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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임 불복' 고영주 이사장, MBC 사장 표결 참여하나

노조 "방통위, 고영주 해임 절차 차일피일 미뤄" 이미나 기자l승인2017.11.29 15:53: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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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D저널=이미나 기자] 고영주 전 방송문화진흥회(아래 방문진) 이사장이 방송통신위원회(아래 방통위)의 해임 처분 통보에 대해 불복하겠다는 뜻을 밝히고 청문 절차를 요청했다. 방통위의 청문 절차를 거쳐 고 전 이사장의 이사 해임 여부가 확실시되려면 최소한 10일 이상의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이 같은 상황이 다음달 7일로 예정된 MBC 새 사장 선정에도 영향을 끼칠지 여부가 주목된다.

▲ 고영주 전 방송문화진흥회 이사장 ⓒ뉴시스

앞서 MBC의 대주주인 방문진은 지난 2일 이사회를 열고 고영주 전 이사장에 대한 불신임안 및 이사 해임 건의안을 통과시켰다. 방문진으로부터 해임 요청을 받은 방통위는 지난 15일 전체 회의를 거쳐 다음날인 16일 고 전 이사장에게 해임 처분을 사전 통보했다.

행정절차법 21조에 따르면 해임 통보를 받은 고 전 이사장은 일정 기간 이내에 의견을 제출할 수 있다. 또 22조에 따르면 이 기한 내 고 전 이사장의 요청이 있을 경우 방통위는 청문회를 열어야 한다. 방통위는 청문회 날짜를 확정한 뒤 10일 전까지 당사자인 고 전 이사장에게 통보해야 하므로, 고영주 전 이사장의 해임이 확실시되기까지는 '방통위가 청문회 날짜를 확정하기까지의 시간+10일' 이상이 걸리는 셈이다. 

원칙적으로 고 전 이사장은 이사장직에서 해임된 현재에도 방문진 비상임 이사로서 권한을 행사할 수 있다. 이에 따라 오는 30일 열리는 임시 이사회를 비롯해 다음달 7일 열리는 정기 이사회에도 참여할 수 있다. 이사회에서 다루게 될 MBC 새 사장 선임에 관한 논의 및 표결에 참여할 권리도 갖는다는 뜻이다. 

전국언론노동조합 MBC본부(아래 MBC본부)는 지난 28일 성명을 통해 "고영주는 방문진 이사장으로서 공영방송 MBC를 파괴한 주범일 뿐만 아니라, 대통령 명예훼손부터 김영란법 위반 골프 접대까지 다양한 혐의를 받는 형사 사건 피의자"라며 "현직 대통령을 공산주의자라고 우기는 극우 성향은 물론, 그런 자신을 '갈릴레이'라 참칭하는 과대망상증 인사가, 현재까지도 MBC의 공정성과 객관성을 관리 감독하는 방문진에서 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것 자체가 코미디"라고 반발했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고 전 이사장 혹은 야권이 일부러 시간을 끌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을 내놓고 있다. 실제로 고 전 이사장은 2015년 국정감사에서 자신이 방문진 이사장이 된 배경을 두고 "내게 맡기신 분은 의미와 목적이 있어서일 것"이라고 말해 논란을 빚기도 했다. 당시 정권과의 교감이 있었다는 의미로 읽히는 발언이다. 최근에도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출석했다가 자유한국당 의원총회에 참석하는 등 편향적인 성향을 서슴없이 드러냈다.

유기철 방문진 여권 추천 이사는 29일 <PD저널>에 "(고영주 전 이사장의 불복은) 예상할 수 없었던 부분은 아니"라며 "최대한 시간을 끄는 지연 전략의 일환이라고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유 이사는 "청문회를 거친 뒤에 고 전 이사장이 해임된다고 해도, 행정처분 무효소송 등을 계속 이어가지 않을까 싶다"고 전망했다. 고 전 이사장 또한 지난달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주위 애국진영 인사들에게 내 거취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물었는데 전부 절대 물러나지 말라더라"며 법적 소송 등 각종 조치를 불사하겠다는 뜻을 밝힌 바 있다.

▲ 지난 13일 열린 방송문화진흥회 이사회에서 김장겸 전 MBC 사장의 해임안이 가결되는 모습 ⓒ뉴시스

방통위에서 방문진의 요청을 받은 뒤 2주 뒤에나 고 전 이사장에게 해임을 통보한 것을 두고도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MBC본부는 28일 성명에서 "(방통위가) 차일피일 절차를 미루며 시간을 흘려보냈다"고 비판했다. 이어 "방통위의 미적거리는 행보에, 고영주도 스스로 불복 절차를 밟으면서, MBC 새 사장 선임 과정에서 고영주가 법적 권한을 여전히 갖게 되는 말도 안 되는 상황이 발생했다"며 "방통위는 당장 지금이라도 청문 일자 통보 등 고영주 해임 절차를 신속하게 진행하라"고 촉구했다. 

방통위 한 관계자는 29일 <PD저널>에 "전체 회의는 통상적으로 일주일에 한 번씩 열리고, 회의 안건으로 올리기 전 사전 검토를 할 시간도 필요하다"고 반박했다. 이어 관계자는 고 전 이사장 청문 절차 일정에 대해서는 "아직 청문회 일자를 포함해 공개 여부, 방법 등을 논의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고영주 전 이사장의 해임 처분 불복이 MBC 새 사장이 선임되는 과정에는 어떤 영향을 끼칠 수 있을까. 아직 이사 해임이 확정되지 않은 고영주 전 이사장까지 포함해 현재 방문진 이사회의 구성은 여권 추천 5인, 야권 추천 4인으로 이루어져 있다.

새 사장은 오는 7일 정기 이사회에서 이사회 제적 인원의 과반수 득표를 얻어야 하므로, 상대적으로 소수인 야권 추천 이사들이 새 사장 선임에 결정적인 영향력을 미칠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야권 추천 이사들이 사장 선출 논의에 참여할지도 불확실하다. 앞서 야권 추천 이사 3인(김광동·권혁철·이인철)이 김장겸 전 MBC 사장의 해임을 인정할 수 없다며 법원에 가처분 신청 및 해임 무효 소송을 제기하고, 새 사장 선임 논의 일정에 참여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기 때문이다. 이들은 지난 13일과 16일에 열린 임시 이사회에도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유기철 이사는 이에 대해 "(고영주 전 이사장의 청문 절차로 이사 해임이 늦어진다고 해도) MBC 새 사장이 선임되는 과정에는 아무런 지장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MBC 한 관계자도 "고영주 전 이사장의 해임 절차가 조속히 완료되고, 야권에서 보궐 이사를 선임했더라면 (새 사장 선임 과정에서 예상되는) 파행의 규모를 줄일 수 있었을 것"이라며 "그런 부분에서 아쉬움은 남지만, 결과적으로 이것이 결정적인 영향은 주지 않을 것 같다"고 내다봤다.

한편 방문진은 27일까지 입후보한 13명의 MBC 새 사장 후보들 가운데 3명의 최종 후보를 선정하는 임시 이사회를 오는 30일 열 예정이다. 최종 후보가 된 3인은 다음달 1일 서울 마포구 상암동 MBC에서 열리는 정책설명회에서 현장 방청객과 인터넷 생중계를 지켜보는 시청자 등에 자신의 비전 및 정책 등을 설명해야 한다. 

방문진은 다음달 1일부터 5일까지 최종 후보 3인에 대한 국민들의 질문을 받아 이를 바탕으로 7일 최종 면접을 진행하고, 이사회의 논의와 표결을 거쳐 새 사장 내정자를 결정한다는 방침이다. 


이미나 기자  neptune@pdjourna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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