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통위 “OBS, 제작 안 하면 존재의미 無” 질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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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BS 노조 “대주주‧사측 재허가 조건 이행해야” 촉구

[PD저널=하수영 기자] OBS 경인TV(이하 OBS)가 방송통신위원회(위원장 이효성, 이하 방통위)로부터 30억 원 증자, 제작 수준 유지 등 재허가 조건을 제대로 이행하지 않았다는 질타를 받았다.

언론노조 OBS 희망조합지부(지부장 유진영, 이하 OBS지부)는 30일 발간한 특보에서 “최근 방통위 한 상임위원이 지부 전임자들과 면담한 자리에서 OBS를 위기로 몰아가는 (대주주) 백성학 회장을 강하게 질타했다”며 “증자, 제작 수준 유지 등 방통위가 OBS에 부과한 재허가 조건을 이행하지 않고 오히려 직원들 임금 반납만 요구하는 것은 (제대로 된) 경영이 아니라는 입장을 밝혔다”고 전했다.

▲ 부천시 오정구 오정동 OBS 경인TV 사옥 ⓒ언론노조 OBS 희망조합지부

지난해 말 방통위로부터 1년간의 조건부 재허가를 받은 OBS는 2017년 말 또 다시 재허가를 위한 심사를 받아야 한다. 재허가 요건은 △30억 원 증자 △제작 수준 유지 등이다.

하지만 재허가를 불과 두 달여 앞둔 시점에 와서도 이들 조건이 이행될 가능성은 사실상 낮다는 것이 OBS 내외 관계자들의 예측이다. 대주주 백성학 영안모자 회장이 OBS에 부여된 재허가 조건을 이행할 의지를 보이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백 회장은 ‘30억 증자’ 부분에 대해선 최대 10억 원 증자만 가능하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프로그램 제작에 필요한 인력 유지 등의 내용을 담은 ‘제작수준 유지’에 대해서도 대주주와 사측이 유지는커녕 추가적인 인력 감축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OBS 지부 특보에 따르면, 방통위의 A 상임위원은 19일 이효성 방통위원장과 백 회장과 함께 한 면담 자리에서 백 회장의 경영 방식을 강하게 비판했다. 방통위가 제시한 증자 금액 30억 원 가운데 20억 원을 ‘증자 대신 개인 명의로 장기 대여’하겠다고 한 백 회장 주장에 대해 ‘대여는 증자가 아니’라고 반박하고, 최근 국회 국정감사에서 지적된 프로그램 제작 축소 문제에 대해선 ‘제작을 하지 않는 방송사는 존재 의미가 없다’고 단언했다는 게 OBS지부의 전언이다.

OBS지부는 특보에서 “24일 A 상임위원과 지부 전임자들이 면담한 자리에서 이 같은 내용을 확인했다”며 “이효성 방통위원장도 (백 회장에게) ‘지금은 적극적인 투자가 중요한 시점이다. OBS를 공익사업으로 여기고 지원해 주기 바란다’는 뜻을 전했다”고 덧붙였다.

이효성 방통위원장은 지난 13일 국회 국정감사에서도 OBS 대주주의 재허가 조건 미이행 문제에 대해 “지난해 방통위 결정을 참고해서 시정명령, 과징금 부과, 청문회 등 후속 절차를 신속히 진행하겠다”고 말한 바 있다.

▲ 이효성 방송통신위원장 ⓒ뉴시스

OBS지부는 백 회장이 방통위가 제시한 재허가 조건을 이행하기는커녕 최근 잇따른 서신 발표와 임금 반납 요구를 통해 자신의 의도대로 재허가를 받아내려 한다고 비판했다. 이들은 대주주 백 회장뿐만 아니라 사측 역시 방통위가 제시한 ‘증자 및 제작투자비 유지’를 이행할 생각이 없고 재허가 국면에 지나치게 안일하게 접근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OBS지부 특보에 따르면, 지난 26일 열린 노사협의회에서 사측은 방통위가 부가한 여러 조건 중 제작투자비를 유지하라는 것은 매출을 240억 원으로 했을 때의 계획이었고, 매출이 줄어든 상황에선 그 제작비를 유지하기는 어렵다는 입장을 밝혔다.

OBS지부는 “백 회장과 사측의 이 같은 상황인식과 방송에 부적합한 경영방식이 OBS를 더욱 위기로 몰아가고 있다”며 “조합은 사측의 이 같은 안일한 대처 속에서도 ‘희망찾기’ 노력을 포기하지 않고 사측에 재허가 조건 이행과 11월 1일로 예정된 대기발령자 복직 시 제작 현장으로의 원직 복귀 등을 요구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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