하고 그러지는 않을텐데.
10 몇 년 전 멀쩡한 회사 아무 대책도 없이 폐업시킨 원죄가 있는 이효성 위원장은 꼭 경인방송 원주인 OCI와 직원들 협상에 불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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