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UPDATE : 2018.9.19 수 16:21

[PD의 눈] 단일민족, 그게 그리 좋은 건가?

최상일l승인2003.12.04 09:32:48

크게

작게

메일

인쇄

신고

|contsmark0|지난해 중국 소수민족 음악학회에 참가한 적이 있다. 중국 귀주성의 소도시에서 열린 회의는 이 지역 최대의 소수민족인 동족의 정초 축제기간에 맞춰 열려, 참가자들은 동족의 때묻지 않은 민속을 마음껏 구경할 수 있었다.
|contsmark1|
|contsmark2|
동족 처녀들은 마을을 찾아오는 손님들을 기다렸다가 노래와 술로 환영식을 한다. 15∼6세 정도 되는 수십명의 처녀들이 화려한 전통 의상을 입고 마을 입구에 일렬로 늘어서서 합창으로 환영의 노래를 한다.
|contsmark3|
|contsmark4|
그런 다음 술을 한 잔씩 들고 자기 마음에 드는 손님한테 가서 술을 먹이고는 그의 팔을 이끌고 마을로 들어간다. 이 때 처녀들이 가장 좋아하는 손님은 될수록 모습이 색다르게 생긴 건장한 남자이다.
|contsmark5|
|contsmark6|
동족 처녀들은 왜 마을을 찾아오는 손님들을 그리 반기며 자신들과 모습이 다른 이방인들을 오히려 좋아할까? 인류학에 따르면, 오지에 고립되어 살아가는 소수민족들은 자기 민족의 혈통을 발전시키기 위해 본능적으로 이방인을 끌어들이는 풍습이 있다고 한다.
|contsmark7|
|contsmark8|
누대에 걸쳐 자기 민족끼리만 살아갈 경우 인종적인 형질이 퇴화한다는 우생학적 지식이 경험적으로 축적되어 있기 때문일 것이다. 그럼 우리 민족은 어떤가?
|contsmark9|
|contsmark10|
우리는 흔히 단일민족이라고 한다. 단일민족이라는 말에는 은연중에 ‘순수함’이라는 이미지가 따라붙고, 그래서 좋은 뜻으로 사용되는 듯하다. 하지만 나는 우리나라가 단일민족이라는 것이 그리 탐탁지 않다. 단일민족이라고 할 근거도 확실치 않거니와 단일민족은 장점보다 단점이 더 많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contsmark11|
|contsmark12|
한국인들의 유전자 염기서열을 분석해 본 결과 남태평양 토착민들의 유전자와 비슷한 구조를 가진 사람이 15%나 된다는 논문이 발표된 적이 있다.
|contsmark13|
|contsmark14|
또 한국인의 얼굴 형태를 분석한 결과 역시 20% 정도가 남방계의 특징을 갖고 있다는 것이 드러났다고 한다. 굳이 과학에 의존하지 않더라도, 이 땅에서 인종간의 교류가 일어났던 역사적 사실들을 우리는 얼마든지 떠올릴 수 있다.
|contsmark15|
|contsmark16|
고려시대 몽고의 침입을 비롯해 조선시대 병자호란이나 임진왜란과 같은 대규모 전쟁도 그렇거니와 고대로부터 줄기차게 이루어져 온 중국과의 교류의 역사도 있다.
|contsmark17|
|contsmark18|
사실 단일민족 이데올로기는 오늘날 우리 민족의 분열상을 보면 금새 깨지고 만다. 같은 민족이면서 세계 유일의 분단국가로 총부리를 서로 겨누고 있는 것이 우리 민족이다. 같은 민족이라면서 망국적 지역감정은 수시로 되살아나고, 같은 민족인 중국, 러시아, 중앙아시아의 동포들을 몹시도 차별한다.
|contsmark19|
|contsmark20|
단일민족 이데올로기는 이방인들에 대한 편견과 차별로 이어진다. 한창 문제가 되고 있는 외국인 노동자 문제가 대표적이다.
|contsmark21|
|contsmark22|
외국인 노동자에 대한 착취와 핍박은 표면적으로는 영세한 기업들이 잘못된 외국인노동자 정책을 이용하여 부당이득을 취하는 데서 생겨나지만, 그 이면에는 이방인들에 대한 정서적인 거부감이 도사리고 있음이 분명하다. 단일민족의 이데올로기가 나쁜 쪽으로 작용하고 있는 것이다.
|contsmark23|
|contsmark24|
나는 어쩌다 주변에 외국인과 결혼한다는 처녀 총각이 있으면, 그거 참 좋은 일이라고 축복을 아끼지 않는다. 10년 전만 해도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흥분하던 내가 말이다.
|contsmark25|
|contsmark26|
세계사를 보아도 이민족간의 교류를 통해 인류문화를 꽃피운 사례가 많다. 우리 민족의 미래는 단일민족의 허구적 이데올로기를 벗어나 이웃 나라들과의 진정한 교류와 협력에서 찾을 수 있다고 나는 생각한다. 이 분야에서도 방송이 해야 할 일이 많은 것은 물론이다.
|contsmark27|
|contsmark28|
|contsmark29|
최상일
|contsmark30|
mbc 라디오 부장
|contsmark31|
|contsmark32|
|contsmark33|
최상일  pdnet@pdnet.or.kr
<저작권자 © PD저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최상일의 다른기사 보기

인기기사

기사 댓글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0 / 최대 400byte

숫자를 입력해주세요

욕설등 인신공격성 글은 삭제합니다.
여백
여백
여백
기사제보광고문의불편신고개인정보취급방침청소년보호정책이메일무단수집거부
[158-715] 서울 양천구 목동 923-5번지 한국방송회관 10층l대표전화 : 02-3219-5613~5619l구독문의 : 02-3219-5618l팩스 : 02-2643-6416
등록번호: 서울, 아00331l등록일: 2007년 3월 5일l발행인: 류지열l편집인: 이은미l청소년보호책임자: 류지열
PD저널 편집국 : 02-3219-5613l광고 문의(PD연합회 사무국 · 광고국) : 02-3219-5611~2l사업제등록번호 : 117-82-60995l대표자 : 류지열
Copyright © 2018 피디저널(PD저널). All rights reserved. mail to webmaster@pdjourna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