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UPDATE : 2018.9.23 일 17:21

MBC 전현직 임원 7명 '수상한 휴대폰 교체'

노조 "조직적인 증거 인멸 행위...검찰 구속 수사해야" 이미나 기자l승인2017.11.28 15:00:22

크게

작게

메일

인쇄

신고

▲ 28일 서울 마포구 상암동 MBC에서 열린 전국언론노동조합 MBC본부의 기자회견에서 장준성 MBC본부 교섭쟁의국장이 전, 현직 경영진의 증거 인멸 시도 의혹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전국언론노동조합 MBC본부

[PD저널=이미나 기자] 김장겸 전 사장을 비롯한 MBC 전현직 고위 임원들이 당국의 본격적인 수사를 받기에 앞서 사용하던 휴대전화를 분쇄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특히 김장겸 전 사장과 백종문 전 부사장이 각각 두 달 간격으로 두 차례 휴대전화를 분쇄, 교체한 배경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전국언론노동조합 MBC본부(아래 MBC본부)는 수사를 맡고 있는 검찰에 관련 증거를 제출하는 한편, 김 전 사장을 비롯한 관련자들의 구속 수사를 촉구했다. 

MBC본부는 28일 오전 11시 30분 서울 마포구 상암동 MBC 본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한 고위 임원의 휴대전화가 분쇄되는 장면이 담긴 동영상을 공개했다. 동영상에는 특정할 수 없는 누군가가 한 고위 임원의 휴대전화를 MBC 본사에 위치한 하드디스크 분쇄기에 넣고, 10초가량 동작시킨 뒤 기계를 열어 휴대전화가 완전히 분쇄된 것을 확인하는 과정이 담겼다. "돌려, 빨리"라며 분쇄를 재촉하는 신원 미상의 목소리도 함께 들어 있다.

MBC본부에 따르면 사용하던 휴대전화를 분쇄하거나 교체한 MBC 전현직 고위 임원은 김장겸 전 사장을 비롯해 백종문 전 부사장, 최기화 기획본부장, 오정환 보도본부장 등 7명에 이른다. 이는 MBC의 전체 임원진인 11명 중 절반을 훨씬 넘는 수치다. 이들 모두 고용노동부의 특별근로감독에 따른 조사 및 국정원의 MBC 장악 시도 등과 관련한 수사를 받기 직전, 비슷한 시기에 휴대전화를 분쇄한 것으로 드러났다.

김장겸 전 사장은 지난 8월 14일 사용하던 휴대전화를 산하 부서를 통해 완전히 파쇄하라고 지시했다. 담당자가 이유를 묻자 "임원회의 결정사항이니 따르라"고 강하게 밀어붙인 것으로 전해졌다.

▲ 28일 서울 마포구 상암동 MBC에서 열린 전국언론노동조합 MBC본부의 기자회견에서 조합원이 이날 발행된 노보를 읽고 있다. ⓒ전국언론노동조합 MBC본부

이에 대해 김연국 MBC본부장은 "당시 김장겸 전 사장의 휴대전화는 지급받은 지 두 달도 되지 않는 최신형이었다"며 "분쇄는 회사가 보유한 하드디스크 파쇄기로 이루어졌고, 김 전 사장의 비서가 이 과정을 지켜보고 분쇄된 것을 끝까지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당시는 고용노동부의 특별근로감독에 따른 조사가 임박한 시점이었다.

김 전 사장은 지난달 재차 휴대전화를 교체했다. 이번엔 8월에 지급받은 휴대전화는 김 전 사장이 갖고, 직접 가지고 온 중고기기를 새로 개통했다고 전해진다.

이에 대해서도 김연국 본부장은 "김 전 사장이 두 번째로 휴대전화를 교체한 날은 서울중앙지검이 국정원의 MBC 장악 문건과 관련해 전영배 전 보도본부장을 소환하기 사흘 전이었다"며 "김 전 사장은 전영배 전 보도본부장 재임 시절 보도국 정치부장으로, 정치부는 바로 국정원 담당부서였다"고 설명했다.

MBC본부에 따르면 백종문 전 부사장 또한 고용노동부의 특별근로감독이 실시되기 직전인 지난 6월 초 한 차례 휴대전화를 분쇄하고 교체했다. 분쇄한 휴대전화는 지난해 11월 지급받은 것으로, 사용 7개월 만에 이를 교체한 것이다. 교체 2달만인 8월 22일 백 전 부사장은 또다시 사용하던 휴대전화를 분쇄하고 같은 기종, 같은 저장용량, 같은 색상의 휴대전화를 새로 지급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며칠 뒤 고용노동부의 조사에 따라 김재철·안광한 전 사장이 검찰에 소환돼 조사를 받았다.

이 외에도 MBC본부에 따르면 오정환 보도본부장, 최기화 기획본부장도 김장겸 전 사장이 두 번째로 휴대전화를 교체했던 8월 14일 휴대전화를 분쇄하고 교체했다. 같은 달 17일 김도인 편성제작본부장이, 23일 김성근 방송인프라 본부장이, 29일 윤동렬 미디어사업본부장이 차례로 휴대전화를 교체했다. 이 세 임원이 당시까지 사용하던 휴대전화는 모두 사용한 지 2~4개월 되는 신형이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MBC본부는 "고용부의 특별근로감독 실사가 끝나고 경영진의 소환 조사를 앞둔 시점에, 불과 2주 사이 7명의 임원이 휴대전화를 분쇄하거나 교체했다"며 "이는 명백한 증거 인멸"이라고 꼬집었다.

▲ 28일 서울 마포구 상암동 MBC에서 열린 전국언론노동조합 MBC본부의 기자회견에서 조합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전국언론노동조합 MBC본부

이 같은 전현직 고위 임원들의 행동에 대해 MBC본부는 "새 모델로 바꾼 지 석 달도 안 된 전화기를 또 다시 바꾼 것도 이해할 수 없지만, 이전에 쓰던 기기까지 물리적으로 분쇄해 없앤 것은 사상 초유의 일"이라며 "밖으로 새어나가면 안 될, 반드시 분쇄해 없애야 할 내용들이 휴대전화 속에 들어있었던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MBC본부는 "이들은 국가정보원과 공영방송 장악을 음모한 내부자들인 동시에 부당진계·부당전보 등 부당노동행위의 피의자이자 주요 수사 대상"이라며 "언론인이자 공영방송 경영진이 (언론의) 공영성·공정성을 파괴하고 범법·위법행위를 저지른 것도 모자라 증거 인멸까지 했다"고 비판했다.

또 MBC본부는 "이 같은 증거 인멸 및 증거 인멸 교사 행위는 형법 155조 1항에 따라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700만 원 이하의 벌금이 처해질 수 있는 중범죄"라며 "지난주 서울서부지검에 관련 증거와 진술 일체를 제출했고, 28일(오늘) 서울중앙지검에도 관련한 내용을 정식으로 제출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MBC본부의 기자회견 내용에 대해 MBC 측은 28일 <PD저널>에 "회사의 공식입장은 없다"고 밝혔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이름이 거론된 한 현직 임원은 <PD저널>과의 통화에서 "어차피 (MBC에서) 나갈 마당인데, 적당히 했으면 좋겠다"라며 "(증거 인멸이라는 의혹은) 너무 소설책을 많이 본 것 아니냐"고 말했다. 


이미나 기자  neptune@pdjournal.com
<저작권자 © PD저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미나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인기기사

기사 댓글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0 / 최대 400byte

숫자를 입력해주세요

욕설등 인신공격성 글은 삭제합니다.
여백
여백
여백
기사제보광고문의불편신고개인정보취급방침청소년보호정책이메일무단수집거부
[158-715] 서울 양천구 목동 923-5번지 한국방송회관 10층l대표전화 : 02-3219-5613~5619l구독문의 : 02-3219-5618l팩스 : 02-2643-6416
등록번호: 서울, 아00331l등록일: 2007년 3월 5일l발행인: 류지열l편집인: 이은미l청소년보호책임자: 류지열
PD저널 편집국 : 02-3219-5613l광고 문의(PD연합회 사무국 · 광고국) : 02-3219-5611~2l사업제등록번호 : 117-82-60995l대표자 : 류지열
Copyright © 2018 피디저널(PD저널). All rights reserved. mail to webmaster@pdjourna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