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시사교양, '반성문' 들고 시청자 찾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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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D수첩' 'MBC스페셜', 모두 정상 방송 첫 아이템으로 '공영방송 MBC' 다뤄

▲ 지난 8월 MBC 시사제작국 소속 구성원들은 서울 마포구 상암동 MBC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제작거부를 선언했다. ⓒ전국언론노동조합 MBC본부

[PD저널=이미나 기자] MBC의 간판 시사교양 프로그램인 <PD수첩>과 <MBC스페셜>이 다음주 정상 방영을 재개한다.

6일 두 프로그램의 제작진은 모두 복귀 후 첫 방송으로 지난 이명박·박근혜 정부 아래 시청자의 신뢰를 잃어간 공영방송 MBC의 현주소를 짚어보겠다고 밝혔다. 시청자에게 보내는 일종의 '반성문'이다. 이러한 배경에는 '방송 정상화에 앞서 시청자에 대한 사과가 먼저'라는 제작진의 공통된 뜻이 자리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두 프로그램의 제작진은 각각 지난 7월과 8월 간부들의 방송 아이템 검열 및 불방 조치 등으로 제작 자율성이 침해되고 있다며 제작 거부를 선언했고, 9월 초부터는 전국언론노동조합 MBC본부(아래 MBC본부)의 총파업에 참여했다. 그동안 <PD수첩>의 자리는 <어서와~ 한국은 처음이지?> <출발! 비디오 여행> 등의 예능 프로그램 재방송 및 스페셜 방송이 대신했고, <MBC스페셜>은 외부 프로덕션에서 만들어진 다큐멘터리로 채워졌다.

오는 12일 방송을 재개하는 <PD수첩>은 2주에 걸쳐 국정원이 작성한 것으로 알려진 이른바 'MBC 장악 문건'의 실체를 파헤칠 예정이다. 제작진은 "이명박 정부가 PD·기자는 물론, 출연자와 작가들을 어떻게 분류, 관리하고 심지어 배제할 수 있었는지 낱낱이 밝힐 것"이라고 전했다. 지난 5년간 방송 출연에서 배제되어 카메라 앞에 서지 못했던 손정은 아나운서가 스페셜 MC로 힘을 보탠다.

이와 함께 시청자의 시선으로 지금의 MBC를 돌아보는 시간도 마련된다. 특별취재팀 소속으로 <PD수첩> 제작에 참여한 한 PD는 6일 <PD저널>에 "MBC가 지금 얼마나 시청자로부터 외면 받고 있는지, 그 실상과 현장을 담으려 한다"며 "철저하게 시청자의 시선으로, 시청자의 눈높이에서 공영방송 MBC가 외면당하는 현상을 바라보기 위해 노력했다"고 전했다.

▲ 지난 7월 18일 이후 제작이 중단됐던 이 오는 12일 방송을 재개한다. ⓒMBC

"(시청자를 취재하며) 생각보다 시청자가 (MBC에) 크게 실망했다는 느낌을 받았다"는 이 PD는 "다시 예전처럼 시청자의 사랑을 받기 위해서는 굉장히 많은 노력을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시청자의 목소리를) 겸허하게 받아들이고 있다"고 덧붙였다.

14일 방영되는 <MBC스페셜>은 '만나면 좋은 친구, MBC의 고백(가제)'이라는 제목 아래 누구보다 근거리에서 '공영방송 MBC'가 파괴되어가는 과정을 지켜본 구성원들의 시선에 주목했다. 연출을 맡은 김정민 PD는 <PD저널>에 "시청자들을 향한 MBC 구성원들의 마음을 담았다"며 "이와 함께 그동안 MBC 구성원 각자가 어떤 생각을 하면서 살아왔는지, MBC를 원망하는 시청자의 의견을 들을 때 심경은 어땠는지 등이 담길 것"이라고 설명했다.

MBC본부도 6일 보도자료를 내고 "만나면 좋은 친구, 마봉춘으로 시청자들의 사랑과 관심을 한 몸에 받아온 공영방송이 어떻게 만나면 싫은 친구로 전락할 수밖에 없었는지를 되돌아보고, 앞으로 시청자들의 신뢰 회복을 위해 무엇을 해야 할 것인가를 스스로 진단해본다"고 밝혔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을 이끌어 낸 촛불집회 1년을 돌아보는 특별 프로그램도 방송된다. MBC본부는 <촛불1년 특별기획, 블랙리스트, 촛불을 만나다>라는 프로그램이 오는 28일 오후 방영된다고 밝혔다. 이른바 '블랙리스트'에 오른 PD와 작가, 그리고 출연진이 함께 지난해 촛불집회를 이끌었던 주역들을 만난다는 계획이다.

MBC본부는 "촛불의 도화선이 되었던 국정농단의 현장과 이화여대 학생들, '세월호'에 얽힌 가슴 아픈 사연과 함께 다시 광장에서 그날의 함성을 되새길 것"이라며 "'좌편향', '블랙리스트'라는 낙인으로 살아야 했던 사람들이 촛불의 이름으로 하나가 된 시절을 회고하며, 더 나아가 우리 사회가 나아갈 방향을 나누는 시간을 갖는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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