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턴’, 등돌린 시청자 되찾을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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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유의 '배우 교체'에 '기획 의도 대폭 수정' '생방송 드라마' 불가피

[PD저널=방연주 객원기자] SBS <리턴>이 주연 배우 교체라는 사상 초유의 상황에 놓였다. 시청률 6%대에서 시작해 17%대까지 치솟으며 수목극 1위를 차지했지만, 배우 고현정이 방송 7회 만에 공식적으로 하차한 것이다.

고현정과 제작진 간 불화설은 지난 7일 불거지기 시작했다. SBS는 다음날인 8일 고현정의 <리턴> 하차를 발표했다. SBS는 보도자료를 통해 “주연배우 하차와 관련 심리를 끼쳐 드린 점을 죄송하게 생각한다”며 “제작진은 방송 파행을 막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했으나 결국 이 같은 결정이 내려진 것에 대해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주연 배우 하차 소식 이후로 '폭행설', '잠적설', '지각설' 등 온갖 후일담을 담은 기사들이 2천여건 가까이 쏟아지면서 <리턴>은 그야말로 '뜨거운 감자'가 됐다.

지금까지 방송가에서는 출연자들이 갑작스레 사고를 당하거나 일정상의 문제로 연장 방송에서는 하차하는 경우가 종종 있었다. 그러나 이번처럼 주연 배우가 교체되는 경우는 극히 이례적이다.

▲ SBS <리턴> 홈페이지 메인 이미지.

지난 2011년 배우 한예슬이 KBS <스파이 명월> 촬영 도중 제작진과 갈등을 벌이다가 드라마 출연을 거부해 논란을 빚었다. 당시 한예슬은 감독 교체 요구를 하다가 촬영장을 이탈해 잠적했고, 아예 미국행을 택하면서 사태는 걷잡을 수 없이 커졌다.

한예슬의 소속사는 과도한 스케줄과 악화된 컨디션으로 불가피했다고 주장했지만 결국 한예슬이 귀국해 방송사 국장에게 직접 사과하면서 논란을 봉합했다. 지난해 MBC <당신은 너무합니다>에서 주연을 맡은 배우 구혜선이 방영 6회만에 건강상의 이유로 하차하고, 배우 장희진이 대체 배우로 투입된 경우가 있었다.

SBS 측은 <리턴> 사태를 수습하기 위해 최자혜 역을 대체할 배우를 찾기 위해 물색 중이다. 최자혜는 극의 후반부에 사건을 파헤치는 중요한 인물이다.

11일 현재까지 배우 박진희가 대체 배우로 물망에 올랐지만, 뒤숭숭한 여론으로 쉽사리 출연을 확정짓지 못하고 있다. 최자혜 역을 대체할 만한 배우를 찾지 못할 경우엔 대본 수정이 불가피하다. 기존 최자혜 분량을 완전히 삭제하거나 새로운 인물을 투입하는 방식으로 이야기를 재구성해야 하기 때문이다.

보도에 따르면 이미 대본은 12부 정도까지 나온 상태로 알려졌으나 수정 요구가 잦아지면서 '쪽대본'이 나왔다고 전해진다. 이러한 상황에서 SBS는 지난 10일 배우와 제작진을 불러 대본 리딩 회의를 진행한 후 남은 촬영을 잘 진행하자고 다독였지만, 과연 원활하게 돌아갈 지가 미지수다.

<리턴>이 우여곡절 끝에 방송을 재개하더라도 '생방송 드라마'를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지난 7일 7부 방영 이후로 평창올림픽 중계방송으로 결방이 된 상태이지만, 촬영을 재개할 경우 촉박하게 진행될 수밖에 없다.

사전제작 드라마가 아닌 이상 첫 방송 직전에 촬영에 돌입하더라도 일주일에 2회씩 방영되는 분량을 채우기 위해 배우, 스태프가 연일 강행군 촬영하는 일이 비일비재하다. 이러한 악순환은 tvN <화유기> 사고처럼 의도치 않게 방송 사고로 이어지기도 한다.

이번 <리턴> 사태는 단편적으로는 배우와 제작진 간 갈등에서 비롯됐지만, 한국 드라마 제작시스템을 다시금 되짚게 만든다. 한 편의 드라마에는 배우, 연출자, 작가, 제작사, 협찬사 등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이 맞물려 있다. 막대한 제작비가 투입되는 만큼 ‘시청률 지상주의’에 기대기 쉽고, 이해관계자 간 의견 조율은 드라마의 성패를 좌지우지한다.

또한 '1인 창작'이 아닌 배우, 스태프, 작가가 함께 참여하는 공동 제작 시스템'이라서 당초 드라마의 기획의도를 충실히 실현하는 게 쉽지 않다. 어찌됐든 <리턴> 제작진은 얽히고설킨 상황을 수습하겠지만, 드라마 <리턴>이 말하고자 한 그 자리로 돌아와서, 인물의 정서를 ‘되살리기’란 쉽지 않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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