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UPDATE : 2018.11.15 목 17:05

'김어준의 블랙하우스' 성공의 조건

‘파격과 실험’ 넘어 ‘선택과 집중‧차별화’ 관건 방연주 객원기자l승인2017.11.06 14:20:39

크게

작게

메일

인쇄

신고

[PD저널=방연주 객원기자] SBS 시사교양프로그램 <김어준의 블랙하우스>가 2부작 파일럿으로 방영됐다. 김어준과 SBS <그것이 알고 싶다>를 통해 취재력을 증명한 배정훈 PD가 합심한 프로그램. 1회 방송은 6.5%, 2회 방송은 7.8%의 시청률을 기록하며 선방했다. <김어준의 블랙하우스>는 프로그램 제목처럼 청와대를 빗댄 ‘흑와대’라는 콘셉트를 내세워 시사, 정치 문제를 쉽고 재미있게 풀어냈다.

파일럿 방송이지만, 꽤 묵직한 주제를 다뤘다. 세월호 사고 관련해 고 유병언 회장의 장남 유대균과 단독 인터뷰를 진행했고, 박근혜 전 대통령 5촌 간 살인사건 의혹을 추적하는 등 민감한 이슈로 포문을 열었다. 이밖에도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방한, 터키 쿠르드족의 분리 독립 운동 등 국제 이슈도 한 데 모아 전했다.

방영 전부터 대중의 관심을 모았던 <김어준의 블랙하우스>의 첫 인상은 ‘파격’과 ‘실험’이다. 그간 SBS가 ‘디지털 혁신’의 일환으로 뉴미디어 플랫폼에서 적극적으로 실험해온 부분들을 고스란히 ‘지상파 방송’이라는 플랫폼에 앉힌 것처럼 보인다. SBS는 예능 장르 뿐 아니라 정치, 시사 이슈 등 무거운 뉴스를 플랫폼 성격에 걸맞게, 유저(사용자)의 입맛에 맞게끔 콘텐츠를 재가공해, 유통하면서 온라인상에서 꽤 화제를 낳았다.

<김어준의 블랙하우스>는 짧은 분량의 코너 위주로 구성하고, 영상 클립과 예능적 요소를 담은 자막을 적극적으로 활용했다는 점에서 소셜 동영상 ‘스브스 뉴스’와 ‘비디오머그’, ‘숏터뷰’ 등이 떠오른다. 시사 문제를 최대한 짧은 호흡, 다양한 각도로 편집해 지루함도 덜어냈는데, 기존 지상파 방송사가 시사 이슈를 다루는 방식과 태도에 변화를 꾀한 것으로 보인다.

▲ 지난 4,5일 2부작 파일럿으로 방송된 SBS <김어준의 블랙하우스> ⓒSBS

<김어준의 블랙하우스>가 선보인 콘텐츠 중 눈길을 끄는 코너가 있었다. ‘독한 대담’에서는 청해진해운의 고 유병언의 장남 유대균(1회)을 첫 출연자로 섭외했는데, 시청자의 관심을 끌 만 한 단독 인터뷰였다. “거짓말의 재료가 되기 싫어서 (한국을) 떠났다”는 유대균이 당시 상황을 전하는 내용은 여전히 우리 사회가 풀지 못하고 있는 세월호 사고의 책임이 누구인지를 되물었다.

또한 ‘블랙 캐비닛’에서는 김어준과 배정훈 PD가 박근혜 전 대통령 5촌 간 살인사건을 정면으로 다루며 탐사보도 측면을 강조했다. 3년 전 두바이에서 취재한 제보자의 진술과 실제 살해가 벌어진 현장에서 목격자의 진술을 확보하면서 풀리지 않는 의혹에 문제를 제기했다.

이 밖에 <김어준의 블랙하우스>는 다양한 패널을 출연시키면서 시청자의 반응을 가늠한 것처럼 보인다. JTBC <썰전>이 떠오르는 ‘이슈벙커’에서는 최명기 정신과 전문의와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이 출연해 시사토크를 벌였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방한을 앞둔 가운데 한국사회가 정치적 입지와 전략을 어떤 방식으로 다뤄나가야 할지를 다뤘다.

‘아는 척 매뉴얼’에서는 타일러와 알파고 시나가 출연해 국제 이슈를 전했다. 국내에서 ‘쿠르드족 분리독립 운동’ 소식을 전할 때 직접 취재가 아닌 외신을 그대로 번역하다보니 “서구 시각을 그대로 반영해 세계를 바라볼 수밖에 없다”며 보도 관점을 꼬집었다. 다소 어려운 국제 이슈의 경우 국내외 뉴스 클립 영상과 애니메이션 요소를 활용해 전달력을 높였다.

▲ 지난 11월 4일, 5일 2부작 파일럿으로 방송된 SBS <김어준의 블랙하우스> ⓒSBS

이처럼 <김어준의 블랙하우스>는 무거움을 덜어낸 구성과 ‘지상파스럽지 않은’ 색다른 접근으로 시청자에게 신선함을 선사했다. 그 동안 SBS가 온라인상에서 벌여온 ‘작은 실험’의 성공 사례만 모아서 ‘지상파’라는 큰 판에서 시도했다는 점은 높이 살만 하다. 하지만 프로그램이 정규 편성된다면, 선택과 집중, 그리고 차별화가 필요해 보인다.

<김어준의 블랙하우스>가 시사 정치 이슈에 관해 수다를 떨며 대중의 진입 장벽을 낮춘 <썰전>과 해외 시사 이슈를 다루며 시야를 넓혀준 <김혜수의 W>(MBC)와의 차별화를 어떻게 꾀할지, 그간 김어준이 쌓아온 이슈레이징 능력을 탐사보도 역량과 얼마나 결합시켜 저널리즘의 영역으로 치환할 지가 관건이다.


방연주 객원기자  webmaster@pdjournal.com
<저작권자 © PD저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인기기사

기사 댓글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0 / 최대 400byte

숫자를 입력해주세요

욕설등 인신공격성 글은 삭제합니다.
여백
여백
여백
기사제보광고문의불편신고개인정보취급방침청소년보호정책이메일무단수집거부
[158-715] 서울 양천구 목동 923-5번지 한국방송회관 10층l대표전화 : 02-3219-5613~5619l구독문의 : 02-3219-5618l팩스 : 02-2643-6416
등록번호: 서울, 아00331l등록일: 2007년 3월 5일l발행인: 류지열l편집인: 이은미l청소년보호책임자: 류지열
PD저널 편집국 : 02-3219-5613l광고 문의(PD연합회 사무국 · 광고국) : 02-3219-5611~2l사업제등록번호 : 117-82-60995l대표자 : 류지열
Copyright © 2018 피디저널(PD저널). All rights reserved. mail to webmaster@pdjourna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