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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사장 해임안' 처리 10일로 연기

방문진 “김장겸 사장 직접 나와 소명해야"... 김장겸 "방송 장악 세력에 일방적 매도" 서면 소명서 통해 항변 하수영 기자l승인2017.11.08 13:5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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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D저널=하수영 기자] 김장겸 MBC 사장 해임안 처리가 오는 10일로 미뤄졌다.

MBC 대주주인 방송문화진흥회(이하 방문진, 이사장 이완기)는 해임 사유에 대해 직접 소명해야 할 김 사장이 불출석한데다 야권 이사 3인 역시 해외 출장을 이유로 회의에 참석하지 않아 김장겸 사장 해임안 의결을 미루기로 했다. 

방문진은 당초 8일 오전 ‘김장겸 사장 해임 결의의 건’을 논의하기 위해 임시 이사회를 열었다. 김 사장은 이사회에 출석하기 위해 왔다가 언론노조 MBC본부(위원장 김연국, 이하 MBC본부) 조합원들의 항의를 받고 출석을 포기했다.

▲ 김장겸 MBC 사장이 8일 오전 서울 여의도 방송문화진흥회에서 열린 임시이사회에 출석하며 노조원들의 항의를 듣고 있다. ⓒ뉴시스

김 사장은 출석을 포기하면서 ‘방문진 임시이사회 출석 소명 불가능의 건’과 ‘사장 해임 사유에 대한 소명서’를 방문진에 제출했다. 소명 불가능 사유서에서 김 사장은 “방문진 임시 이사회에 출석하려고 했으나 MBC본부 조합원들이 집단으로 회의장 출입구를 가로막아 회의장 출입이 물리적으로 불가능했다”며 “겁박적인 분위기가 10여 분 이상 계속돼 출석 소명이 불가능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다시 되돌아가려고 해도 언론노조원들이 차량 옆 자리에 탑승해 행패를 부렸다”며 “방문진 임시 이사회 회의장 출입 통제가 전혀 되지 않는 물리적 겁박의 상황으로 인해 더 이상 정상적으로 출석해 소명하는 것이 불가능하다”고 사유서를 통해 밝혔다. 

그러나 이날 현장 분위기는 김 사장의 주장과는 다소 거리가 있다. MBC본부 조합원들과 취재진들에 둘러싸여 진입이 다소 어렵기는 했지만 김 사장은 경호원들에 싸여 회의장 앞까지 진입했다. 이후 스스로 발길을 돌려 1층으로 내려가는 승강기에 탑승했다. 

현장에 나타났을 당시 MBC본부 조합원들과 취재진의 질문에도 응하지 않고 묵묵부답이었던 김 사장은 방문진에 제출한 ‘MBC 사장 해임안과 해임 사유에 대한 소명서’에서 ‘방송의 중립과 독립을 지키고 권력에 대한 감시‧비판 기능에 충실했으며 헌법과 방송법, MBC 방송강령을 포함한 사규에 어긋남이 없도록 법과 절차에 따라 회사를 경영해왔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공영방송을 정권 입맛에 맞게 재편하려는 방송 장악 세력에 의해 사장 취임 때부터 오늘까지 끝없는 일방적 매도와 비방에 직면해왔다”는 주장도 내놨다. 김 사장의 이 같은 주장은 최근 자유한국당 등이 KBS‧MBC 공영방송 정상화를 위한 구성원들의 총파업과 사장‧이사장 해임 건의에 대해 문재인 정부와 언론노조의 방송장악 시도라고 주장하는 것과 일맥상통한다. 

▲ MBC 노조원들이 8일 오전 방송문화진흥회 임시 이사회가 열리는 서울 여의도 율촌빌딩 앞에서 김장겸 사장 해임 촉구 구호를 외치고 있다. ⓒ뉴시스

앞서 이완기 방문진 이사장을 비롯한 방문진 여권 이사 5인(이완기‧유기철‧최강욱‧김경환‧이진순)은 △방송법 및 MBC 방송강령 위반 △부당전보‧부당징계 등 부당노동행위 자행 △방문진 경영지침 경시 및 정권 친향적인 경영 지향 △공영방송 사장으로서 부적절한 언행 등의 이유를 들어 김 사장에 대한 해임 결의안을 지난 1일 상정했다. 

MBC본부 조합원 100여 명은 지난 8월 고영주 전 방문진 이사장과 김장겸 사장을 방송법 위반 및 명예훼손 혐의로 검찰에 고발하기도 했다. 검찰은 김 사장과 비슷한 사유로 고발된 김재철 전 사장에 대해 지난 7일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지난 2일 방문진 정기 이사회에서 불신임안이 가결된 고영주 전 이사장은 조만간 이사직에서 물러날 것으로 보인다. 방문진이 지난 2일 방송통신위원회에 제출한 ‘고영주 이사 해임의 건’에 관해서도 방통위가 13일 이사 면직 통고를 내릴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 MBC 방송문화진흥회가 지난 2일 오후 정기 이사회를 열고 '고영주 이사장 불신임안 및 이사 해임안'을 논의하고 있다. ⓒ뉴시스

김장겸 사장 해임안 처리가 연기된 가운데 여권 이사들만으로 해임안 처리를 강행할 것인지를 놓고는 내부에서 의견이 나뉘고 있다. 

방문진 규정에 따라 재적이사 과반수가 출석하면 안건 상정 및 의결이 가능하므로 하루 빨리 김 사장 해임안을 표결에 붙여야 한다는 의견이 있는 반면, 가능한 많은 이사들이 참석한 가운데 김 사장에게 충분한 소명을 들은 뒤에 해임안을 처리해 법적인 하자가 없도록 하자는 의견도 있다. 

 

여권 추천 최강욱 이사는 “해외 출장 핑계로 자리 참석 안 하신 분들(야권 이사들)의 불출석 사유 입장은 결국 (방문진과 MBC본부가) 본인들의 출석 참여를 봉쇄했다는 빌미를 만들려는 것”이라며 “그 분들에게 그런 여지를 줄 필요없다. 다시 한 번 출석을 당부하자”고 제안했다. 

최 이사와 이진순 이사는 특히 김 사장이 출석해 해임 사유를 직접 소명한 뒤 해임 결의안을 처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 이사는 “이 소명서만으로는 김 사장에게 듣고자 하는 응답, 사장으로서의 자격, 능력, 자질 등에 대한 판단을 충분히 할 수 없다”며 “질의응답 시간을 갖기 위해서라도 회의(임시 이사회)를 한 번 더 여는 게 좋겠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방문진 여권이사 5인은 ‘김장겸 사장 해임 결의 건’을 안건 상정만 하고 정회했다가 오는 10일 임시 이사회를 속개, 표결하는 것으로 의견을 모았다. 해외 출장 중인 야권 이사 3인에게도 이완기 이사장 명의로 ‘10일 이사회 참석’을 공식 요청하기로 했다. 

이완기 방문진 이사장은 “방송 파행이 지속되면서 시청자의 알 권리와 볼 권리가 침해 당하고 있다. 굉장히 시급히 해결해야 하는 사안임은 분명하다”면서도 “사장의 거취‧신상 문제와 관련된 사항이라 가급적 최대한 많은 이사들이 참여해 결정하는 것이 적절하다. 김 사장도 서면으로 대체할 것이 아니라 국민들에게 소상하게 알리기 위해 어떤 형태로든 질의‧응답 시간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오는 10일 열리는 임시 이사회에서 김 사장 해임 결의안이 처리될 지는 지켜봐야 한다. 다만 방문진 여권 이사들 사이에선 "10일 임시 이사회에도 김 사장과 야권 이사 3인이 불참하더라도 이미 충분한 소명 기회를 줬고 의결 요건도 갖춰져 있는 상태라 진행에 무리가 없다"는 기류가 강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해외 출장을 이유로 임시 이사회에 불참한 야권 이사 3인은 지난 6일 김장겸 사장 해임안과 이사회 개최의 무효를 주장하는 가처분 신청을 법원에 제출했다.


하수영 기자  hsy0170@pdjourna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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