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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금빛 내 인생’의 반전

[방송 따져보기] KBS 주말드라마 <황금빛 내 인생>의 흥행 요인 방연주 객원기자l승인2017.11.24 14:0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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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D저널=방연주 객원기자] KBS 주말드라마 <황금빛 내 인생>의 상승세가 가파르다. 지난 19일 방송이 시청률 37.7%(닐슨코리아 전국 기준)을 기록했다. 전작 <아버지가 이상해>의 최고 시청률 36.5%를 뛰어넘으면서 일각에서는 시청률 40% 돌파도 가능할 거라는 전망까지 내놓고 있다.

물론 주말극의 경우 평균 시청률이 20%가량 나오는 ‘시청률 텃밭 시간’이지만 <황금빛 내 인생>은 기존 주말극과 달리 젊은층의 호응도 얻고 있어 시청률 상승세를 주목할 만하다. ‘흙수저’를 벗어나고 싶은 여자에게 가짜 신분 상승이라는 기회가 찾아오면서 펼쳐지는 이야기를 그리고 있는 <황금비 내 인생>의 흥행 요인은 무엇일까.

<황금빛 내 인생>은 <검사 프린세스>, <49일>과 같은 미니시리즈를 비롯해 주말극 <내 딸 서영이>를 집필한 소현경 작가의 작품이다. <황금빛 내 인생>은 <내 딸 서영이>이와는 다른 방식으로 이야기를 끌어간다.

<내 딸 서영이>에서 이서영은 아버지 때문에 숱한 좌절과 시련을 겪다가 아버지와의 인연을 끊는다. 자식은 결코 부모를 버릴 수 없다는 가부장적 가족제도를 벗어나려는 서영이와 그런 딸을 마주하면서 차츰 달라지는 아버지의 변화를 통해 가부장제와 세대 갈등을 풀어냈다.

소 작가는 <황금빛 내 인생>을 한국사회를 장악한 ‘수저계급론’에서 시작한다. ‘흙수저’ 부모의 자식으로 태어났다는 이유만으로 절망감과 박탈감을 감당할 수밖에 없는 서지안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 KBS <황금빛 내인생> 방송 캡쳐.ⓒKBS

<황금빛 내 인생>은 극 초반 신데렐라 스토리와 출생의 비밀과 같은 뻔한 얼개를 그대로 가져오는 듯했다. ‘흙수저’ 여주인공, ‘재벌 3세’ 등장과 같은 익숙한 설정에 기대고 있지만, 속도감 있는 전개로 시청자의 관심을 붙잡았다.

방송 2회 만에 해성그룹 총수의 장녀 노명희(나영희) 대표가 친딸을 찾기 시작했고, 서지안의 엄마 양미정은 재벌가의 딸(서지수)을 자신의 친딸(서지안)과 바꿔치기 했다. 총 50부작의 중반부에 들어서기도 전에 서지안은 자신이 재벌가의 딸이 아니라는 사실을 알게 되고, 이를 폭로했다. 극의 흐름은 출생의 비밀을 숨기는 데 전전긍긍하기보다 오히려 사건의 국면을 전환시키며 흡입력을 높이고 있다.

또한 드라마 초반 실제 청년이 처한 현실을 서지안이 처한 상황으로 빗대는 동시에 ‘인생역전’ 판타지를 활용하며 시청자가 극에 몰입하게끔 이끌었다. 계약직을 전전하는 서지안은 정규직 채용을 위해 분리수거함에서 분유통을 수거하고, 직원들 취향에 맞게 커피 심부름을 하지만, ‘금수저’ 대학 동창의 농간으로 정규직 전환에 실패한다.

하지만 노명희 대표의 잃어버린 딸로 재벌가에 입성하면서 서지안의 상황은 역전된다. 하루 동안 현금 3000만원을 다 쓰고 오라는 미션을 받거나, 해성그룹에 정규직으로 다시금 입사하는 에피소드를 보여주면서 현실에서는 도저히 일어나기 어려운 ‘신분상승’ 판타지를 극대화한다.

사실 여기까지 보면, 소 작가가 <황금빛 내 인생>을 통해 보여주는 스토리는 어디서 본 듯한 흐름이다. ‘흙수저’ 부모를 둔 ‘흙수저’ 서지안이 가부장적 가족제도에 순종하며 살다가 출생의 비밀을 통해 신분상승의 기회를 얻는다는 것. 하지만 여기서부터 이야기는 다시 시작된다. 인생역전의 판타지는 오히려 서지안을 나락으로 떨어뜨렸기 때문이다.

노명희는 양미정을 향해 “그렇게 소중했던 니 딸 서지안, 평생 계약직도 못하게 해줄게. 죽을 때까지 구경해. 니 딸이 어떻게 사는지”라며 경고의 메시지를 던졌다. 출생의 비밀을 알고 윤리적 딜레마에 빠져있던 서지안은 자살을 기도했다가 가까스로 살아났다.

드라마 스토리는 이제 겨우 중반부를 넘어섰지만, 소 작가는 극중 인물이 처한 기구한 상황을 긴장감 있게 보여주고 있다. 나락으로 떨어진 서지안은 전환점을 맞이했다.

<황금빛 내 인생>은 여전히 ‘재벌3세’와의 판타지를 안고 있지만, 드라마 제목처럼 ‘흙수저’ 서지안이 ‘황금빛’ 인생으로 일구려는 일련의 시도가 관전 포인트이다. 과연 서지안은 어떠한 방식으로 다시 일어설지, 가족 간 신뢰를 어떻게 회복할 수 있을까. 본격적인 이야기는 이제부터 시작이다. 


방연주 객원기자  webmaster@pdjourna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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