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UPDATE : 2018.9.25 화 13:48

방통위, 머뭇거릴 시간이 없다

-김환균 언론노조 위원장, 성재호 KBS 새노조 위원장 단식 농성을 보며 김창룡 인제대 교수l승인2017.12.07 15:31:48

크게

작게

메일

인쇄

신고

[PD저널=김창룡 인제대 신문방송학과 교수] 신임 사장 선출과 함께 MBC는 빠르게 정상화의 길을 찾고 있고 종합편성채널 JTBC는 각종 언론상을 휩쓸고 있다. 위기감 속에 장기간 파업을 끌어오던 공영방송 KBS의 방송장악에 따른 무기력한 표류는 결국 김환균 언론노조 위원장과 성재호 KBS 새노조 본부장의 무기한 단식 농성으로 나타났다.

문재인 정부 출범 7개월로 접어들면서 사회 각 분야는 적폐를 청산하는 한편 새롭게 혁신의 기치로 내달리고 있지만 KBS는 과거의 수렁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다. 그러나 KBS 구성원들은 깊은 좌절감 속에서도 희망의 끈을 놓지 않고 추위 속에 몸부림치고 있다.

KBS 새노조는 12월 5일부터 서울 광화문 이순신 동상 앞에서 KBS 비리 이사들에 대한 방통위의 즉각 해임을 촉구하는 '24시간 릴레이 발언'에 돌입했다. 아나운서 조합원들로 시작한 릴레이 발언은 연일 기자 조합원들이 이어나가며, 이런 릴레이 발언은 KBS새노조 페이스북과 유튜브 계정을 통해 생중계되고 있다.

이런 와중에 7일 시작된 김환균 위원장과 성재호 본부장의 무기한 단식농성은 방통위의 결단을 촉구하는 강력한 저항의 메시지로 보인다. 사정의 절박함을 이해 못하는 것은 아니지만 무기한 단식농성이라는 방법은 소중한 생명을 담보로 벌이는, 해서는 안 되는 자해적 수단이라는 점에서 찬성하기 힘들다.

이들의 단식농성을 말릴 수만 있다면 말리고 싶다. KBS 구성원들은 ‘이명박근혜 정부’ 내내 권력의 방송장악으로 가장 큰 고통을 받아온 희생자들인데 또 다시 스스로 고통의 굴레에 갇히는 것은 너무 가혹하기 때문이다.

▲ 김환균 언론노조 위원장과 성재호 언론노조 KBS본부장이 7일 기자회견을 갖고 KBS '비리이사' 해임을 촉구하며 단식 농성에 들어갔다. ⓒ언론노조

그래서 해결의 키를 쥔 방통위는 더 이상 꾸물거려서는 안 된다. 감사원은 지난 11월 24일KBS 비리 이사들에 대한 해임과 징계 건의를 통보했다. 이를 근거로 당사자에게 소명 기회를 주는 절차를 감안하더라도 상황의 심각성, 신속성을 감안한다면 2주가 지나도 결론을 내리지 못하거나 여전히 행정절차를 따지고 있다는 것은 답답하다.

정치권력이 만든 불공정방송의 폐해에 대해 구성원들의 장기간에 걸친 파업과 해고 등 인사상 불이익을 신속하게 회복시키는 것은 방통위의 시급한 시대적 책무다. 물론 절차적 정당성을 지키는 것은 중요하다. 그러나 그 절차가 올바른 결론을 내리기 위한 최소한의 과정에 그쳐야 하며 명분쌓기용 절차준수는 바람직하지 않다.

행정을 지도해야 할 정치가 행정을 지배하며 부당한 명령, 지시를 내린 결과가 공영방송의 몰락이었다. 국민의 눈과 귀를 가리는 데 앞장 선 공영방송의 눈물과 좌절은 거꾸로 이를 지도, 감독할 책임이 있는 방통위,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의 실패이기도 하다. 방통위가 공영방송 구성원들의 파업과 고통에 책임을 공감하며 먼저 사과부터 해야 하는 것이 순서다.

언론노조는 "김환균 위원장과 성재호 본부장은 절박한 심정으로 '단식'을 결단했다"며 "석 달 넘게 파업 중인 조합원들, 제대로 된 공영방송을 염원하는 국민의 명령을 실현할 수 있다면 이보다 더한 고통도 감내할 수 있다는 굳은 의지로 '끝장 투쟁'에 임한다"고 강조했다.

방통위가 이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인다면, 공영방송 정상화에 앞장서고 있음을 행동으로 보여야 한다. 감사원의 감사결과를 통보받고도 우물쭈물하는 모양새는 구성원들의 불만을 더 확산시키는 결과를 가져온다.

방통위는 이제 절차적 과정을 투명하게 밝히는 것이 중요하다. 문재인 정부에서 열린 행정, 공공정보의 공개화를 기본으로 하는 만큼 방통위도 특별히 보안을 요하는 경우가 아닌 한 회의일정과 회의 발언내용 등도 공개할 수 있어야 한다. 이제 밀실행정에서 벗어나는 모습을 보여주기를 기대한다.

MBC 해직 언론인들이 오는 8일 모두 복직한다는 기쁜 소식이 들려온다. 종편 JTBC가 마치 공영방송처럼 국민 다수의 선택을 받는 현실을 공영방송 구성원들은 어떤 심정으로 봤겠는가. 공영방송과 종편이 선의의 경쟁을 하는 것은 바람직한 일이다. 공정한 경쟁이 이루어지도록 KBS에서 인사상 불이익을 받은 구성원들에게도 희망을 돌려줘야 하지 않겠는가?

“가난한 자를 조롱하는 자는 이를 지으신 주를 멸시하는 자요. 사람의 재앙을 기뻐하는 자는 형벌을 면치 못할 자니라.(잠언 17장 5절) He who mocks the poor show contempt for their Maker. Whoever gloats over disaster will not go unpunished."

 

 


김창룡 인제대 교수  webmaster@pdjournal.com
<저작권자 © PD저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인기기사

기사 댓글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0 / 최대 400byte

숫자를 입력해주세요

욕설등 인신공격성 글은 삭제합니다.
여백
여백
여백
기사제보광고문의불편신고개인정보취급방침청소년보호정책이메일무단수집거부
[158-715] 서울 양천구 목동 923-5번지 한국방송회관 10층l대표전화 : 02-3219-5613~5619l구독문의 : 02-3219-5618l팩스 : 02-2643-6416
등록번호: 서울, 아00331l등록일: 2007년 3월 5일l발행인: 류지열l편집인: 이은미l청소년보호책임자: 류지열
PD저널 편집국 : 02-3219-5613l광고 문의(PD연합회 사무국 · 광고국) : 02-3219-5611~2l사업제등록번호 : 117-82-60995l대표자 : 류지열
Copyright © 2018 피디저널(PD저널). All rights reserved. mail to webmaster@pdjourna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