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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주류' 끌어안은 지상파 시사프로그램

김어준‧주진우 등 잇따라 지상파 진출...'시사의 예능화'‧ '영향력' 확보 방연주 객원기자l승인2018.01.23 11:5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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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D저널= 방연주 객원기자] 지상파 방송의 시사 분야에서 비주류의 주류화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다. 대안매체 팟캐스트에서 활약했던 김어준, 김용민, 정봉주 등이 TV와 라디오 등 부문을 막론하고 대거 방송 프로그램의 진행자로 진출하면서 주목받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MBC도 공영방송의 회복을 기치로 내세우며 <PD수첩>을 복원하는 동시에 주진우 <시사IN> 기자를 새로운 탐사프로그램 진행자로 발탁하면서 변화를 꾀하고 있다.

매체 간 장벽이 공고했던 과거와 달리 주류매체와 대안매체 간 이동이 잦아지는가 하면 시사 이슈와 유머 코드를 잘 버무리는 이들의 입담을 발판 삼아 ‘시사의 예능화’ 현상도 두드러지고 있다. 지상파 방송사가 ‘비주류’를 택한 배경은 무엇일까.

SBS <김어준의 블랙하우스>는 지난해 파일럿으로 방영 이후 화제성에 힘입어 정규 편성된 시사 프로그램이다. 김어준 총수와 <그것이 알고 싶다>로 알려진 배정훈 PD가 뭉쳤다.

MBC는 <시사매거진 2580>을 대체하는 <스트레이트>을 제작해 시사교양 부문을 강화할 계획이다. 그 일환으로 탐사보도 프로그램의 진행자로 주진우 기자와 배우 김의성을 발탁했으며, 7명의 기자들이 결합할 예정이다.

이밖에 라디오 프로그램에서는 SBS 러브FM <김용민의 뉴스브리핑>, <정봉주의 정치쇼>, tbs <김어준의 뉴스공장> 등이 시사 분야에서 강세를 나타내고 있다. 이렇게 화제의 중심에 선 이들의 공통점은 2011~2012년 팟캐스트 <나는 꼼수다>에서 활약했다는 점이다.

대안매체에서 활약한 이들이 주류매체에서 시사 이슈를 점유하는 상황은 의미하는 바가 크다. <PD수첩>이 탐사보도의 본령을 복원하는 데 애쓰고 있지만, 기대만큼 시청자 반응이 따라오지 않는 상황에서 지상파 방송사가 ‘비주류 기용’에 앞다퉈 나서는 모습은 이례적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김어준 총수를 내세운 <김어준의 블랙하우스>는 본격적으로 ‘시사의 예능화’에 적극적으로 발을 담그기 시작했다.

사실 ‘시사의 예능화’는 뉴스 소비자의 시청 패턴이 바뀐 환경도 한몫한다. 방송뉴스 혹은 탐사보도 프로그램을 통해 어젠다 세팅이 되던 방식을 넘어서 뉴스 수용자가 뉴스를 소비할 수 있는 선택지가 늘어났다. 지상파의 시사 프로그램의 형식과 내용에도 변화가 필요한 시기가 됐다.

<김어준의 블랙하우스>는 짧은 호흡의 영상과 개그우먼 강유미의 출연으로 시사와 예능의 경계를 넘나든다. 또한 복잡하고 어려운 시사 이슈일수록 맥락 위주로 시청자의 관심을 붙잡는다. 예컨대 김어준 총수는 “쉽게 얘기하자면”, “정리하자면”이라는 말을 시작으로 한 줄로 이슈를 정리한다. 강유미는 “다스가 누구겁니까”라는 순발력 있는 멘트로 심각한 뉴스를 ‘웃으면서’ 볼 수 있도록 무거움을 덜어낸다.

‘시사의 예능화’가 극대화될수록 시청자가 단선적으로 뉴스를 소비한다는 우려도 나오지만, 다매체 다채널 시대에 분산되는 영향력을 확보하기 위해서 어쩔 수 없는 선택처럼 보인다. 일례로 최근 양정철 전 청와대 비서관이 귀국하자마자 <김어준의 블랙하우스>의 섭외를 수락한 것도 지상파 방송사 혹은 정통 시사 프로그램의 프리미엄보다 뉴스 소비의 영향력을 고려한 출연이라고 추측해볼 수 있다.

지상파 방송사들은 외부적 환경 변화로 인해 갈림길에 섰다. 탐사보도 프로그램으로만 승부수를 띄우기엔 뉴스를 소비하는 다양한 채널을 외면하기 어려울 뿐 아니라 뉴스나 시사보도 프로그램의 만듦새, 이를 파급시키는 영향력이 어느 정도이냐에 따라 방송사의 존재감이 결정되기 때문이다. 현재 지상파 방송사들은 ‘비주류’를 끌어안으며 반등을 노리는 모양새다.

과연 주류매체와 대안매체에서 활약한 마이너와의 결합은 어떤 시너지를 낼 수 있을까. 그리고 방송의 공정성과 권력과 자본 감시 역할을 맡았던 탐사보도 프로그램은 ‘어떠한’ 정공법으로 살아남아, 언론의 본령을 되찾을지 기대된다. 


방연주 객원기자  webmaster@pdjourna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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