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시민자문단'에 기대와 우려 교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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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새노조 등 직능단체 '신임 사장 자질과 과제' 토론회 ..."전문성 취약, 시간 촉박"

▲ 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KBS새노조)가 주최했고, KBS 경영협회, 기자협회, PD협회 등 10개 직능협회는 8일 오후 12시 여의도 KBS 앞 보이스카웃빌딩 1층에서 긴급토론회 '새 사장의 조건과 자질, 그리고 과제'를 열었다. ⓒPD저널

[PD저널=구보라 기자] KBS 사장 공모 마감을 하루 앞두고 KBS 구성원들이 모여 신임 사장이 갖춰야 할 조건과 자질에 놓고 열띤 토론을 벌였다.

KBS 이사회는 오는 9일까지 사장 후보자를 접수 받은 뒤 24일 정책발표회를 거쳐 오는 26일 최종 사장 후보자를 정할 예정이다.

8일 열린 ‘KBS 새 사장의 조건, 자질 그리고 과제’ 토론회는 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KBS새노조)가 주최하고, KBSPD협회 등 10개 직능협회가 함께 마련한 자리였다. 

조항제 부산대 신문방송학과 교수가 발제를 맡았고, 정준희 중앙대 신문방송대학원 박사, 김언경 공영방송 정상화 시민행동 상황실장, 이영섭 전 KBS 기자협회장, 김대식 KBS 경영협회원, 강윤기 언론노조 KBS본부 정책실장을 비롯한 수많은 KBS 구성원들이 참석했다.

토론회에 참석한 참석자들 대부분 KBS 새 사장의 조건으로 정치와 자본으로부터의 독립, 보도와 제작 자율성 등을 꼽았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구성원들로부터 신뢰와 믿음을 주는 사람이 사장이 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앞서 KBS새노조는 △지난 정권의 언론 장악에 맞서 함께 싸워 온 인물 △언론 적폐 청산과 내부 개혁을 실천할 수 있는 인물 △지역의 여론과 문화 형성의 중심매체로 KBS를 바꿔나갈 수 있는 인물 △급변하는 미디어 환경 속에서 KBS가 처한 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능력과 자질을 갖춘 인물 등을 신임 사장의 조건으로 내세웠다.

이영섭 전 KBS기자협회장은 신임 사장의 중요 자질로 적폐 청산과 디지털 혁신, 방송 독립과 제작자율성 확립이라고 짚으며 “KBS 편성규약 개정, 본부별 편성위원회 강화, 임면동의제 시행”을 강조했다. 윤태진 연세대 커뮤니케이션대학원 교수는 “편성규약 개정은 현재 발의된 방송법 개정 내용의 핵심"이라며 "법 개정 여부를 떠나, 신임 사장이 이 부분을 노사합의로 이뤄낸다면 더 바랄 나위가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특히 이날 토론회에서는 KBS 이사회가 밝힌 ‘시민자문단’에 대한 기대와 함께 우려의 목소리도 나왔다.

앞서 KBS 이사회는 사장 선임 절차의 투명성을 높이기 위해 시민자문단을 도입하겠다고 밝혔다. '시민자문단'은 서류심사를 통과한 KBS 사장 후보자들을 대상으로 24일에 열리는 후보자 정책발표회에 참여해 후보자들의 역량을 평가한다. 이들의 의견은 최종 사장 후보자 결정에도 반영될 예정이다.

이날 토론회 자리에선 “전문성이 없는 KBS 현안에 대해 논의하기 어렵다”, “시민자문단이 사장 후보들을 평가하기에는 시간이 촉박하" 등의 의견이 제시됐다. 

조항제 부산대 신문방송학과 교수도 “국민적 대표성이 높아지는 장점이 있지만 사장 후보의 자질을 논의하기 위해선 충분한 시간이 필요하다. 비전문성, 비효율성이 문제가 될 수 있다”고 짚었다.

▲ 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KBS새노조)가 주최했고, KBS 경영협회, 기자협회, PD협회 등 10개 직능협회는 7일 오후 12시 여의도 KBS 앞 보이스카웃빌딩 1층에서 긴급토론회 '새 사장의 조건과 자질, 그리고 과제'를 열었다. ⓒKBS새노조

이번에 뽑는 신임 KBS 사장이 '보궐 사장'인 탓에 준비성도 중요한 자질로 꼽혔다. 차기 사장의 임기는 전 사장의 잔여 임기인 오는 11월 23일까지다.

정준희 중앙대 신문방송대학원 박사는 “이번 신임 사장은 ‘비상 시기’의 관리자이자 새로운 시대의 문을 여는 다리 역할을 해야 한다”며 “짧은 임기 동안 무엇을 해야할지 구체적인 복안을 지닌 사람이 사장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방송사 갑질 근절, 인권적 감수성, 지역 문제 해결을 위한 의지도 자질로 지적됐다. 정준희 박사는 “이번 신임 사장은 내부의  먹고 사는 문제도 잘 챙겨야 하지만 (사회적으로 이슈가 되고 있는) 비정규직 등의 문제들도 잘 다뤄야 한다”고 했다.

김언경 공영방송 정상화 상황실장은 “국민이 바라는 KBS 정상화는 결코 정치적 독립 부분에만 머물지 않는다"며 “상품권 페이, 방송사 내 성폭력 등 다양한 갑질 문제를 후순위로 놓지 않는, 인권 감수성이 높은 사람이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강윤기 KBS PD도 “내부에서도 KBS의 정치적 독립성과 제작자율성 보장 못지 않게 감수성이 중요하다고 말하고 있다. 소수자나 사회적 약자, 여성에 대한 감수성을 지니고, 사내 불공정 관행을 혁파할 수 있는 추진력이 KBS 신임 사장이 지녀야할 덕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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