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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식채널e'가 증명한 교육방송의 가치

방연주 객원기자l승인2017.11.20 14:15: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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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D저널=방연주 객원기자] 지난 9월부터 공영방송 KBS와 MBC 구성원들은 방송의 공정성, 독립성 자율성을 요구하며 파업을 벌였다. MBC는 김장겸 전 사장이 해임됨에 따라 파업을 중단한 상태이지만, KBS는 파업을 지속하고 있다. 공영방송을 제자리로 돌려놓기 위한 몸부림이다.

언론 정상화를 향한 갈증은 EBS가 최근에 방영한 <지식채널e> ‘언론 4부작’에서도 나타났다. EBS는 “KBS, MBC가 2017년 9월 4일 동시 파업을 선언했다”며 “권력에 대해 자유롭게 비판할 수 있고 감시 기능을 할 수 있는 방송사, ‘공영’방송이 사라졌기 때문”이라고 기획 의도를 설명했다.

‘언론 4부작’은 언론 보도 행태와 공영방송의 민낯을 가감 없이 전했다. ‘그들의 공식’편에서는 세월호 참사 당시 현장의 취재 보고를 배제하고 정부의 발표만 전하는 등 ‘특정한 프레임’으로 전하며 발생한 ‘언론 보도 참사’를, ‘사라진 Why, 왜’편에서는 파편화된 뉴스의 범람 속에서 단순히 정보를 유통하는 게 아닌, 사건이 내포하고 있는 의미와 파장을 짚는 ‘맥락 저널리즘’의 필요성을 언급했다.

‘지배’와 ‘작전’편에서는 이명박·박근혜 정부가 공영방송을 장악하려는 작전이 어떻게 수행되었는지를 짚었다. 무엇보다 고질적인 문제로 손꼽히는 공영방송의 지배구조 문제를 꼬집었다.

▲ 지난 10월 19일 방소된 EBS <지식채널e>.

공영방송 KBS, MBC는 국민이라는 주인을 잃은 채 누군가로부터 ‘지배받게 된’ 현실에 처해 있다. 정부 권력을 비판하고 감시하는 게 공영방송의 역할이지만 실질적으로는 “다수파에 의한 정부 지배형 이사회”라는 구조적 한계로 인해 권력의 입김에서 자유롭지 않은 것. ‘작전’편에서는 지난 10년간 공영방송사 사장 교체와 간부에 대한 코드인사, ‘블랙리스트’를 통한 인사 배제를 거치면서 정권 홍보 방송으로 추락하고, 공공 미디어로서의 역할을 저버린 현실을 지적했다.

이렇게 공영방송의 ‘비정상화’를 꼬집은 <지식채널e>가 도마에 올랐다. 지난 10일 KBS, EBS 국정감사에서 자유한국당 의원들이 EBS가 내보낸 <지식채널e>가 편향적이라고 주장한 것이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전체회의에서 한 의원은 “특정 정치세력의 주장을 담은 좌편향 프로그램”이라고 비판했고, 예산을 삭감해야 한다는 얘기까지 오르내렸다. 과방위는 ‘EBS는 설립 목적에 충실하도록 하고, 방송통신위원회로부터 발전 기금을 지원받는다는 점을 유념해 공정성을 해치는 프로그램을 제작하지 않는다’는 부대 의견으로 예산안을 통과시켰고, 여야 의원 간 공방도 일단락 됐다.

이날 한 의원은 “지식채널e는 EBS 본연의 임무와 맞지 않는다. 순수교육이 아니”라고 말했다. 과연 교육방송 EBS의 임무는 무엇일까. ‘순수교육’이란 무엇을 뜻하는 걸까.

그동안 <지식채널e>는 단편적인 지식이나 정보, 혹은 시의성 있는 사회 문제를 깊이 있는 시각과 감각적인 방식으로 조명해 시청자에게 화두를 던지며 10년 넘게 자리매김해왔다. 때에 따라 화제성이 오르락내리락했지만, 어린이와 일반인 대상으로 방송 내용을 묶어 펴낸 서적만 10권이 넘을 정도로 꾸준히 인기를 모았다. ‘남녀평등상’, ‘실험정신상’, ‘엠네스티언론상’, ‘장애인먼저실천상’, ‘언론인권상’ 등 숱하게 상을 받으며 인권, 소수자, 다양성에 기여했다.

<지식채널e>의 ‘언론 4부작’이 던지는 바는 공영방송의 본질과 역할을 묻는 것이지, 정치적 선동을 위한 게 아니다. 프로그램 속 “작전은 언제든지 되풀이 될 수 있다”라는 말은 ‘특정 세력’을 비호하는 게 아니라 언론을 향한 권력의 노림수는 어떤 정권에서든 쉽게 벌어질 수 있다는 경고였다.

시민 스스로 언론을 감시하고, 비판하는 역할이 필요하다는 메시지가 ‘교육방송’이 맡아야 할 임무가 아니고, ‘순수하지 않은’ 교육이라는 주장의 이면에 과연 어떤 ‘프레이밍’이 작동하고 있는지, ‘왜(why)’ 그러한 주장을 하는지를 되짚고 있는 걸 보면, 이번 <지식채널e>의 ‘미디어교육’은 효과적이었다. 


방연주 객원기자  webmaster@pdjourna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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