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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성취’ 권하는 예능

[방송 따져보기] KBS <백조클럽> 채널A <도시 어부> 등 일상에 주목하는 프로그램 인기 방연주 객원기자l승인2017.11.29 11:05: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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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채널A <도시어부> 방송 화면 캡쳐.

[PD저널=방연주 객원기자] ‘핫’하지 않은 게 ‘핫’하다. 요즘 예능 프로그램을 보면, 한 축은 아이돌 데뷔를 위해 치열하게 경쟁하는 서바이벌 프로그램이, 또 다른 축은 평범하고 작은 일상을 주목하는 프로그램이 입지를 넓혀가고 있다.

꿈과 성공이라는 거대 담론을 비집고, 낚시하거나 제빵을 하는 등 작은 성취에 만족하는 모습이 대비된다. 대표적으로 채널A <나만 믿고 따라와-도시어부>(이하 <도시어부>), TV 조선<시골빵집>을 비롯해 추석 당시 파일럿으로 방영됐던 KBS <발레교습소-백조클럽>(이하 <백조클럽>이 지난 24일부터 정규 편성됐다. SBS <살짝 미쳐도 좋아>도 스타들의 평범한 일상과 취미 생활을 관찰 예능 방식으로 보여주고 있다.

<도시어부>는 방영 초기만 해도 흥행을 예상하지 못했다. 이경규, 이덕화, 마이크로닷 등이 국내 곳곳을 돌아다니며 낚시 대첩을 벌인다는 콘셉트를 내세웠지만 기존 버라이어티 예능의 연장선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 경남 통영시 앞바다에서 펼친 ‘부시리 대첩’이 큰 화제를 낳았다. 결과적으로 멤버들이 목표치인 70㎝ 이상 부시리를 낚는 데 실패했지만, 부시리를 잡기 위해 안간힘을 쓰는 모습에 시청자들이 호응했다. 주요 포털사이트에서 실시간 검색어 1위를 기록하며 반응이 뜨거웠고, 지난 23일 방송분은 4.1%(닐슨코리아, 전국기준)라는 자체 최고 시청률을 기록해 신흥 예능 강자로 급부상했다.

<백조클럽>의 출연자들은 ‘낯선’ 무언가, 즉 발레를 배우고 있다. <백조클럽>도 포맷 자체로는 새롭지 않다. 오히려 ‘춤’을 소재로 한 프로그램과 비교하면 예능 요소가 덜하다.

▲ KBS <발레교습쇼-백조클럽> 방송 화면 캡쳐.

지난 2011년 방영된 MBC <댄싱 위드 더 스타>에서는 가수, 배우, 개그맨 출연자가 국가대표 댄스 스포츠 선수들과 팀을 이뤄 매주 경연을 벌이며 ‘서바이벌’을 강조했다. <댄싱 위드 더 스타>가 ‘누가 더 완벽하게 잘해내느냐’에 방점을 찍었다면, <백조클럽>은 그야말로 ‘초짜들의 고군분투’이다.

누구나 ‘완벽하지 않다’는 데서 출발한 예능이기에 ‘작은 성취’에 기댄다. 그래서인지 한 번도 발레를 접해보지 않은 출연자는 기본 동작을 취할 때마다 한 없이 뻣뻣해진 몸을 탓하면서도 자신의 감정을 몸으로 표현한다는 데서 보람을 느끼고 있다.

SBS <살짝 미쳐도 좋아>도 평범한 일상에서 행복의 가치를 재발견하는 라이프스타일을 전하고 있다. 스타들의 일상을 엿본다는 점에서 현재 방영 중인 SBS <미운 우리 새끼>, <동상이몽2-너는 내 운명>과 같이 관찰 예능의 성격이 짙지만, 스타들의 소소한 일상과 취미를 엿보는 데서 재미를 만들어내고 있다. 가수 세븐은 볼링을 하면서, 자이언트 핑크는 펭귄인형, 펭귄이불 등 ‘펭귄템’을 모으면서 자족한다.

이밖에도 <시골빵집>의 출연자들은 한적한 마을에서 직접 제빵에 도전하고 빵집을 운영 중이다. ‘불맛’을 내는 데 심사숙고하거나 우여곡절 끝에 단팥빵, 소보로를 만들어 마을 주민이 맛보게 하면서 작은 기쁨을 누린다.

이처럼 예능 프로그램들이 ‘경쟁의 재생산’이라는 굴레에서 한 발 벗어나 ‘작은 성취’를 누리며 일상에 눈길을 돌리고 있다. 여전히 꿈과 열정, 부와 명예, 사회적 성공 등 경쟁을 부추기는 서바이벌 요소들이 시청자의 눈길을 붙잡지만, ‘헬조선’, ‘흙수저’라는 신조어가 보여주듯 장기 경기 침체와 소득 불균형으로 인한 한국 사회가 처한 현실을 외면하긴 어렵다.

그래서인지 요즘 예능 프로그램들은 스타 출연자들이 작은 만족, 작은 변화에 기대는 모습을 담아낸다. 스타의 경험을 보여주면서 시청자가 일상에서 할 수 있는 게 무엇인지를 되묻는다.

‘이생망’(이번 생은 망했어)이라는 현실을 딛고 선 우리가 매일 매일 해낼 수 있는 게 무엇인지, 행복의 가치는 무엇인지, 그리고 거창하게 성공을 꿈꾸지 않더라도 작은 성취를 얻기 위해 어떤 방식으로 일상을 재구성해야 하는 지를 말이다. 


방연주 객원기자  webmaster@pdjourna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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