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D저널=이혜승 기자] 김원배 이사 사퇴로 거취가 주목됐던 구여권 이사 3명이 방문진 정기이사회에서 ‘집단 퇴장’하며 사실상 이사회를 보이콧했다.
MBC 대주주이자 관리·감독 기구인 방송문화진흥회(이사장 고영주, 이하 방문진)가 19일 정기이사회를 개최했지만 약 1시간 만에 파행됐다. 구여권 추천 이인철, 김광동, 권혁철 이사가 차례로 현 상황을 ‘방송장악’으로 규정짓고, 유의선-김원배 이사의 사퇴가 언론노조 등의 압박 때문이라고 주장하며 집단 퇴장했기 때문이다.
이에 유기철 이사가 “오늘만 (이사회 참여를) 못 하시는 거냐, 다른 날도 못하시는 거냐”고 묻자 김광동 이사는 “답변할 의무가 없다”고 말한 후 퇴장했다.
이사 3명이 퇴장한 후 고영주 이사장은 ‘재적인원이 충족되지 않았다’며 폐회를 선포했다. 유의선, 김원배 이사가 이미 사퇴한 상황에서 전체 7명의 이사 중 의결정족수인 과반수가 넘는 4명의 이사가 이사회에 참석하고 있는 상황이었지만, 고 이사장은 "재적인원은 (사퇴한 이사들을 포함한) 9명"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구야권 추천 이사 3명이 반발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이사회가 끝난 후 고영주 이사장은 자신의 거취 문제에 대해서도 답했다. 고 이사장은 “언제 거취를 표명하는 것이 공인으로서의 처신에 합당한 것인지 고민하고 있고, 여러 분들한테 의견을 듣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사퇴를 이미 결심하고 시기를 조율중인 것이냐는 질문에 “사퇴를 하는 것이 나은지 안하는 것이 나은지 (고민하고 있어) 모든 가능성이 다 열려 있다”고 답했다.
고 이사장은 더 구체적인 시점을 묻는 질문에 “현 여권이나 방통위 측에서 앞으로 언제 어떻게 진행되겠다를 먼저 저에게 공개하시면 거기에 맞춰서 ‘이렇게 하겠다’는 답변을 하겠는데, 지금으로서는 (보궐이사 선임 등의 시기가) 나온 게 없으니까 제가 먼저 조치를 취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고 이사장은 이어 남은 구여권 추천 이사 3명의 사퇴 가능성에 대해 “현재까지는 그런 (사퇴) 가능성은 전혀 없다고 보인다”고 생각을 밝혔다.
일부 관계자들에 따르면 방통위는 오는 25일 2명의 보궐이사를 선임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고영주 이사장의 거취도 해당 날짜를 전후해 결정되지 않겠느냐는 의견이 다수를 이루고 있다.
한편 방통위는 오는 25일과 26일 양일에 걸쳐 방문진 현장감독을 실시할 예정이다. 앞서 방통위는 방문진 사무 전반에 대해 검사·감독을 실시하겠다고 밝혔지만, 방문진 이사들이 ‘통상적 자료’만 제출하겠다고 주장하며 방통위의 검사·감독을 사실상 거부한 바 있다. 이어 오는 27일에는 방문진 국정감사가 예정돼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