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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tsmark3|최근 우리 방송의 어떤 경향
|contsmark4|우리 tv가 정신분열 증세를 보이고 있다.밀착 다큐멘터리로 실직자의 아픔에 같이 울더니 곧이어 화려한 코메디 쇼에서 "짤린 주제에 눈은 높아가지고…"라며 시청자를 웃기려 든다.시대적 순수를 확인한다는 한 드라마의 화두가 어느날 "똑 사세요"로 대체된데는 쇼나 코미디가 그걸로 한몫 보려는데 있었다.태종 이방원은 쇼에 나와 별 괴상한 춤을 다 추고, 자유당 시절의 시대적 격변을 헤쳐간다는 주인공은 누구 주먹이 더 센가 내기라도 하려는 것 같다.시사고발 프로그램들도 예외는 아니다.방송3사는 마치 "누가누가 잘하나"에 출연한 아이들 같이 경쟁한다. 비판의식과 고발정신의 차이점을 인식하지 못하니 프로그램의 주제는 항상 "나쁜놈 총집합"에 머무를 뿐 그러한 나쁜 놈들을 배출하는 이 사회의 병리적 구조에 열패감만을 느끼게 한다. imf시대의 단편들을 미시적으로만 파고들뿐 문제의 근원에 대해서는 감히 맞서볼 엄두도 못낸다. ars표 자선프로그램들은 또 어떤가. 그것들은 마치 앵벌이들처럼 "얼마나 모았나"로 성과를 확인하려 할 뿐, 사람들의 불행이 어디서 왔는지에 답하지 못하는 청맹과니일 뿐이다. tv는 날마다 저 혼자 울고 웃다가 어느날은 분노하고, 급기야는 참회의 눈물을 줄줄 흘려대기도 한다.도대체 이 병의 원인은 어디서 온 것일까.그것은 우리 방송이 이 시대의 모순에 대항하려 하지 않고 쉽게 타협하려하거나 도피하려 하기 때문이다. 시청률과 시대적 소명을 동시에 성취하겠다는 방송사의 의지는 중세의 십자군 운동처럼 다만 시대를 팔아 장사를 하려는 욕망으로 가득차 있을 뿐이다. 그러한 tv의 자기분열적인 징후는 동시에 우리들 자신의 철학과 세계관의 부재증명이기도 하다. 괴테는 의욕을 보이는 무지보다 위험한 것은 없다고 했다.이제는 더 이상 그러지 말자.우리가 우리 자신이 만든 프로그램을 봐도 웃기는 상황이다.어두운 편집실에서 편집기에 전원을 켜기전에 한번쯤은 자신에게 물어보자. 나에게 방송이란 무엇인가라고.그리고 방송으로 무엇을 할 수 있는가라고 말이다.만일 그 대답이 떠오르지 않는다면 자신에게 답을 주는 다른 일을 찾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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