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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쁜 녀석들2’, 적은 내부에 있다

견고한 적폐 구조를 겨냥한 이유 정덕현 대중문화평론가l승인2018.01.23 16:5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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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D저널= 정덕현 대중문화평론가] <나쁜 녀석들 : 악의 도시>(<나쁜 녀석들2>)는 시즌1이 지목한 ‘나쁜 놈들’과는 사뭇 다른 적을 지목하며 시작했다. 시즌1이 지목한 건 도무지 사회에서 용납할 수 없는 반인륜적인 범죄자들이었다. 강력한 범죄자들을 적으로 세워두고 나자 이들을 때려잡는 ‘나쁜 녀석들’이라는 존재들이 용인될 수 있었다. 

시즌2는 보다 현실적인 적을 드라마에 투영시켰다. 여전히 비현실적인 요소들이 많지만, 이른바 ‘적폐 대상’을 세워둔 것이다. 서원시라는 가상의 도시에서 배상도 시장(송영창)과 결탁한 현승그룹 회장 조영국(김홍파)가 모두 그 적폐 대상으로 지목되었고, 이명득 검사장(주진모)은 이들에 대한 수사를 우제문(박중훈) 검사에게 맡긴다.

그런데 이들을 검거하기 위해 점점 진실에 다가가자 진짜 적폐가 검찰 내부에 있다는 것이 조금씩 드러나고 그 수뇌가 이명득 검사장이었다는 게 밝혀진다. 새 정권이 들어서자 이명득은 자신이 살아남기 위해 자신도 결탁되어 있던 조영국을 제거하기 위해 우제문을 이용한 것.

여기서 적폐 대상은 저 편의 적들(배상도-조영국)만이 아니라 이 편의 적들(이명득 검사장)도 포함한다는 걸 드러낸다. 그래서 시즌2에서 우제문과 그를 따르는 ‘나쁜 녀석들’이 존재할 수 있는 이유는 그들이 양측 어디에도 속하지 않았다는 사실 때문이다. 우제문과 ‘나쁜 녀석들’은 검찰 내부에서도 골칫거리이고 또 조폭들이나 그들과 결탁한 정치인들에게도 머리 아픈 존재다.

▲ 오는 27일 방송 예정인 OCN <나쁜 녀석들 : 악의 도시> 예고 화면 갈무리.

<나쁜 녀석들2>의 방송 중간에 이 적폐 세력들을 끄집어내고 조영국과 이명득을 모두 잡아넣는 데 성공한다. 어째서 이렇게 빨리 사건을 마무리한 걸까. 아직도 이야기의 반이 남았는데. 그 이유는 이후에도 계속 벌어지는 ‘적폐의 탄생’에서 발견된다.

이명득이 자리를 비우자, 이제 새로운 실세가 된 반준혁(김유석)과 특수3부팀들이 활개를 치고 다닌다. 결국 이 후반부의 싸움은 내부로 향한다. 반준혁과 모종의 관계를 맺고 있는 특수3부팀들과 우제문을 중심으로 다시 모이게 된 ‘나쁜 녀석들’과의 한판 승부.

그래서 <나쁜 녀석들2>는 전개 속에서 자연스럽게 진짜 적폐란 무엇이고 어떻게 탄생하는가의 문제를 담아낸다. 처음에는 외부의 적처럼 보였지만 알고 보니 그들과 결탁한 내부의 적도 있었다.

더 중요한 건 시스템이다. 그렇게 그들을 몰아내고 모든 적폐가 사라진 듯 보였지만 다시 생겨나는 적폐 세력을 통해 이 시스템은 인물만 바꿀 뿐 여전히 견고하다는 걸 말해준다. 권력 시스템이 가진 문제는 눈에 보이는 이들을 제거한다고 해결되지 않는다는 걸 이야기 하고 있는 것이다.

<나쁜 녀석들2>가 ‘적폐 청산’을 하나의 메시지로 가져온 건 우연이 아닐 것이다. 지난해 정권이 교체되면서 쏟아져 나왔던 열망 중에 가장 큰 것이 바로 ‘적폐 청산’이었다. 사정기관들이 제대로 기능을 하기만 했어도 나라꼴이 이렇게 되지는 않았을 거라는 자각이 있었고, 권력자가 휘두르는 엉뚱한 칼자루가 얼마나 많은 이들의 무고한 희생을 만들어 내는가를 목도한 대중들의 갈증이 있었다.

어디 말이 쉽지 그토록 오랫동안 쌓여온 적폐가 단번에 일소될 수 있을까. 오래 지속되며 심지어 시스템으로 굳어진, 마치 양파 껍질을 까듯 나오는 적폐세력을 양산한다. <나쁜 녀석들2>에서 우제문 검사가 마치 끝난 것처럼 보였다가도 다시 생겨나는 적들과 끊임없는 싸움을 해나가는 건 그래서다.

과연 <나쁜 녀석들2>는 그 목적을 끝내 이룰 수 있을까. 사실 그건 드라마로서는 그다지 중요한 일은 아닐 것이다. 실제 적폐 청산의 길은 드라마가 해낼 수 있는 일은 아니다.

하지만 적어도 <나쁜 녀석들2>는 그 길이 얼마나 지난하고 끝없는 노력을 필요로 하는 일인가를 보여주고 있다. 정권이 교체된다고 쉽게 모든 게 될 것이라고 판단하는 건 오산이라는 경각심을 일깨워 주는 것만으로도 이 드라마가 현실에 전하는 메시지의 울림은 충분하다.


정덕현 대중문화평론가  webmaster@pdjourna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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