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상파 넘보는 '핫'한 팟캐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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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 장르 결산 ④ 라디오·팟캐스트] SBS·CBS·tbs 청취율 강세

[PD저널=구보라 기자] 2017년, 수많은 라디오 청취자들은 KBS와 MBC의 라디오를 두 달 넘게 듣지 못했다. 공영방송 KBS와 MBC 구성원들이 ‘공영방송 정상화’를 요구하며 9월부터 총파업에 돌입했기 때문이다. 지난 11월 MBC가 파업을 종료하며 MBC 라디오는 제자리를 찾았지만 KBS 라디오는 여전히 파행을 빚고 있다. 그동안 SBS와 CBS, tbs 라디오 청취율이 상승했고, 다양하고 깊이있는 시사 소식을 전하는 시사 프로그램들은 지상파 라디오나 팟캐스트에서 모두 높은 인기를 끌고 있다.

팟캐스트에서는 송은이, 김숙의 <비밀보장>에서 출발해 이제는 그 인기를 압도하는 <김생민의 영수증>이 단연 돋보였다. 팟캐스트에서의 인기는 지상파 라디오와 TV 예능에까지 이어지는가 하면 지상파 라디오나 TV 등에서 설 자리가 없거나 부족한 개그맨들이 다양한 주제의 팟캐스트를 시도하고 있는 점도 눈에 띄었다. 

▲ MBC는 11월 20일 오전 5시 방송된 '세상을 여는 아침 이재은입니다 (FM4U)'를 시작으로 MBC 라디오 채널인 표준FM과 FM4U의 정규 프로그램은 정상 방송 체제에 돌입했다. ⓒMBC

KBS와 MBC 파업 여파로 라디오 파행

총파업 기간 동안 라디오 PD와 아나운서 등이 동참하며 프로그램이 아예 방영되지 않거나 일부 파행을 빚었다. MBC의 경우 FM4U의 <배철수의 음악캠프>, <테이의 꿈꾸는 라디오>, <푸른밤 이동진입니다> 등 모든 프로그램에서 두 달 넘게 음악만이 흘러나왔다. 일부 청취자들은 “MBC 라디오에서 음악만 나오니 좋다”, “노래 선곡이 좋다”는 반응을 보이는 경우도 있었으나 MBC FM4U 애청자들은 홈페이지, 어플리케이션을 통해 얼른 MBC가 정상화돼서 프로그램을 듣고 싶다는 바람을 남겼다. MBC는 11월 20일 오전 5시 방송된 FM4U <세상을 여는 아침 이재은입니다>를 시작으로 MBC 라디오는 정상 방송에 들어갔다.

KBS의 경우 아직 파업이 진행 중이기에 라디오 프로그램이 편성표에서 아예 삭제되거나 재방송이 나오거나 진행자가 교체된 상태로 이어지고 있다. <생생클래식>, <박은영의 FM대행진>, <생생 라디오 매거진>, <빅데이터로 보는 세상> 등의 프로그램에서는 다른 진행자가 맡고 있으며, KBS 해피FM <음악이 있는 풍경 이정민입니다>이나 <강서은의 밤을 잊은 그대에게> 등에서는 해당 시간에 동시간대 쿨FM의 방송이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KBS와 MBC가 파업 중이던 시기 한국리서치가 실시한 수도권 라디오 청취율 조사(4라운드)를 살펴보면 SBS 파워FM이 23.1%로 1위를 차지했다. 그 뒤로 CBS 음악FM(14.6%), tbs (13.6%)가 21개 라디오 채널 중에서 2, 3위를 차지했다. 특히 SBS 파워FM은 10라운드 연속 1위를 차지했다. 반면 파업 중인 MBC와 KBS는 MBC 표준FM(13.5%), KBS 제2FM(10.9%), MBC FM4U(10.8%)를 기록해 3라운드 조사 때에 비해 1%씩 가량 줄어들었다. 

▲ 팟캐스트 사이트인 팟빵 종합 순위 20위권 안에는 7~8개의 프로그램 모두 시사정치 프로그램이다. ⓒ팟빵 사진 재편집
▲ <송은이&김숙의 비밀보장>, <김생민의 영수증>

지상파 진출까지 이어진 ‘김생민의 영수증’

라디오처럼 생방송은 아니지만, 긴 호흡으로 좀 더 깊은 이야기를 들을 수 있는 팟캐스트 분야에서도 시사 프로그램이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팟캐스트 사이트인 팟빵 종합 순위 20위권 안에는 7~8개의 프로그램 모두 시사정치 프로그램이다.

2017년 청취율 조사에서 프로그램별 부문 2위(10.8%)를 차지했던 <김어준의 뉴스공장>은 팟캐스트에서도 종합순위 1위를 유지하고 있다. <김용민 브리핑>, (김용민의) <뉴스관장>, <정봉주의 전국구>, SBS <정봉주의 정치쇼> 등 1위부터 20위 중 총 8개 프로그램 시사정치 프로그램이다. 해당 팟캐스트들은 2017 팟빵어워드 TOP20에도 포함될만큼 2017년 내내 꾸준히 관심을 받아왔다.

시사 프로그램에 대한 관심이 이어지는 가운데, 지상파 시사프로그램들은 아침 출근길 시간대뿐만 아니라 저녁 퇴근길 시간에도 여러 프로그램이 자리를 잡았다. 현재는 SBS <김성준의 시사전망대>, MBC <세계는 우리는>, CBS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 등이 있다.

2016년 가장 ‘핫’했던 팟캐스트가 송은이, 김숙의 <비밀보장>이었다면 2017년 상하반기 통틀어 가장 ‘핫’한 팟캐스트는 <김생민의 영수증>(송은이, 김숙, 김생민 출연, 이하 ‘영수증’)이었다. <영수증>은 돈을 모으고 싶지만 모으는 방법을 모르는 청취자들의 영수증을 살펴보며, 재미있게 재무상담을 하는 1:1 맞춤형 경제 상담 프로그램이다. 팟빵 종합 순위 10위권 안을 유지하고 있다.

송은이와 김숙이 팟캐스트 이후 2015년, SBS러브FM에서 <송은이, 김숙의 언니네 라디오>를 진행하고 지상파 방송에 출연하기 시작했던 것처럼, 김생민도 <영수증>을 통해 지상파, 케이블 등 다양한 프로그램에 출연하고 있다. 팟캐스트가 지상파로 가는 발판이 된 셈이다.

지상파에서 이야기할 기회가 주어지지 않거나 부족한 개그맨들에게 팟캐스트가 청취자들과 소통하는 유일한 통로기도 하다. SBS <웃찾사> 종영 이후 개그할 곳이 필요했던 개그맨들은 <팟개스타>를 지난 7월부터 9월까지 제작하기도 했다.

이밖에도 김영희·홍현희 <육성사이다>, 안영미·김지양 <귀르가즘>, 장도연·양세찬 <오케바디>, 최은경·안선영 <미시코리아>, 이용진·황제성·미키광수 <아바타>, 김인석·김영삼·윤성호 <저지방 시즌2> 등은 고정 팬층을 확보했으며, 꾸준히 업로드되고 있다.

이외에 팟캐스트에서는 <이동진의 빨간책방>, <김영하의 책 읽는 시간>, <요조 장강명, 책 이게뭐라고!> 등의 도서 팟캐스트가 롱런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역으로 지상파 프로그램들의 팟캐스트 진출도 지속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2016년 7월 팟캐스트 전문 채널 ‘고릴라팟’을 개설한 SBS는 현재는 <골라듣는 뉴스룸>, <뉴스관장>, <김혜리의 필름클럽>, <팝팝팝>, <밤詩간>, 김미려·심진화 <연애말고 결혼> 등을 제작하고 있다. KBS도 그동안 <오디오 진정제-무엇이든 읽어보세요>, 김종서이세준배기성의 <음악이 없는 뮤직쇼> 등 팟캐스트를 제작했으나 파업에 돌입한 9월 이후로는 제작이 중단된 상황이다. 

MBC는 2015년 12월 팟캐스트 채널 ‘팟캐스트M’을 출시했다. 출시 당시부터 이어져오고 있는 자체제작 프로그램은 배순탁·생선작가의 <하라는 음악은 안하고> 외에는 새로운 프로그램 <쓰리맘쇼>(장수연 MBC 라디오 PD 진행)가 청취자들을 찾았다.

‘팟캐스트M’에서는 <싱글벙글쇼> ‘다이얼을 돌려라’, <여성시대> ‘위기의 부부들’ 등 MBC 라디오 인기코너를 모아둔 프로그램들도 만날 수 있다. ‘팟캐스트M' 출시 당시 MBC 자체 팟캐스트 제작에도 강한 의지를 보였던만큼 SBS ‘고릴라팟’ 같은 새로운 시도가 앞으로도 이어질 것으로 보여진다. 

▲ SBS <고릴라팟>, MBC <팟캐스트M> 화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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