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평등 미디어, 남성 위주 환경부터 변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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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평등 미디어, 남성 위주 환경부터 변해야"
[현장] 여성가족부 주최 ‘우리가 함께 만드는 성평등한 대중매체’ 토크콘서트
  • 구보라 기자
  • 승인 2017.11.22 13: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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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성가족부는 21일 오후 2시 30분 서울 용산구 상상캔버스에서 토크콘서트 ‘우리가 함께 만드는 성평등한 대중매체’를 열었다. ⓒ여성가족부

[PD저널=구보라 기자] 성평등한 미디어 환경 조성을 모색하는 토크 콘서트가 열렸다.

여성가족부가 지난 21일 개최한 토크콘서트 ‘우리가 함께 만드는 성평등한 대중매체’에는 국내 최초 젠더토크쇼 EBS <까칠남녀>의 김민지·최현선 PD, 페미니즘 서적 <괜찮지 않습니다> 저자인 최지은 작가, MBC <뉴스투데이> 김정은 작가, 그리고 정현백 여성가족부장관이 토론자로 나서 성평등 관련 방송실태를 짚고, 개선 방안을 제시했다. 

"조직 내 성별 불균형, 성불평등 콘텐츠의 원인" 

2004년부터 2년 동안 MBC 보도국과 시사교양국에서 작가로 일했다는 최지은 작가는 “당시 작가로 일하면서 현업 계신 분들은 잘 알겠지만 방송작가의 열악한 노동조건을 겪었다"며 "남성 기자의 성희롱 때문에 일을 그만둬야겠다 싶어서 이직을 했다”고 밝혔다.

이어 “같이 일하던 많은 여성작가들이 했던 고민이지만 조직에서는 프리랜서인 작가들을 보호해주지 않았다"며 "결국 미디어를 다루는 방송인들에게 만연한 현실”이라고 짚었다.

최 작가는 “10여 년이 지난 요즘도 바뀌지 않았다고 생각하는 게 지난해 방송작가 노동인권 실태조사 결과 응답자의 41%가 성폭력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고 전한 뒤 "이런 환경에서 고용불안, 성불평등이 만연한 현실에서 양질의 환경을 만들 수 있을까”라고 반문했다.

MBC 보도국에서 일하는 김정은 방송작가는 “제작하는 프로그램 시청층을 분석했더니 40, 50대 여성이 많기에 시청층이 선호하는 남성 리포터 섭외를 제안했는데, (남성 제작진은) 단번에 거절했다"며 "결국 시청층과는 상관없이 여성 리포터만을 선호하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그는 "남자 위주의 환경이기에 이런 일들이 아무렇지 않게 이어지는 것 같다"며 "여성들이 더 목소리를 내서 이런 환경을 바꿔야 해결될 것”이라고 말했다.

<까칠남녀>를 연출하고 있는 김민지 PD도 “제가 속한 세대인 30대 초중반에서는 여성 PD의 비율이 높은 편"이라며 "그런데도 조직 전체로 볼 땐 최종 결정권자는 남성이 많다”고 전했다. 

김 PD는 “성평등 콘텐츠를 반영하려고 해도 최종 결정권자는 대다수가 남성이기에 중간에서 짤리거나 묵살당하는 경우가 굉장히 많다"며 "조직 안에서의 성별 불균형의 문제가 성불평등 콘텐츠를 만들어내는 데에 구조적인 원인 제공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정보통신정책연구원이 발표한 2016 방송산업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방송 종사자 가운데 남성이 70% 가까이 차지한다. 그 중 간부층에서의 남성 비율은 94%에 달한다.

정현백 여성가족부 장관도 이 점에 대해 공감하며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했다. 앞서 정 장관은 지난 21일 오전 '공공부문 여성대표성 제고 5개년 계획 수립' 관련 관계부처 합동 브리핑에서 "공공부문부터 여성 대표성을 제고해 민간부문으로 확산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공공부문에서 방송정책을 관할하는 기관은 방송통신위원회나 방송통신심의위원회 등이 해당한다. 

▲ 여성가족부는 21일 오후 2시 30분 서울 용산구 상상캔버스에서 토크콘서트 ‘우리가 함께 만드는 성평등한 대중매체’를 열었다. ⓒPD저널 

"성평등 콘텐츠 제작 위한 가이드라인 제시 필요" 

성평등한 미디어 환경을 위한 토론자들의 제안도 이어졌다. 

최지은 작가는 “제작진들은 ‘왜 그렇게 여성 배제적인 콘텐츠를 만드는가’라는 질문에 대해 ‘소비자의 요구 때문’이라고 답한다"며 "여성 시청자들은 남성을 선호하고 남성은 예쁜 여자를 선호하지만, 시청자들은 여성이나 남성에 대한 잣대가 다르기 때문에 여성 출연자를 섭외하는 건 위험부담이 크다는 논리"라고 말했다.

그는 “성평등 콘텐츠를 만들기 위해 PD들에게 동기 부여가 있어야 한다"며 "예능이나 드라마 제작진을 위한 성평등 워크샵이나 구체적인 가이드라인 제시 등이 필요하다. 성평등 시나리오 극본 공모전도 가능할 것”이라고 제안했다.

김 PD는 “최지은 작가가 한 말처럼 방송사에는 여자가 나오는 프로그램은 돈이 안 된다는 시선이 팽배하다"며 "여성 예능도 충분히 재밌을 수 있고 사랑받을 수 있다. 적극적인 기획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남성 MC와 패널 중심으로 진행되는 예능, 예능에서 여성들의 이야기를 듣고 싶다”는 시청자의 의견을 받은 김 PD는 “여성 연예인들은 여성 MC 자리가 얼마나 귀한지에 대해서 숨쉬듯이 말한다"며 "대부분의 프로그램들이 남성 진행자와 출연자들로만 만들어지고 있는 현실을 바꿔나가는 것이 우리의 역할”이라고 답했다.  

김정은 작가는 “유치원 때부터 성평등 교육을 시키는 등 성평등 교육을 의무화하면 좋겠다”며 교육의 필요성을 강조한 뒤 “성평등한 매체에 대한 시상을 더 늘려 제작진이 좀 더 의식하며 제작할 수 있는 게 중요하다"는 의견을 냈다. 현재 한국양성평등교육진흥원은 양성평등미디어상 시상을 1년에 한 번씩 개최하고 있다.

정현백 장관은 “IMF 리가르드 총재가 말했듯이 여성 고용이 늘어나면 GDP도 올라간다"며 "성평등이 이뤄지지 않는한 한국의 경제발전과 성장도 이뤄지지 않는다는 걸 당당히 이야기하고, (성불평등에 대해) 적극적으로 대응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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