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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턴’, ‘막장’과 ‘장르물’ 사이

자극적인 소재로 시청률 고공행진... 선정성‧폭력성 '불편' 지적도 방연주 객원기자l승인2018.01.29 17:05: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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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D저널= 방연주 객원기자] 요즘 SBS <리턴>(연출 주동민, 극본 최경미)이 화제다. 최근 방송에선 시청률 15.2%(닐슨코리아 전국기준)를 기록하며 동시간대 수목극 1위를 차지했다. 일부 시청자들은 “재미있다”, “스릴 있다”며 긍정적인 반응을 내놓고 있다.

부정적인 시선도 있다. 방송 초반부터 도를 넘는 선정성과 폭력성 논란을 낳으며 문제작으로 떠올랐다. 현재까진 상류층 살인 스캔들을 각자의 방식으로 파헤쳐가는 최자혜(고현정) 변호사와 독고영(이진욱) 형사의 분투보다는 그야말로 상류층의 상식을 벗어난 범죄 행위를 나열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기 때문이다. 과연 이러한 소재를 오로지 극적 긴장감을 높이는 장치로만 바라볼 수 있을까.

<리턴>은 초반부터 자극적이고 선정적인 소재에 집중했다. 강인호, 오태석, 김학범, 서준희 등 상류층이 불륜과 마약을 즐기는 모습이 담겼다. 상류층의 어두운 삶을 비추는 의도가 있다 해도 비키니를 입은 여성의 머리를 병으로 내리치고 즐거워하며 돈을 주는 등 수위 높은 장면이 나왔다. 김학범(봉태규)이 오태석의 아내를 화장실에서 범하는 행위 등 선정적인 장면을 여과 없이 내보냈다.

또한 캐릭터에 근거한 대사라기엔 지나치게 ‘여성혐오’가 짙다. 강인호(박기웅)는 내연녀 염미정(한은정)이 자신의 아내 금나라(정은채 분) 앞에서 자신에게 친한 체를 했다는 이유로 막말을 퍼붓는다. 강인호는 “너는 변기 같은 거다, 그냥 내가 싸고 싶을 때 아무 때나 싸고, 필요 없을 땐 확 덮어버리는” 이라고 경고하는 대사를 던진다.

폭력성도 예외 없다. 지난 24일 방송분에서 오태석, 김학범, 서준희는 염미정의 시체를 유기하는 것은 물론 자수를 결심한 친구 서준희를 막기 위해 또 다른 음모를 꾸민다. 오태석과 김학범이 범죄를 은닉하기 위해 서준희를 운전석에 태워 벼랑 끝으로 차를 밀어버리는 장면이 자세히 그려졌다. 이처럼 지금까지 방영된 <리턴>의 내용은 당초 기획했던 최자혜 변호사와 독고영 형사의 진실을 파헤치는 과정보다는 범죄자의 관점 위주로 전개되며 불편함을 안겨줬다.

시청자 게시판에도 ‘15세 시청가’로 보기엔 부적절한 영상과 대사가 넘친다는 쓴소리가 나온다. 이와 관련해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이하 방통심의위)에는 <리턴>의 선정성과 폭력성을 지적하는 민원이 20여 건 접수된 것으로 알려졌다.

▲ SBS <리턴> ⓒSBS

<리턴>이 화제작과 문제작이라는 타이틀을 동시에 얻게 된 아이러니는 지상파 방송사의 역할, 대중문화의 역할을 되짚게끔 한다. 드라마는 허구의 세계를 그리지만, 당대의 현실을 가까이 담아내기도 하고, 이와 반대로 대중에게 어떤 가치관을 간접적으로 심어주는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가령 최근 몇 년 사이 ‘여성 혐오’에 관한 인식이 높아지고, 사회적으로도 ‘데이트 폭력’ 이슈가 떠오르면서 대중매체에서 ‘데이트 폭력’을 낭만적 소재로 활용하는 데 반기를 드는 움직임이 일어났다. 지난 2016년 웹매거진 <아이즈>와 국제앰네스티는 ‘#더이상설레지않습니다’ 캠페인을 벌였다. 고성 및 언어폭력, 벽에 밀칙, 강제 기습키스, 무턱대고 찾아가기 등 드라마 속 로맨스 클리셰를 비판한 것이다. 여기에는 드라마가 폭력을 긍정의 신호로 이해하는 왜곡된 연애관을 퍼뜨리는 데 일조했다는 문제의식이 깔려있다.

<리턴>은 드라마 시장에서 스릴러, 범죄와 같은 장르물이 대중적인 인기를 얻고, 지상파 방송사들이 ‘장르물’에 러브콜을 적극적으로 보내는 와중에 방송되고 있다. 후발주자로 나선 지상파 방송사의 시청 타깃층은 케이블채널에 비해 보편적 시청층을 대상으로 한다. 그래서 장르물의 특성인 복합적인 전개로 극의 깊이를 더하는 선택을 하는 게 쉽지 않다. 드라마 자체가 어려워지기 때문이다.

이런 한계 때문에 ‘사회파 스릴러’를 앞세운 <리턴>은 누구나 몰입하기 쉬운 이른바 ‘막장’ 요소를 결합한 장르물로 승부수를 띄운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시청자들은 <리턴>을 통해 도를 넘은 폭력성과 선정성이 불편하다고 말하고 있다. 극이 전개될수록 최자혜 변호사와 독고영 형사의 활약이 두드러지겠지만, 과연 <리턴>은 시청자에게 ‘불편함’을 안긴 채 드라마가 말하고자 한 ‘정의’를 온전하게 전달할 수 있을까.

 


방연주 객원기자  webmaster@pdjourna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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