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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붙'한 연말 시상식 왜 안바뀔까

방연주 객원기자l승인2018.01.02 15:0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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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7년 대상을 수상한 <미운 우리 새끼> 어머니들.

[PD저널=방연주 객원기자] 지상파 방송사의 연말 연예대상과 연기대상 시상식이 마무리되며 새해가 밝았다. 2017년 드라마와 예능이 풍성했던 만큼 수상의 영예가 누구에게 돌아갈지 시청자의 관심이 높았던 가운데 방송가 안팎에서는 여러 변수가 발생했다.

KBS는 전국언론노조 KBS본부가 지난해 9월부터 고대영 KBS사장 퇴진과 방송 정상화를 요구하는 파업의 여파로 <KBS 연예대상>을 치르지 못했다. MBC는 경영진 교체 이후 처음 열리는 시상식에서 일종의 ‘파격’을 선보였다. 시상식 자체로만 보면, 여전히 ‘나눠먹기’, ‘백화점’식 수상/시상 후보자와 수상 패턴으로 시상식의 의미를 퇴색하게끔 만들고 있다는 지적도 끊이지 않았다.

2017년 시상식에서 가장 주목할 점은 바로 ‘파격’이었다. MBC는 연예대상과 연기대상 모두 사장이 시상하던 관례에서 벗어나 전년도 대상 수상자인 유재석과 26년차 무명배우 최교식 씨를 시상자로 내세웠다.

최승호 사장 대신 무대에 오른 유재석은 2017년 예능을 정리하며 예능인의 활약을 빌었고, 최교식 씨는 “누가 알아주지 않아도 땀을 흘리며 일하는 무명배우가 많다. 스포트라이트를 받을 수 있는 세상이 왔으면 좋겠다”며 주연 배우가 아닌 수많은 연기자들을 향한 관심을 북돋았다. 또한 MBC는 100% 실시간 시청자 투표로 대상 수상자를 뽑는 방식이 아닌 PD, 드라마평론가 등 전문가 투표를 부활시켜 ‘대상이 인기상이냐’는 시청자의 비판을 해소했다.

수상자 부문에서도 이변이 일어났다. <SBS 연예대상>에서는 ‘방송인’이 아닌 ‘비방송인’이 대상 수상자로 선정됐다. 바로 <미운 우리 새끼>의 어머니들(이선미, 지인숙, 이옥진, 임여순 여사)에게 돌아간 것이다. 한 자릿수 시청률을 유지하기도 어려운 현실에서 매주 20%대를 육박하는 시청률을 기록하는 등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한 프로그램이었다.

화제성을 모은 프로그램의 출연자(비방송인)를 대상 수상자로 선정했다는 점은 일종의 신선함을 안겼지만, <연예대상>이라는 시상식의 취지와는 어긋난다는 비판도 뒤따랐다. <MBC 연예대상>에서는 박나래가 8년 만에 첫 여성 대상 후보로 오르는 동시에 전현무가 유재석, 김구라 등 쟁쟁한 후보를 제치고, 대상을 거머쥐면서 세대교체의 신흥세력으로 떠올랐다.

▲ 2017 MBC <연기대상> 대상을 수상한 김상중.

이처럼 방송사들은 시상식의 형식과 수상자 선정에서 변화를 꾀했지만, 여전히 ‘나눠먹기’식이라는 한계를 벗어나지 못했다. <KBS 연기대상>에서는 대상, 최우수상/우수상(미니시리즈, 중편드라마, 장편드라마, 일일극), 조연상, 연작·단막상, 청소년 연기상, 신인상, 남녀 네티즌상, 베스트 커플상 등으로 구분해 시상했다.

<MBC 연기대상>에서는 최우수상/우수상(월화극, 연속극, 주말극, 미니시리즈)의 부문을 나누고, 최고의 악역상, 코믹 캐릭터상, 투혼 연기상을 신설했고, <SBS 연기대상>도 대상, 최우수상/우수상(월화, 수목, 일일&주말)을 요일별, 성별로 세분했을 뿐 아니라 올해의 캐릭터상을 새로 만들었다.

이러한 방송사의 시상 방식은 연예/연기 부문에서 열심히 뛴 예능인과 배우들을 격려하기 위함이라고 주장할 수 있지만, 오히려 ‘퍼주기’식 수상자 남발이 시상식의 의미를 퇴색시킨다는 점도 부인하기 어렵다.

어쨌든 한 해의 끝자락에서 지상파 방송사의 시상식이 마무리됐다. KBS, MBC의 경우 파업으로 시상식 개최가 불투명했는데도 이를 강행한 배경은 예능/드라마라는 장르를 불문하고 방송 현장이 결국 ‘공동작업’이기에 배우, 출연진, 제작진의 노고를 되새기는 자리가 필요했기 때문 아니었을까.

아직 한참 멀었지만, 2018년을 마무리 짓는 시상식의 스포트라이트는 ‘주인공’(배우, 출연진)만이 아닌 좋은 영상과 편집, 극본, 음향, 캐스팅, 촬영 등 스태프에게도 비춘다면 어떠할까. 지난해 열린 미국 MTV 시상식처럼 남녀배우 구분을 없애고 한 작품에서 연기로만 평가해 최우수 연기상을 수여한다면 어떠할까.

매해 ‘복붙’(복사해서 붙여넣기)하는 시상식도 바꿀 수 있는 부분은 많이 남아있다. 


방연주 객원기자  webmaster@pdjourna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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