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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S '은하선 작가 하차' 해명에도 비판 여론 지속

45개 여성단체들 “은하선 하차 반대 민원에도 응답해야” 구보라 기자l승인2018.01.18 18:1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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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BS <까칠남녀> 화면캡처, EBS 사옥 이미지, SNS상에서 진행 중인 #TV에서_성소수자를_지우지_마라! #은하선을_복귀시켜라! 이미지, <까칠남녀> 화면캡처 (위에서 오른쪽 시계방향으로)

[PD저널=구보라 기자] 은하선 작가의 EBS <까칠남녀> 하차와 관련해 여론이 계속 들끓고 있다.

EBS는 지난 17일 보도자료에서 은하선 작가의 ‘문자 사건’, ‘십자가 딜도 사진 SNS게재’ 사안이 민원으로 들어왔다며 해당 사항이 “공영방송 출연자로서 부적절하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EBS는 은하선 작가가 12월 25일 페이스북 계정에 퀴어문화축제 후원번호를 <까칠남녀> 담당PD 연락처라며 올린 '문자 사건'과 관련해 “법률 검토 결과 사기죄에 해당한다"며 "공영방송 EBS의 이미지를 크게 실추시킨 심각한 사안”이라고 밝혔다. 앞서 EBS <까칠남녀> 성소수자 특집 예고가 나간 이후로 <까칠남녀> 제작진 개인번호로 항의 연락이 쇄도한 바 있다. (▷관련기사)

하지만 언론·시민사회단체는 해당 사항에 대한 제보도 모두 성소수자 특집 방송 이후 성소수자 혐오에서 비롯된 것이라며 '성소수자 탄압', '정치적 탄압'이라는 주장이다. 이들은 '하차 결정 취소'를 요구하고 있지만, EBS는 '번복은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어 논란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45개 여성단체 “은하선 하차 반대 민원에도 응답하라”

은하선 작가 하차 논란이 불거진 14일 이후 SNS와 EBS 시청자게시판에는 하차 결정을 규탄하는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까칠남녀> 고정 출연자인 손아람 작가도 16일 페이스북에 “종방이 결정된 프로그램의 마지막 촬영일을 사흘 앞둔 때에 과거 일로 갑자기 출연자를 하차시키는 사유로는 납득이 안된다. 착륙 직전의 항공기에서 수하물 규정 위반으로 승객을 문밖에 내던지는 행동”이라고 비판했다.

민주언론시민연합, 순천대학교 성소수자 동아리 팔레트, 한양대학교 반성차별 반성폭력 모임 월담, 성소수자 차별반대 무지개행동, 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 전국교직원노동조합 등도 은하선 작가의 하차 결정에 반대 목소리를 냈다. 

18일 한국여성민우회 등 45개 여성단체는 “EBS는 <까칠남녀> 은하선 작가 하차 통보 철회를 요구하는 시청자 민원에도 응답하라”는 제목의 논평을 내고 “EBS가 발표한 하차 이유는 하차 반대를 요구하는 시민들을 납득시키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비판했다. (▷링크)

여성단체들은 “EBS가 결격사유로 제시한 해당 게시글은 지난 성소수자 특집 방송이후 일부 보수 기독교계를 중심으로 한 성소수자 혐오세력이 담당 PD의 개인 휴대번호로 폭력적 언사를 반복한 것의 대항행위였다"며 "EBS의 구성원이 혐오세력에 공격을 받는 동안 방송사에서는 어떠한 보호조치를 취하였는지도 의문”이라고 비판했다.

앞서 은 작가는 15일 <PD저널>과의 통화에서 “제작진 개인의 번호로 수많은 전화와 항의 문자가 온다는 소식을 듣고, 너무 어이가 없었기에 글을 올리게 됐다”며 “일부 사람들이 페이스북 글의 맥락은 빠뜨린 채로 해당 번호만 복사해서 공유한 것으로 안다. 그 글만 보고 항의 문자를 보낸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여성단체들은 EBS가 밝힌 두 번째 결격 사유에 대해서도 “민원인이 문제 삼은 “기독교와 가톨릭을 조롱하고 있다”는 주장에 방송사가 동의하고 있다는 것인가“라고 반문한 뒤 ”개인 SNS 계정에 딜도 사진을 올리는 행위가 어떻게 종교를 조롱하고 있는 것과 연결되는지, 이는 일부 보수 기독교단체들이 EBS 앞에서 진행한 집회현장에서 피임에 대한 이야기하는 것을 ‘음란’하고 ‘저질’스러운 내용으로 모독하는 것에 동의하고 있음을 스스로 밝히는 것과 다름없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마지막으로 여성단체들은 “현재 은하선 하차에 대한 반대 민원에 대해서도 응답해야 할 것이다. 즉각 은하선 하차통보 철회를 요구하는 우리의 민원에 응답하라“고 했다. 

▲ EBS <까칠남녀> 모르는 형님- 성소수자 특집 1부

담당 CP "잘못된 행동, 성소수자라는 이름으로 면책 특권 안 돼"

EBS는 이같은 주장에 “공영방송 EBS의 출연자로서 적절하지 않다고 판단해서 내린 결정이 성소수자 탄압이나 정치적 탄압으로 해석되면 안 된다”고 거듭 반박했다.

십자가 모양의 딜도 사진 게재에 대해선 “이는 개인의 행위로서는 표현의 자유라는 측면에서 마땅히 존중받아야 한다”면서도 “해당 사진 게시가 방송 출연 이전의 일이고, 2017년 2월 섭외 당시에 제작진은 이를 인지하지 못했으나, 제보를 통해 알게 된 이상 아무런 조치 없이 넘어가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는 입장이다. 

참고로 지난 8일 EBS 시청자게시판에는 Jau****라는 아이디의 시청자가 “분명히 기독교와 카톨릭을 모독하려는 의도가 분명해 보였다”라며 “이건 심각한 방송결격 사유 아닙니까. EBS는 더러운 성소수자를 위해 정상적인 종교인들 전체를 무시하고 적으로 돌리고 있다”라는 글을 올렸다. EBS에 따르면 해당 시청자가 올린 내용은 고객센터 등을 통해서도 제기됐다. 

은하선 작가의 하차를 결정했던 <까칠남녀>의 류재호 CP는 두 번째 이유와 관련해 ‘신성 모독’이라는 판단을 한 건 아님을 강조했다. 류 CP는 “두 번째 사안에 대해 기독교나 가톨릭 모독이라고 판단해서 하차를 결정한 게 아니다. 하지만 어떤 종교든, 문화든 혐오하거나 조롱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 “그 누구도 성소수자라는 이름으로 차별받아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어떤 잘못된 행동이 성소수자라는 이름으로 면책특권을 가질 수 있다고 보지는 않는다. 남성이든 이성애자든 고위직이든 누구든 같은 판단을 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류재호 CP는 “언론연대가 성명에서 지적했듯이 방송법에서는 소수자 이익을 반영해야한다는 조항이 있고, 그럴 의무가 있다. 그런데 같은 방송법 제6조 3항에는 방송은 국민의 윤리적, 정서적 감정을 존중해야 한다는 내용도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출연자의) 과거에 문제될만한 이야기가 있다면 이 조항에 해당되는 것"이라며 "(은하선 작가 사례가) 충분히 그 사안에 들어간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한편, EBS <까칠남녀>는 마지막 2회차 녹화가 취소된 이후 대안을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은하선 작가 하차 통보 이후 EBS <까칠남녀> 고정 출연자인 손아람 작가와 이현재 교수, 손희정 평론가는 은 작가 하차 결정에 반대하며 “녹화 보이콧”을 선언해 17일로 예정됐던 2회차 녹화(2월 12일, 2월 19일 방송 예정)는 취소됐다. 


구보라 기자  9bora@pdjourna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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