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랙리스트 문화예술인' MBC에서 다시 만나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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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리스트 문화예술인' MBC에서 다시 만나야죠"
[현장] 박경추 아나운서 ‘시사토크 이슈를 말한다’ 첫방송...첫 게스트 개그우먼 김미화 씨
  • 김혜인 기자
  • 승인 2017.12.02 11:4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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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D저널=김혜인 기자] 

“세상 풍경 중에 가장 아름다운 풍경. 모든 것이 제자리로 돌아가는 풍경이라는 ‘시인과 촌장’의 노랫말이 생각납니다. 만나면 좋은 친구 MBC가 시청자 여러분들의 사랑을 받을 수 있는 자리로 다시 돌아가고자 합니다” (<시사토크 이슈를 말한다> 박경추 아나운서의 클로징 멘트)

 

▲ 3일 방송 예정인 '시사토크 이슈를 말한다' 사진 ⓒMBC제공

지난 1일 MBC <시사토크 이슈를 말한다> 녹화장 분위기는 평소와 달랐다. 이날은 MC가 신동호 아나운서에서 박경추 아나운서로 교체되며 시즌 2로 ‘새단장’한 뒤 처음으로 진행한 녹화였다.

진행자만 바뀐 게 아니다. 형식도 기존의 '시사토크'에서 벗어나 인물 중심의 토크쇼로 변화를 줬다. 시즌 2 첫 게스트는 '블랙리스트'에 올라 한동안 방송에 나오지 못했던 개그우먼 김미화 씨였다. 

5년 만에 프로그램에 복귀한 박경추 아나운서는 녹화 시작 한 시간 전에 도착해 제작진과 일일이 반가움의 인사를 건넸다. 박 아나운서는 “5년 만이네요, 아니 상암 세트장 촬영은 처음입니다”라며 몇몇 제작진과 포옹을 나눴다. 

박경추 아나운서는 지난 2012년 총파업 이후 5년간 방송에 모습을 드러낼 수 없었다. 파업 전 박 아나운서는 <출발!비디오 여행>, <MBC 저녁뉴스>, <MBC 이브닝 뉴스> 등을 거친 MBC의 간판 얼굴이었다.

하지만 파업 이후 대기발령 상태에서 이른바 ‘신천교육대’(MBC아카데미), 성남지사 등 직무와 관련 없는 교육을 받았다. 법원에서 원직복귀 명령을 받은 뒤에도 3년 동안 라디오국에서 일했다.

분장실에서 분장을 마치고 나온 김미화 씨는 “오늘 가장 (MBC의 변화를) 실감한다”고 말했다. “박경추 아나운서가 MC를 보는 것도, 블랙리스트에 오른 분들이 방송에 나오게 되는 부분도요. 특히 분장실에서 방송 관계자들과 인사하는데 다들 ‘와 상암은 이렇게 바뀌었구나’ 하시는데 전 같은 외부인인 줄 알았어요”라며 웃어 보였다.

그는 2011년 원세훈 당시 국정원장의 지시로 7년 동안 진행했던 MBC 라디오 <세계는 그리고 우리는>에서 강제 하차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달 28일엔 'MB정권 블랙리스트' 예술인들과 함께 이 전 대통령과 원세훈 전 국정원장 등을 상대로 1인당 위자료 500만원의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소송을 제기하기도 했다.

김 씨는 이날 프로그램 녹화 도중, <세계는 그리고 우리는> 하차 당시 힘을 보태준 라디오PD들을 회상하며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 

김미화 씨의 남편 윤승호 교수(성균관대)가 악단장을 맡고 있는 '윤승호밴드'가 이날 오프닝을 꾸며줬다. 녹화가 끝난 이후엔 김미화씨가 마이크를 잡고 ‘Fly to the moon'을 부르며 분위기를 띄웠다.

시사토크에서 인물 중심 대담 프로그램으로

당분간 <시사토크 이슈를 말한다>에 '블랙리스트 예술인'들의 나들이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이종혁 PD는 “당분간은 블랙리스트와 관련돼 방송에 나오지 못했던 분들 위주로 섭외할 예정"이라며 “MBC에 나오지 못했던 분들에게 이제는 나올 수 있는 곳이란 메시지를 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이 PD는 <시사토크 이슈를 말한다>시즌 2의 방향에 대해 “사람이 중심이 되는 토크쇼"라며 "토크쇼에서 다루는 주제도 시사보다 출연자와 관련된 이슈에 초점을 맞출 계획"이라고 소개했다.  

▲ 첫 게스트로 출연한 개그우먼 김미화 ⓒMBC제공

아나운서들의 순차적 프로그램 복귀

아나운서들의 복귀와 함께 프로그램 정상화도 빠르게 이뤄지고 있다.

총파업 중단 이후 가장 먼저 MBC 라디오 간판 프로그램인 <시선집중>은 신동호 아나운서 국장이 하차하고 <변창립의 시선집중>으로 바뀌었다.

아나운서국을 떠났던 김범도, 변창립, 강재형, 황선숙, 최율미, 김상호, 신동진, 박경추, 차미연, 손정은, 오승훈(휴직 중) 아나운서도 아나운서국으로 돌아왔다. 아니운서들은 순차적으로 프로그램에 복귀할 계획이라고 언론노조 MBC본부는 전했다.

새롭게 바뀐 <시사토크쇼 이슈를 말한다>는 오는 3일 오전 7시 10분에 방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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