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대영 해임' 소식에 KBS 구성원들 '환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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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재호 노조 비대위원장 "국민의 방송으로 거듭 나겠다"

▲ 고대영 KBS 사장의 해임이 알려진 이후, KBS새노조 조합원들이 눈물을 흘리며 기뻐하고 있다. ⓒPD저널

[PD저널=이미나 기자] "해임됐습니다!" "우와아아아아아!"

고대영 KBS 사장의 해임 소식이 알려진 순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KBS 본관 1층 민주광장에 모여 있던 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아래 KBS새노조) 조합원들은 일제히 환호했다. 이날 오후 4시부터 모여 고 사장의 해임 여부가 결정되는 이사회 결과를 기다리던 이들은, 2시간 30분여가 훌쩍 지나도 이렇다 할 진전이 보이지 않자 오후 7시로 예정된 '돌마고' 집회를 준비하기 위해 잠시 해산한 상태였다.

고 사장의 해임 소식을 알리기 위해 성재호 KBS새노조 비대위원장이 마이크를 잡자 조합원들은 언제 흩어졌냐는 듯 다시 광장으로 몰려들기 시작했다. KBS이사회의 해임안 가결에 일부 조합원들은 눈물을 흘리며 얼싸안았다. 젊은 조합원들은 '퇴진! 고대영'이라 쓰인 손 팻말을 들고 제 자리에서 펄쩍펄쩍 뛰며 기쁨을 만끽했다.

성재호 위원장은 고 사장의 해임 직후 취재진과의 인터뷰에서 "총파업 141일 만이다. 드디어 우리들이 고대영 사장을 퇴진시켰다"며 "정말 오래 걸렸다"고 감격했다.

"예상보다 오래 걸렸고, 많이 힘들었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우리 KBS 구성원의 손으로 고대영 사장 퇴진을 이루어냈다는 것"이라고 강조한 그는 "하지만 어렵게 싸워서 이긴 이 승리는 KBS가 다시 국민으로부터 신뢰받고 국민의 방송으로 다시 거듭나는 출발점임을 잘 알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성 본부장은 "KBS가 당면한 적폐청산의 과제를 잘 수행할 수 있는 개혁적인 인물이 KBS 사장으로 올 수 있도록 쉬지 않고 끝까지 싸우겠다"고 밝혔다.

▲ 성재호 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 비상대책위원장(맨 왼쪽)이 고대영 사장의 해임을 발표하자, 조합원들이 기뻐하고 있다. 사진 가운데 강승화 아나운서와 오언종 아나운서의 모습도 보인다. ⓒPD저널

앞서 KBS새노조는 고대영 사장의 해임이 22일 결정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오는 24일 파업을 끝내고 업무로 복귀한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성 위원장은 "내일(23일) 회의를 통해 최종 결론을 내겠지만, 최대한 빨리 복귀할 것"이라며 "무엇보다도 평창 동계올림픽을 성공적으로 잘 치를 수 있도록 구성원 모두가 함께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KBS새노조는 고 사장의 해임 직후 발표한 성명을 통해 '적폐 청산'에 대한 의지를 강조했다. KBS새노조는 "오직 자기 자리만을 지켜온 간부들 역시 고대영 체제 유지를 위해 KBS 정상화를 막아온 대표적인 내부 세력"이라며 "이제라도 책임을 느낀다면 모두 자진해 보직 사퇴를 선언하고 자리에서 물러나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KBS이사회에도 "만일 시대착오적인 망상과 아집으로 버틴다면 우리 KBS 구성원들은 끝까지 당신들의 책임을 묻고 부역의 역사를 후손에게 남겨 반면교사로 삼을 것이다"라고 경고했다.

해임안을 의결한 KBS이사회에 불참한 이인호 이사장은 이날 회의 직후 KBS이사장직과 이사직에서 사퇴하겠다는 입장을 홍보팀을 통해 전했다.  

▲ 고대영 사장의 해임이 발표된 후, 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 구성원들이 기쁨의 포즈를 취하고 있다. ⓒPD저널

이날 전국언론노동조합(아래 언론노조)과 한국PD연합회도 고대영 사장의 해임을 환영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먼저 고 사장의 해임을 "사필귀정"이라고 평한 언론노조는 "KBS의 언론노동자들이 수천, 수만 번 외친 '다시 KBS, 국민의 방송으로'의 구호처럼 언제나 답은 국민에 있다. 국민이 주인이 되는 공영방송만이 KBS 앞에 놓인 새 시대의 과제"라고 당부했다.

이어 언론노조는 "KBS가 다시 '국민의 방송'이 될 수 있도록, KBS본부 동지들과 함께 남은 적폐 청산 과제의 수행에 더욱 힘쓸 것을 맹세한다"고 덧붙였다.

한국PD연합회도 성명에서 "이제 혼란과 갈등을 넘어 KBS 정상화의 국민적 염원을 실현할 여건이 마련됐다"며 "고대영 사장이 보도국 간부로 있을 때 저지른 국회 도청과 국정원 뉴스농단 등 위법 행위에는 엄정한 법적 심판이 뒤따라야 한다"고 주문했다.

또 한국PD연합회는 "KBS 구성원의 방송민주화 역량을 극대화하고 안팎의 저항을 단호히 극복하여 KBS 정상화를 이끌어 갈 강력한 리더십이 요구된다"며 "KBS 이사회는 공정하고 투명한 절차로 새 사장을 선출하여 KBS 정상화가 순항하도록 물꼬를 터 주어야 한다. 방송통신위원회는 권력의 의중이나 정치 상황을 좌고우면하지 말고, 새로운 KBS를 신속히 세울 수 있도록 여건을 보장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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