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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공개 결정 고무적이지만...CBS '선긋기' 아쉬워"

[인터뷰] <세바시> '성 소수자' 주제 강연한 강동희 활동가 “전면에 나서지 못한 성소수자 대신 출연 결심” 김혜인 기자l승인2017.11.27 17:1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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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D저널=김혜인 기자] <주식회사 세상을 바꾸는 시간 15분>(이하 세바시)과 한국양성평등교육진흥원이 함께 기획한 성 소수자 관련 강의가 비공개 결정으로 여론의 비판을 받은 뒤 다시 공개됐다. 앞서 <세바시>는 지난 25일 모회사인 CBS에 대한 일부 교회 교인들의 항의를 이유로 해당 동영상을 비공개로 전환했다.

<세바시> 측은 27일 페이스북을 통해 대학성소수자모임연대 큐브(QUV) 활동가인 강동희 씨(24)의 ‘성 소수자도 우리 사회의 분명한 구성원입니다’라는 강연을 다시 공개로 전환했다고 밝혔다.

<세바시>는 “이 강연은 <세바시>가 기획하고 제작했으며, 세바시 소유의 동영상 채널을 통해서만 공개한 것임을 분명히 밝힌다”며 CBS와 무관함을 강조했다. 지난 5월 CBS에서 떨어져나온 <세바시>는 양성평등교육진흥원과 독자적으로 이번 '대학생 폭력 예방' 기획을 준비했다.  

 

▲ '세바시'유튜브채널에 공개된 강동희씨 강연 영상 첫 화면ⓒ세바시유튜브영상

통상 <세바시> 동영상은 CBS TV에도 편성되는데, 이번 '성소수자 강연'은 방송하지 않기로 하고 녹화했다. 하지만 <세바시>가 지난 23일 유튜브 등 동영상 채널에 강 씨의 강연을 공개한 뒤 일부 교회 교인들은 “해당 강연이 CBS TV를 통해 방송되었다”며 항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CBS 27일 “해당 강연은 소수자에 대한 차별과 폭력을 거부하기 위한 취지로 제작했을 뿐 동성애를 옹호하거나 조장하는 내용은 없었다”며 “이 강연은 CBS TV를 통해 방송되지 않았다는 점을 분명하게 밝힌다”는 입장을 밝혔다. 

강동희 씨는 <PD저널>과의 인터뷰에서 <세바시>의 재공개 결정과 관련해 "영향력 있는 매체가 차별과 폭력에 단호하게 나간다는 측면에선 고무적이지만 CBS가 보여준 태도는 결과적으로 선긋기였기 때문에 안타깝다"며 "(성 소수자 문제와 관련해) 방송이 보여줄 수 있는 최선이 아니었을까란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이하는 27일 <세바시> 강연자였던 강동희 씨와 나눈 일문일답.

 

▲ '세바시'에 출연한 강동희 활동가. '성소수자도 우리 사회의 분명한 구성원입니다' 로 강연하는 모습. ⓒ세바시유튜브채널

<세바시>가 강연 영상을 다시 공개하기로 했습니다.

강동희(이하 강) : 사실 CBS TV를 통해 방송이 안 나간다는 말을 듣지 못했어요. 그날 같이 강연한 분들의 영상을 TV에 모두 나갔는데 저만 못 나간 게 아직도 아쉽긴 해요. <세바시>의 재공개 결정문을 봤을 때 영향력 있는 매체가 차별과 폭력에 단호하게 나간다는 측면에선 고무적이지만 CBS가 보여준 태도는 결과적으로 선긋기였기 때문에 안타깝습니다. 한편으로는 방송이 보여줄 수 있는 최선이 아니었을까란 생각도 들고요.

기획 단계부터 <세바시>팀과 여성가족부와 함께 원고 내용 등을 공유했는데, <세바시>가 모든 비난을 감당하게 됐습니다. <세바시>가 일명 '독박'을 쓴 것 같아 미안한 마음도 있습니다.

<세바시>가 중간에 (공개 방침을) 철회하고 번복하는 걸 보면 <세바시>를 지지해주는 것도 필요해 보입니다. <세바시>가 어려운 결정을 해줬고, 프로그램이 버티고 있어야 저와 같은 고민을 하는 이들이 또 목소리를 낼 수 있잖아요.

25일 <세바시> 페이스북에서 영상을 내렸는데, 의견 조율이 있었는지.

강 : 25일 <세바시> 대표 PD에게 미안하다는 연락을 받았습니다. “<세바시>가 CBS와는 독립적으로 제작하고 있지만,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어 내리게 됐다”는 메일 내용이었어요. 메일을 읽고 놀란 마음에 페이스북에 봤더니 공지가 올라왔던 상태였기에 전 ‘협의’가 아닌 ‘통보’를 받은 셈이었죠.

이후에 어떤 의견 표명을 했나요.

강 : 화가 나고 정신도 없어 우선 가만히 있었어요. 나중에 <세바시>제작진 분들이 미안하게 됐다는 연락을 했습니다. 

방영이 안 될 줄 예상했나요. 

강 : 원고 내용을 중간에 바꾼 것도 아니고 공모전에 제출할 때부터 여성가족부와 양성평등교육원, <세바시> 제작팀 모두 성소수자 내용이라는 걸 알았습니다. <세바시>팀과 미팅도 하고 원고 내용이 협의 된 상황이었고요. 예민한 문제이기에 저도 문제가 될 거라곤 예상했지만 <세바시>제작진이 감당 못할 거라곤 생각 못했어요. <세바시>에서 방송을 할 준비가 된 줄 알았습니다.

섭외 과정은 어땠나요. 

강 : <세바시>와 여성가족부와 양성평등교육원에서 젠더 폭력 및 혐오표현에 관한 강연회를 위해 4명의 청년을 선발한 거예요. 프로그램을 기획할 때 자문위원회를 꾸렸나 봐요. 패널이 될 만한 이들을 추천하고 추천받은 이들이 원고를 내서 양평원에서 심사하고 패널을 뽑는 과정을 거친 거예요.

김지양 씨, 손아람 작가 등이 페이스북을 통해 지지 의견을 밝혔는데. 

강 : 이분들이 제2의 타깃팅이 된 거 같아 죄송합니다. 반동성애 진영에 있는 분들이 ‘손아람 작가도 성 소수자이고 강동희도 동성애를 했다’고 주장하더라고요. <세바시>를 공격하는 성명도 냈고요. 

출연을 결심했던 계기는 무엇이었나요.

강 : 인권운동을 하면서 만난 성 소수자 친구들은 전면에서 얘기할 수가 없습니다.혐오가 워낙 거세니까요. 상대적으로 상처를 덜 받을 수 있는 제가 성 소수자 인권에 대해 말하는 게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김혜인 기자  key_main@pdjourna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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