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D저널=이미나 기자] MBC 관계사 사장 5명이 이르면 다음 주 해임될 것으로 보인다. 21일 최승호 MBC 사장과 조능희 MBC 기획편성본부장은 MBC의 대주주이자 관리감독기관인 방송문화진흥회(아래 방문진) 정기이사회에 참석해 관계사 사장 5인에 대한 해임안을 놓고 이사진과 협의를 마쳤다.
이날 해임이 건의된 관계사 사장은 이강세 광주MBC 사장, 조상휘 울산MBC 사장, 송재우 춘천MBC 사장, 장근수 강원영동MBC 사장, 그리고 김엽 MBC아카데미 사장이다. 당초 MBC는 전영배 MBC C&I 사장도 해임을 건의할 계획이었지만, 전 사장이 22일자로 사표를 제출한다는 뜻을 밝힘에 따라 이번 해임 건의 명단에선 제외했다.
방문진과의 사전 협의 절차를 마친 MBC는 오는 26일 각 관계사 주주총회를 열어 이들의 해임안을 통과시킨다는 방침이다. 그러나 5개사 모두 MBC가 지분을 100% 소유하고 있어, 사실상 이들의 거취는 이날 결정된 것으로 보인다.
MBC는 이들에 대해 '파행 방송'을 방치했고, 조직을 통할하는 능력이 부족했으며, 회사의 명예를 실추했다는 세 가지를 공통적인 해임 사유로 들었다. 또한 각 사장에 대해서도 세부적인 이유를 제시했으나, 이 부분은 이사회에서 비공개하기로 결정함에 따라 알려지지 않았다.
또 방문진 이사회는 나머지 관계사 사장에 대해서도 MBC의 해임 건의 등이 발생할 가능성을 감안해 차기 정기 이사회를 내년 1월 18일에 열기로 한 계획을 철회했다. 방문진은 오는 28일에는 임시 이사회를, 내년 1월 4일에는 정기 이사회를 열 기로 했다.
이날 이사회에서는 여권 추천 이사와 야권 추천 이사 간에 고성이 오가기도 했다. 앞서 소위원회 회의에 참석했던 유기철 여권 추천 이사와 권혁철 야권 추천 이사 사이에서 고성이 오가는 등 험악한 분위기가 연출됐다. 이후 전체 이사회에서 MBC가 건의한 관계사 사장들의 해임에 대해서도 극명한 시각차가 드러났다.
전체 이사회에서 이인철 야권 추천 이사는 "관계사 사장 해임 사유에 본사의 파업을 해임 사유로 들어도 되는지 의문이 든다"며 "특히 해임이 건의된 관계사 모두 100% MBC가 주식을 갖고 있는 곳인데, 이곳 사장들만 해임 절차에 들어간다는 논란이 생길 수 있다"고 말했다. 김광동 야권 추천 이사도 "관계사 사장으로 재임했을 때의 경영행위만 (해임 건의 여부에) 판단해야 한다"고 보탰다.
그러나 이진순 여권 추천 이사는 "야권 추천 이사들의 발언은 지난번 김장겸 전 사장 해임 때의 논리와 똑같다. 그러나 당시 다수의 의견은 보도국장이나 보도본부장 시절의 김장겸과 사장 김장겸이 다른 사람이 아니라는 것이었다"며 "적폐를 청산하는 차원에서 전면적인 인적 청산이 필요하다는 게 국민의 여론"이라고 맞섰다.
김경환 여권 추천 이사도 "(이사회에서) 사장을 선임할 때, 전에 무슨 일을 했는지 고려하지 않나. 그런 것처럼 (해임 논의 시에도) 사장으로서의 경영 능력만 두고 판단하는 것은 어폐가 있다고 본다"며 "종합적으로 검토하는 것이 더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이사회에서는 무보직 상태인 MBC 전 임원진에 대한 의견도 일부 제시됐다. 이주환 전 드라마본부장이 사임했다는 소식이 전해진 가운데, 나머지 임원진이 여전히 특별퇴직위로금을 요구하며 물러나지 않고 있다는 데 우려를 표하는 이사도 있었다. 김경환 여권 추천 이사는 "특별퇴직위로금과 관련해서는 정비가 필요할 것 같다"며 "버티면 받아간다는 사례를 남기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