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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작가노조 출범...방송작가 노동자성 인정·표준계약서 마련과 의무화 필요
  • 구보라 기자
  • 승인 2017.11.14 1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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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D저널=구보라 기자] '노동권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던 방송작가들의 노동권과 권리를 확보하기 위한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최근 전국언론노동조합 방송작가지부(이하 방송작가노조)가 출범했고, 문체부는 연내까지 표준집필계약서를 마련할 예정이다. 

방송작가는 그동안 ‘프리랜서’, ‘특수고용노동자’라는 이유로 노동자로 인정받지 못 했다. 장시간 노동과 저임금, 임금체불에 시달리면서도 4대 보험조차 가입하지 못 하는 상황이었지만 이에 대응할 조직도 없었다.

지난 11일 출범한 방송작가노조를 통해 방송작가의 노동권(단결권·단체교섭권·단체행동권)을 보장받을 수 있는 길이 열렸다. 방송작가노조는 그동안 프리랜서로 일하며 보호받지 못한 노동권을 얻는 데 주력할 예정이다.

방송작가노조는 "그동안 임금 체불, 성희롱 등 인권 침해를 겪거나 모성 보호 및 사회 보험 혜택에서 배제돼도 이를 방어할 조직과 협약이 없어 노동권의 사각지대에 놓여있었다"며 "방송사, 제작사별 단체협약 등을 통해 권리를 쟁취하겠다"고 밝혔다.

언론노조는 온․오프라인 상담체계를 구축해 임금 체불, 인권 침해 등 당사자 피해 구제를 지원하고, 방송작가들의 다수가 여성인 만큼 장기적으로는 임신, 출산, 육아에 따른 경력 단절과 권리 침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사회적 보호 장치도 구축해 나갈 방침이다.

전국언론노동조합은 2015년 방송산업에 종사하는 비정규직 노동자들을 적극적으로 조직하기 시작했다. 2015년 11월 방송작가의 권리를 찾기 위해 ‘방송작가 노동인권 실태조사’를 실시했고, 2016년 3월에는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당시 실태조사 결과는 사회적으로 큰 파장이 일기도 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막내작가의 시급은 3880원이었으며 응답자의 68.8%가 구두계약을 체결했다고 답했다. 무엇보다도 응답자의 81.%가 노동조합이 필요하다고 답했다.

방송작가노조 출범식에 참석해 축사를 전한 사람들 모두 방송작가의 노동자성 인정 필요성과 표준근로계약서 의무화를 강조했다. 또한 국회의원들은 이를 위한 법제도에도 힘쓰겠다고 약속했다.

▲방송작가들의 노동권을 보장받기 위한 ‘든든한 우산’, 전국언론노동조합 방송작가지부가 지난 11일 출범했다. 이미지 지부장이 깃발을 들고 있다. ⓒ언론노조 
▲ 방송작가들의 노동권을 보장받기 위한 ‘든든한 우산’, 전국언론노동조합 방송작가지부가 지난 11일 출범했다. ⓒ언론노조 

출범식 자리에는 김종인 민주노총 부위원장, 오정훈 언론노조 수석부위원장, 송일준 한국PD연합회장, 최영기 전 독립PD협회장(방불특위 위원장), 김민수 청년유니온 위원장, 이한솔 씨(tvN 혼술남녀대책위), 신경민 더불어민주당 의원, 박주민 의원, 노회찬 정의당 원내대표, 김윤영 한국방송작가협회 상임이사, 김혜진 불안정노동철폐연대 활동가, 김영순 한국여성단체연합 공동대표 등이 참석했다.

이날 출범식에 참석한 한국방송작가협회 김윤영 상임이사는 “협회원이 아니더라도 방송작가협회에 있는 각 부문 연구회를 통해 방송작가노조와 협조하기로 결정했다”는 소식을 알리기도 했다. 이어 김 상임이사는 “방송작가협회는 방송작가노조와 함께할 수 있는 선배가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김영주 고용노동부 장관도 서면 축사를 통해 “방송작가 지부가 출범한 만큼 정부도 방송작가 노동자 여러분의 근로조건 개선을 위해 헌법과 법률에 따른 적극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다.

방송작가노조 청년위원장을 맡은 박지혜 작가는 “부당함을 관행이라는 이유로, 원래 그렇다는 이유로 받아들이지도, 받아들이라 말하지도 않았으면 좋겠다. 10년 전과 바뀐 게 없다는 이유로 앞으로도 바뀌지 않을 거라며 지레 체념하며 부당함을 견디지 않았으면 좋겠다. 방송작가노조가 방송작가들에게 그럴 수 있는 힘이 되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오정훈 언론노조 수석부위원장은 “방송작가들에게 가장 중요한 건 표준근로계약서를 의무화하는 것이다. 이에 대한 법제를 반드시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선진국에선 이미 10년 전에 공연예술계, 방송 비정규직에 대한 법이 마련됐다. 예를 들면 1년 동안에 근로 시간이 507시간이 되면 노동자성을 인정한다”고 말했다.

이날 방송작가노조 지부장으로 선출된 이미지 지부장 또한 낮은 급여와 강한 노동강도, 고용불안, 불방 및 결방 시 급여 미지급 등 방송작가가 처한 열악한 환경과 불합리한 관행을 개선하기 위한 가장 시급한 과제로 표준계약서 마련을 꼽았다. 방송작가노조는 "정부가 추진하는 '방송작가 표준계약서'가 갑을 간 계약을 넘어 최소한의 노동기본권을 규율하고, 전체 방송 현장에 의무 적용되도록 하겠다"는 입장이다.

▲ <2016 방송작가 노동인권 실태조사 보고서> 중 일부 화면캡처 ⓒ언론노조

문화체육관광부가 추진 중인 ‘표준집필계약서’에는 원고료·저작권·협찬·간접광고판매 등 방송작가·방송대본과 관련한 방송사(제작사)와 작가 간의 권리·의무관계가 규정될 예정이다. 문체부와의 표준집필계약서 논의에는 방송작가협회, 방송협회, 방송영상제작사협회, 드라마제작사협회 등 유관 단체들이 참여하고 있다.

문체부는 방송작가를 위한 ‘표준집필계약서’를 12월에 발표할 예정이다. 표준집필계약서는 의무가 아닌 권고다. 따라서 강제할 순 없다. 많은 곳에서 방송작가 표준집필계약서 사용이 이뤄지기 위해서는 방송작가노조에서 단체교섭을 진행해 표준계약서 작성을 의무화하도록 하는 방안도 있다.

전국영화산업노동조합의 경우 2014년 관련 법안에서 ‘표준근로계약서’를 사용할 시 우대하는 조건을 명시한 뒤로, 표준근로계약서 비율이 늘어나기 시작했다. 2011년 표준근로계약서를 마련했지만 사용률이 미비했다. 영화스태프 노동자들 또한 방송작가처럼 특수고용근로자이면서 노조 결성을 통해 근로 조건에 변화를 경험한 사례라 할 수 있다.

표준집필계약서가 마련되더라도, 막내작가는 계약 대상이 안 된다. 자료조사, 프리뷰, 홍보 문구 작성, 섭외전화 등의 업무를 진행하는 막내작가는 ‘집필 활동’을 인정받기 힘들기 때문이다. 이를 대신할 법이나 제도 마련도 필요한 상황이다. 이와 관련해 지난 3월 28일, 이상돈 국민의당 의원실, 방송작가유니온(준), 전국언론노동조합 주최로 열린 ‘방송 작가의 노동인권 개선을 위한 토론회’에서고용노동부 임영미 고용차별개선과장은 “막내작가와 관련한 의견을 전달하는 통로를 만들겠다. 또한 표준집필계약서가 만들어진다면, 막내작가를 위한 규정을 추가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밖에도 기존에 있는 방송스태프를 위한 표준근로계약서를 통해 막내작가를 보호할 수 있는 방안 마련도 가능하다. (막내작가의 업무를 알 수 있는 관련글: 2016/06 오늘보다 제17호, 방송국 막내작가가 살아남는 법, 구성·그림 반지수

고용노동부에서는 방송작가 실태조사를 바탕으로 근로감독 등의 후속 조치를 진행할 예정이다.문화체육관광부 산하 한국콘텐츠진흥원도 현재 방송작가에 대한 실태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고용노동부 관계자는 “실태조사는 마무리 단계로 조사를 마치면 올해 말 또는 내년 초부터 근로감독 등의 후속 조치를 진행할 예정”이라며 "설문조사를 바탕으로 한 실태조사는 방송작가의 기본업무 여건 파악을 위한 용도로, 결과 발표는 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방송작가노조에 가입한 작가들은 대략 150여 명이다. 지상파 텔레비전과 라디오, 케이블방송, 외주제작사에서 일하는 시사교양, 드라마, 예능 분야의 방송작가들이 속해있다. 전체 방송작가의 규모는 대략 1만 명을 넘을 것으로 추정(참고: 방송작가의 집필환경 현황 및 해외사례, 최현주, 2014)된다. 방송작가노조는 앞으로도 더 많은 작가들의 가입을 기다리고 있다.

다음은 방송작가노조 페이스북 페이지다. 

https://www.facebook.com/Scriptwriterunion

▲방송작가들의 노동권을 보장받기 위한 ‘든든한 우산’, 전국언론노동조합 방송작가지부가 지난 11일 출범했다. ⓒ언론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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