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D저널=김혜인 기자] tvN <화유기> 스태프 추락사고가 발생한 지 열흘이 넘도록 정부·관계기관들이 소극적인 대응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언론노조가 안전 대책 마련을 촉구하고 나섰다.
언론노조는 당장 <화유기> 제작사인 JS픽쳐스 등을 근로기준법과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혐의로 고용노동부에 고발할 예정이다.
전국언론노동조합(이하 언론노조, 위원장 김환균)은 4일 기자회견을 열고 드라마 <화유기> 추락 사고 대책 수립을 촉구했다. 기자회견에는 언론노조 김환균 위원장, 언론노조 MBC아트지부 김종찬 지부장, 고 이한빛 PD 동생 이한솔 씨 등이 참석했다.
지난달 28일 진행됐던 현장조사 결과 영상을 공개한 뒤 최정기 언론노조 정책국장은 “사고 직후임에도 현장은 배우들이 이동하다 다칠 정도로 위험했고 경고 안내판도 없고, 케이블이나 인화물질이 사방에 널려있었다"며 “면담 과정에서 제작자는 책임을 회피했고 업무 지시가 아닌 ‘고지’였다며 책임을 회피했다”고 말했다.
김환균 언론노조 위원장은 “어제 확인해본 결과, 사고가 일어난 A 세트장 바로 옆에 있는 B 세트장은 드라마 촬영 중이었는데 엉망이었다고 한다”며 “바로 옆 촬영장에서 사고가 나 근로감독관이 조사했는데, 여전히 아무 일도 없는 듯 위험요소가 널러진 곳에서 일하는 것”이라고 바뀌지 않는 드라마 제작 현실을 지적했다.
언론노조는 현장 조사를 실시한 고용노동부의 적극적인 대처를 주문했다. 언론노조 측은 “고용노동부가 제작 중지를 요청할 권한이 없다고 하는데 사실이 아니"라며 "산업안전보건법에 따르면 중대 재해가 발생했을 때 고용노동부는 제작 중지를 요청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언론노조는 4일 <화유기> 제작사 'JS픽쳐스', 무대 설치를 담당한 '라온' 등을 근로기준법,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혐의로 고용노동부에 고발할 예정이다. 고발장에서 언론노조는 <화유기> 감독과 미술감독이 산업안전보건법 제 14조상의 관리감독자에 해당하는지 여부와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혐의가 존재하는지 여부에 대해 철저한 조사를 요구했다.
언론노조는 1월 중에 노동인권이 보장되는 드라마 제작 현장을 위한 대토론회 준비 중이다.
언론노조는 이날 △정부는 현재 제작 중인 모든 드라마 현장에 대한 긴급 실태 조사 실시 △근로기준법과 산업안전보건법 준수 △CJ E&M에 구체적 개선 방안과 이행 계획 촉구 △추가 쟁점에 대한 조사와 안전 대책 강구 △드라마 제작 관행과 시스템 교체 △사고 원인 규명과 재발 방지 대책 수립, 피해자의 치료 회복을 위한 노력 등을 요구사항으로 제시했다.
지난달 19일, 방통위·문체부·과기정통부·고용부·공정위 5개 부처는 합동으로 ‘방송프로그램 외주제작시장 불공정 관행 개선 종합대책’을 발표했지만 현재 <화유기> 사고와 관련해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건 고용노동부뿐이다.
고용노동부 평택지청에서는 지난 2, 3일 이틀에 걸쳐 사건 관계자 및 책임자들을 불러 출석 조사를 진행했다. 지난달 두차례에 걸쳐 진행한 현장조사 결과에 따라 4일(오늘) 위반 사실 및 처분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MBC아트 관계자들로부터 고발장을 접수한 안성경찰서는 사고 현장 방문조사 등을 진행 중이다. 앞서 MBC아트 관계자들은 JS픽쳐스, 라온 등을 업무상과실치상 혐의로 고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