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마스, 드라마 정주행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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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마스 연휴에 몰아보면 좋은 드라마 8편

[PD저널=편집국] 평소 '월화수목금퇼'과 같던 일주일, 이번 주만은 예외입니다. 여러분은 이번 휴일에 무엇을 할 계획인가요? 사랑하는 가족이나 연인과 따뜻하게? 만나기만 해도 즐거운 친구들과 떠들썩하게? 

일찍이 미국의 시인 프루스트는 "두 길을 다 가지 못하는 것을 안타깝게 생각하면서" 하나의 길을 택해야 했다고 했죠. 여기 제 3의 길이 있습니다. '아무 것도 안하고 싶다, 이미 아무 것도 안 하고 있지만 더욱 격렬하게 아무 것도 하고 싶다'는 어느 현자의 말처럼 집 안에서 꼼짝 않기. 늦잠도 자고, 아점도(혹은 점저도) 먹고, 귤도 까먹다가(아니, 그 귀한 귤을!), 그래도 심심하시다면, 밀린 드라마 몰아보기는 어떨까요.  

여기, <PD저널> 편집국이 추천하는 여덟 편의 드라마가 있습니다. 누가 어떤 드라마를 추천했는지, 순서는 어떻게 정했는지는, 비밀입니다.(!) 심신이 지칠 대로 지친 연말에, 금쪽 같은 휴일을 선사한 아기 예수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그리고,  여러분 모두 이 풍진 세상에서 무사히 한 해 살아가느라 수고하셨습니다. (미리) 메리 크리스마스. 

▲ <고백부부> <도깨비> <출출한 여자> <쌈, 마이웨이> (시계 방향) 스틸컷 ⓒKBS, tvN, 기린제작사

웹드라마 <출출한 여자>

<출출한 여자>는 30대 싱글 여성의 일과 사랑, 다이어트 등의 소소한 일상을 유쾌하게 담아낸 웹드라마다. 2013년 6부작으로 시즌1이 나온 뒤 반응이 좋아 2016년 시즌2까지 나왔다. 독특한 유머 코드로 마니아층을 둔 윤성호 PD가 기획과 연출을 맡았다.

제목처럼 드라마를 보고 나면 식욕이 폭발하니 다이어트 중이라면 시청을 다시 한 번 고려하는 게 좋다. 주인공 재갈재영(박희본)은 고단한 일상을 마감하는 경건한 의식처럼 매회 '폭풍먹방'을 선보인다. '요리 무식자'라도 따라 하고 싶게 만드는 '오늘의 레시피'까지 보면 냉장고 속 재료가 절로 떠오른다.

tvN <도깨비>

작년 이맘때쯤 신드롬을 일으켰던 '도깨비'를 소환해보는 건 어떨까. 공유의 차기작을 손꼽아 기다리는 팬이라면 <도깨비> 정주행으로 아쉬움을 달래보는 것도 좋겠다.

불멸의 삶을 끝내기 위해 신부를 찾아 나선 김신(공유)과 '도깨비 신부'(김고은)의 애틋한 로맨스, 저승사자(이동욱)와 써니(유인나)의 운명적인 사랑이 시린 계절을 배경으로 펼쳐진다. 이제는 관광지가 된 주문진 방파제와 눈이 쌓인 퀘백의 골목길, 전나무 숲 장면은 그림 같은 풍경을 선물한다. '집 밖은 위험한' 크리스마스 연휴에 여행을 가는듯한 대리만족을 느낄 수도 있다.

KBS 2TV <쌈,마이웨이>

올해 5월 봄바람 살랑이며 찾아온 로맨스 드라마 <쌈,마이웨이>를 추천한다. 친구에서 연인 사이로 발전해 나가는 고동만(박서준)-최애라(김지원) 커플과 오랜 연인을 대변하는 김주만(안재홍)-백설희(송하윤) 커플이 등장하며 시청자들의 공감을 얻어냈다. 더불어 2017년 2030대의 삶도 들여다보기 좋다. 주인공들이 계약직 아니면 사회 초년생으로 등장하기 때문이다.

특히 청춘들 '핵공감' 부르는 <쌈, 마이웨이> 명대사는 아직도 회자하고 있다. 그중 하나, 동만의 대사다. "행복이 왜 맨날 치사하게 소소해야 해? 소소하기만 하다가 언제 김포에 아파트사고, 언제 내 차 사고 언제 결혼하고 애는 또 어떻게 낳고. 미안한데 나는 쩨쩨한 행복이 하나도 안 고마워."

KBS 2TV <고백부부>

지난달 종영한 <고백부부>는 최고 시청률은 7.3%에 그쳤지만 웰메이드 작품으로 손꼽히고 있다. 특히 <고백부부>를 연출한 하병훈 PD와 권혜주 작가는 주변에서 '너무 공감돼서 몇 번을 울었다'는 주부들의 코멘트를 들었다고 귀띔한 바 있다. 네이버 웹툰 <한 번 더 해요>에서 타임 슬립과 등장인물 캐릭터만 담아와 공감요소를 넣어 각색한 드라마로, 주변에 사랑하는 가족들과 연인에 대한 마음이 식은 이들에게 추천한다.

특히 마진주(장나라)와 과거 엄마와의 이별 장면에선 휴지를 한 박스 옆에 두고 볼 것을 추천한다. 권혜주 작가도 휴지 몇 통을 비우며 쓴 장면이기 때문이다.

▲ <이번 생은 처음이라> <보더 경시청 수사1과 살인범 수사 제4계> <마스터 오브 제로> <하이킥! 짧은 다리의 역습>(시계방향) 스틸컷 ⓒtvN, TV아사히, 넷플릭스, MBC

TV아사히 <보더 경시청 수사1과 살인범 수사 제4계>

<보더 경시청 수사1과 살인범 수사 제4계>는 머릿속에 총알이 박힌 형사가 죽은 자와 교신하는 능력을 얻으면서 일어나는 일을 그린다. 이미 범인을 알고 있는 형사가 어떻게 사건의 진실을 이끌어내는지를 보는 재미도 쏠쏠하지만, 그 과정에서 침잠해 가는 마음으로 괴로워하는 형사의 심리도 놓쳐서는 안 된다.

방영 당시 모종의 이유로 일본에서 화제가 되었는데, 왜인지는 직접 확인해 보시길. 이 때문에 최근 드라마의 속편 격인 <보더2 속죄>가 제작·방영되기도 했다. 한국에 드라마 <꽃보나 남자>나 <아름다운 그대에게>로 얼굴을 알린 배우 오구리 슌이 주연을 맡았고, 재일교포 출신의 소설가 가네시로 가즈키가 각본을 맡았다.

넷플릭스 <마스터 오브 제로>

분명 웃긴데, 웃을 수만은 없다. 참으로 기묘한 드라마다. <마스터 오브 제로> 시리즈는 한 남성 단역 배우와 주변 인물들의 일상을 그린다. 하지만 메시지는 꽤 날카롭다. 드라마는 소수인종이기 때문에, 여성이기 때문에, 동성애자이기 때문에 등 주인공과 주변 인물들을 둘러싼 각종 편견을 회의적 관찰자의 시선에서 그려낸다.

사캐즘식 코미디 스타일을 좋아한다면 특히나 강력히 추천한다. 배우 아지즈 안사리가 제작 및 감독·주연을 맡았다. 참고로, 최근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취임 다음 날 그가 미국의 유명 코미디 쇼 <새터데이 나이트 라이브>에 출연해 펼친 모놀로그 연기도 큰 화제를 낳았다.

tvN <이번 생은 처음이라>

"세상이 나아질 리 없으니 당연히 내 인생도 더 나아질 리가 없다. 더 나은 내일이 아니라, 최악의 내일을 피하기 위해 사는 걸지도 모른다. 예전처럼 사랑해서 결혼하는 건 금수저들이나 하는 의식이다. 이제 우리는 그저 평범하게 먹고 살기 위해 뭐라도 해야 한다." (2화 중)

드라마 보조 작가인 윤지호(정소민)은 갑작스럽게 갈 곳이 사라진다. 하우스 푸어라 세입자를 구하는 남세희(이민기)를 만나고, 서로의 필요에 의해 계약 결혼을 하는데... 오늘날 청춘들의 모습을 적나라하면서도 담담하고 귀엽게 그려낸 드라마. 평범하게 살기 위해 아등바등 살다 지쳐버린 20, 30대들에게 추천한다.

MBC <하이킥! 짧은 다리의 역습>

"멀리서 누가 날 부르는 소리~ 자꾸 가슴을 두드리는 소리~" 이적의 목소리로 기억되는 시트콤 <하이킥! 짧은 다리의 역습>. 6년 전 드라마지만 지금 다시 보더라도, 분명 웃을 수 있는 지점들이 많다. 사기를 당해 재산을 날려 먹은 아빠 안내상 때문에 갑자기 어려운 형편에 처한 가족들이 친척의 집에 얹혀살며 벌어지는 일화들과 땅굴로 이어진 이웃 박하선-김지원-백진희와의 이야기들이 123부를 채운다.

123부작이지만 한 편당 25분을 넘지 않아 깔깔대며 보다보면 생각보다 금방 시간이 간다. 방영 당시 이미 봤던 시청자라도 '농담입니다~', '뿌잉뿌잉', '확 마' 등을 들으며 2011년을 추억할 수도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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