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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능, ‘핫플레이스’를 잡아라?!

[방송 따져보기] 줄 잇는 장소예능…JTBC ‘뭉쳐야 뜬다’부터 tvN ‘밤도깨비’·KBS ‘줄을 서시오’까지 방연주 객원기자l승인2017.10.18 10:3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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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D저널=방연주 객원기자] ‘핫플레이스’를 가면 예능도 ‘핫’해질까. ‘맛집’, ‘여행지’ 등 장소가 예능 프로그램의 흥행을 좌지우지하는 키워드로 급부상하고 있다. 스타 MC나 톱스타 출연자 섭외에 공들이던 방식에서 ‘장소’를 활용한 예능 프로그램이 대세로 자리 잡아가고 있다. 누구와 언제, 무엇을 했다는 것 자체보다 ‘어디서’ 했느냐가 관전 포인트가 된 것이다. 이러한 흐름은 욜로(YOLO) 열풍과 함께 바쁜 일상을 뒤로하고 여유 있는 생활을 만끽하고 싶은 대중의 욕구를 반영하는 것으로 보인다. 이에 발맞춰 방송사들은 다양한 ‘장소’를 앞세워 시청자의 관심을 붙잡고 있다.

가장 대표적인 방식은 ‘여행 예능’이다. 지난해 방영을 시작한 이후 안착한 JTBC <패키지로 세계일주-뭉쳐야 뜬다>는 김용만, 김성주, 안정환, 정형돈 등 40대 가장들이 기상천외한 패키지여행을 떠난다는 콘셉트를, KBS <배틀트립>은 최소 경비로 최대 효율을 누릴 수 있는 ‘꿀팁’을 전수하는 여행 설계 콘셉트를 내세워 다양한 곳을 누비고 있다. 이들 ‘여행 예능’은 이미 태국, 중국, 일본, 스위스, 베트남, 캄보디아 등 세계 곳곳을 돌아다니며 시청자에게 볼거리를 제공하며 자연스럽게 시청자의 여행 욕구를 자극한다.

▲ JTBC '뭉쳐야 뜬다-패키지로 세계일주' ⓒJTBC

‘먹방’과 결합해 ‘장소’를 활용하는 예능도 빼놓을 수 없다. JTBC<밤도깨비>를 비롯해 지난 추석에 파일럿으로 방영된 KBS <줄을 서시오>는 ‘핫한 맛집’을 키워드로 삼았다. <밤도깨비>의 출연자들은 ‘먹거리’를 1등으로 얻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줄을 서시오>의 출연자들은 직접 맛집을 방문해 줄 서서 순서를 기다린다. ‘핫한 맛집’을 찾아가는 과정에서 시민들과 소통하면서 풍성한 이야깃거리를 만들어낸다. 이밖에 ‘여행’과 ‘먹방’을 결합한 올리브 TV <원나잇 푸드트립>은 출연자가 해당 나라의 맛집을 최대한 많이 방문해 먹방 도장을 찍는 방식으로 재미를 더하고 있다.

추억을 소환하는 장소를 앞세우기도 한다. 추석 특집으로 방영된 tvN<골목대장>은 과거 기억 속 ‘그 곳’으로 향했다. 출연자가 어린 시절 살았던 동네나 추억의 장소에서 다양한 예능 게임을 즐기는 신선한 접근을 꾀한 것. 또한 예능 프로그램은 아니지만, 지난 13일 첫 방영된 드라마 <더 패키지>도 여행에 관한 추억을 가진 시청자의 눈길을 붙잡는 소재를 다루고 있다. 현지 가이드와 패키지여행을 선택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옴니버스 형식으로 풀어내고 있는데, 무엇보다도 ‘프랑스 파리’가 주요 배경이라 아름다운 영상미를 담아내고 있다.

그렇다고 해서 ‘핫한 플레이스’만 고집하진 않는다. tvN <삼시세끼>·<신혼일기>·<섬총사> 등은 유명 관광지 대신 우리나라 구석구석을 무대로 한다. 장수예능 KBS <해피선데이-1박 2일>이 버라이어티 성격을 강조한다면, 이들 프로그램은 한적한 곳에서 생활하는 모습을 가감 없이 전한다. 오는 27일 시즌2 방영을 앞둔 tvN <알쓸신잡(알아두면 쓸데없는 신비한 잡학사전)>도 통영, 순천, 보성, 강릉, 전주 등 숨겨진 명소를 찾아다녔다. 유시민, 황교익 등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이 지역과 관련된 지식을 방출하며 지적 호기심을 채워준다.

▲ JTBC '밤도깨비' ⓒJTBC

이처럼 ‘장소’를 매개로 한 예능 프로그램이 각광받는 건 그만큼 우리 일상에서 ‘장소’가 차지하는 비중이 커졌기 때문이다. TV 속 여행지는 당장 경제적·시간적·정신적으로 여유가 없어 떠나지 못하는 시청자에게 대리 경험을 선사하고, TV 속 맛집은 가성비를 따지는 시청자에게 ‘만족감’을 담보한다. 최근 들어 ‘쾌적한 카페’를 ‘또 다른 집’인양 활용하는 ‘카페족’의 등장이 낯설지 않듯 예능 프로그램들은 날이 갈수록 팍팍한 현실을 피해 ‘그럴 듯한 곳’, 혹은 ‘잠시나마 여유를 느낄 수 있는 곳’을 향해 카메라를 들이댄다.

TV는 대중의 욕망을 투영한다. ‘우리가 한 번쯤은 가고 싶은 곳’, ‘그럴듯한 모습으로 보일만한 곳’, 아니면 ‘밑지지 않을 만한 곳’을 콕콕 집어내 시청자의 관심을 붙잡고 있다. SNS를 통해 ‘먹거리’, ‘여행지’를 인증하는 행위가 이미 일상화된 것처럼 대중의 욕망을 투영한 예능 프로그램들이 시청자를 대신해 ‘대리 인증’을 하고 있는 게 아닐까.


방연주 객원기자  webmaster@pdjourna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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