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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사부일체', 이승기가 보이지 않는다

김교석 대중문화평론가l승인2018.01.22 11:4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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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D저널=김교석 대중문화평론가] 두 번째 사부 이대호를 따라 헬스장에서 인터벌 운동을 하던 양세형은 이걸 통해서 뭘 얻을 수 있는지 모르겠다고 혼잣말을 했다. 등산에 이어 힘든 운동을 연속으로 하다 보니 나온 볼멘 목소리였다.

전혀 다른 맥락의 이야기지만 SBS <집사부일체>를 지켜보던 입장에서 머릿속에 맴도는 말이기도 했다. 이승기의 전역 복귀작으로 큰 관심을 모은 이 프로그램은 이승기와 이상윤, 양세형, 육성재 등 네 멤버가 각계각층의 명사 집을 찾아가 하룻밤을 함께 보내는 관찰형 예능이다.

인생의 물음표가 많은 청춘들이 자신의 방식으로 삶을 개척한 사부의 집을 찾아가 그의 평소 일상을 함께하며 삶의 지혜를 배우는 일종의 인생 과외를 기획 콘셉트로 삼고 있다.

그런 만큼 사부의 영향력이 절대적이지만 스토리텔링의 중심은 전역한 이승기의 홀로서기다. 강호동, 나영석 사단 등과 함께 예능의 들판을 주름잡던 이승기는 전역을 하면서 승부욕이 있는 남자다운 캐릭터로 돌아왔다. 그리고 예능 무식자’ ‘핵노잼이상윤, 브로맨스 라인의 육성재 등 자신을 중심으로 출연진을 재편해 예능 홀로서기에 나섰다.

반응은 나쁘지 않았다. 기대에 걸맞게 이승기의 전역 당일 모습과 전역 후 사회화 과정을 유쾌한 스케치로 담아낸 1화는 큰 화제를 모으며 10%가 넘는 시청률을 기록했고, 이후에도 평균 7%대 시청률을 기록 중이다. 프로그램 내 가장 확실한 웃음 포인트인 양세형과의 투닥거림도 소위 말하는 이승기의 군대 이야기에서 비롯된다. 

▲ 지난 21일 방송된 SBS <집사부일체> 화면 갈무리. ⓒSBS

그런데 기획 의도인 청춘 멘토링과 이승기의 새 예능을 자신 있게 내세운 이 두 이야기가 자리를 잡아가고 있는지, 시청자들과 교감하고 있는지 잘 모르겠다더 심각한 것은 굳이 왜 이승기와 멤버들이 사부를 만나러 가는지 설득되지 않는다.

그러다보니 모든 것이 기획된 설정에서 출발하고, 중심에 있는 이승기 또한 특정한 라이프스타일이나 삶의 방식에 익숙한 인물은 아니다보니, 관찰형 예능의 특징인 일상성이나 라이프스타일 콘텐츠의 재미 요소가 잘 나타나지 않는다. 예능 선수로 대활약 중인 양세형의 진행 하에 게스트의 인지도와 능력에 따라 볼거리와 재미가 크게 좌지우지되는 평범한 리얼버라이어티 쇼 이상의 흥미를 지금까지는 찾아보기 어렵다. 

사부가 누구인지 찾아가는 과정의 수수께끼가 전혀 궁금하지 않고 그 과정 또한 지루하다. 설정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지 못하니 시청자들과 출연자들의 감정선에 괴리가 발생한다.

백운암 등산 과정을 여러 카메라로 다각도로 보여주고, 이승기가 승부욕을 발휘해서 빠르게 하산하는 돌발행동이 누군가에겐 재밌는 볼거리가 될 수도 있겠지만 이대호에게 인생을 배운다는 기획 의도 측면에서나 보편적인 예능의 재미 요소등과는 다소 거리가 있다. 

82년생 야구선수에게 사부라는 호칭을 주고 인생 이야기를 듣다보니 약간 머쓱함도 감돈다. 그래서 대부분의 볼거리는 게임이나 게스트를 부각하는 볼거리로 풀어낸다.

이대호와 멤버들의 손바닥 씨름 대결을 단 한 명도 편집 없이 다 지켜봐야 하고, 운동선수로의 삶, 국가대표의 마음가짐, 한일전을 대하는 태도와 같은 여러 방송에서 숱하게 들어온 이야기들을 함께 경청해야 했다. 레그 프레스를 평소에 500킬로 정도 드는 이대호의 놀라운 힘은 분명 볼거리지만 예능에선 익숙한 한 장면일 뿐이다. 

지난주 방송의 하이라이트는 철수와의 싸움(철수라는 이름을 가진 이대호의 전담 트레이너가 운영하는 헬스장에서의 운동시간)’이었다. 트레이너의 가차 없는 리드 하에 멤버들은 이대호의 5코스 인터벌 운동에 돌입했다.

모두 웃음과 미모를 잃고 전력을 다하는 와중에 양세형이 갖은 잔꾀와 요령을 피우는 통에 <집사부일체> 최초의 큰 웃음이 터져 나왔다. 하지만 양세형의 원맨쇼일 뿐, 기획의 맥락이나 멤버들의 케미스트리, 성장 스토리 등과 연관된 재미는 아니었다. , 하이라이트에서 간판인 사부와 이승기는 보이지 않았다.

헬스장에서 보여준 양세형의 활약은 상징하는 바가 있다. 관찰형 예능과 멘토링을 결합한 새로운 콘셉트를 내세우고, 이승기를 예능에서 독점 활용 중이지만 결국 프로그램을 이끌어가는 것은 <무한도전>의 양세형이다.

새로운 부대와 술을 마련했지만, 감초 역할을 기대하고 데려온 예능 선수가 마당쇠부터 에이스 역할까지 도맡고 있다. 양세형은 매우 좋은 멤버지만 이 예능의 주인은 아니다.

<집사부일체>는 올해부터 시작된 신생 예능이다. 자리를 잡기 위해서는 사부를 만나러 가는 이승기가 해답을 찾아야 한다. 왜 이승기인지, 왜 사부를 만나려 하는지 시청자들을 설득할 필요가 있다. 휘발성 웃음, 반가움을 넘어선 재미가 필요하다.

 


김교석 대중문화평론가  webmaster@pdjourna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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