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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토가3’, 무한도전 서사의 종착역

‘H.O.T.’ 재결합이 추억 여행에 머무른 이유 김교석 대중문화평론가l승인2018.03.05 12:13: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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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D저널=김교석 대중문화평론가] <무한도전>이 설 특집으로 해체한 지 17년 만에 완전체 H.O.T.를 무대 위에 불러냈다. 대형 이벤트에 대한 반응은 즉각적이었다. H.O.T의 열성 팬들과 그 시대를 기억하는 시청자들은 10대 시절 우상 혹은 그 시절을 떠올리게 만드는 아이콘의 소환에 울컥했음을 너도나도 고백했다. 덕분에 동계 올림픽 중계로 인해 편성이 밤 10시 이후로 조정됐지만 시청률은 오히려 평균보다 살짝 높은 13%대를 기록했다.

그렇다면 <무도>의 ‘토토가 3’는 성공한 것일까. 2014년 연말에 찾아온 ‘토토가’는 음악 산업에 난데없이 떨어진 핵폭탄이었다. <무도>와 지난 10여년을 함께해온 20대 후반~40대 초반 시청자들이 90년대를 휩쓸었던 가수들의 무대에 열광하며 흘린 눈물은 다른 세대와 시장으로 번져나갔다. 차트 역주행과 90년대풍 음악의 재유행 등 음악 시장 전반에 변화를 일으켰다.

뒤이어 2016년 젝스키스 편으로 돌아온 시즌2도 마찬가지였다. 이번엔 아예 과거 시제를 현재진행형으로 바꿨다. 그렇게 돌아온 90년대 아이돌 그룹은 놀라운 경쟁력을 보여줬다. 방송 이벤트가 실제 비즈니스로 이어진 셈이다.

그런데 팬들의 성화와 <무한도전>의 지원으로 2500석의 콘서트홀, 10만 명 응모 등 ‘토토가 시리즈’ 중 가장 큰 규모로 진행된 이번 방송 이후 특별한 현상이 감지되지 않는다. 차트 역주행도, 재결합에 대한 군불도 매우 미미하다. 앞선 시즌처럼 90년대를 문화적 엘도라도라 여기던 흥분, 다른 세대를 끌어들이는 파급력보다는 좋은 추억여행이었다는 감상 정도로 머물고 있다.

▲ 지난 2월 24일 방송된 무한도전 <토토가3> H.O.T.편 현장 포토. ⓒMBC

이 온도차는 무엇 때문일까. 여기엔 ‘토토가3’를 과거로 가둔 세 변수가 있다. 첫째는 H.O.T. 재결합 서사의 빈약함이다. 다섯이 함께 선 무대는 17년 만이지만 이재원을 제외하고 다른 멤버들은 예능, 콘서트, 라디오DJ 등으로 활발히 활동해왔다. 잊힌 지난 전성기를 회상하는 시즌1이나 <슈가맨>처럼 은둔하던 왕년의 스타를 해동해내는 반가움, 추억의 서사는 팬들을 제외하면 약하게 작동했다.

젝스키스 경우와도 다르다. 이들은 전성기 시절 한 번도 콘서트를 해보지 못했다는 아쉬움에서 출발해 방송가에서 사라진, 혹은 무대와는 담을 쌓고 뿔뿔이 흩어진 멤버들이 모이는 과정이 있었다. 게다가 콘서트 개최 여부가 불분명한 게릴라 콘서트라는 미션을 해결과 함께 고지용의 합류 여부를 끝까지 미스터리로 남겨뒀다.

하지만 H.O.T.의 재결합은 대형 이벤트의 준비 과정과 무대가 전부였다. 과거와 현재의 교차 편집을 통해 그동안 흘러온 시간과 이를 거슬러 오르는 추억 여행의 감성을 자극했고, 여전히 그 자리에 머물러 있는 팬과의 전화 통화 등에 많은 시간을 할애하며 역사적 재회에 모든 초점을 맞췄다. 다른 세대나 팬이 아닌 시청자들의 공감대를 불러일으키긴 부족할 수도 있는 장면이다.

두 번째는 익숙함이다. H.O.T. 멤버들은 진지했다. 약 한달간의 피나는 연습과 관리를 이어갔다. 하지만 오랜 시간이 흐른 뒤, 긴장과 설렘 가득한 무대를 갖는다는 문법은 너무나도 익숙하다. 여기에 <무도> 멤버들까지 합세해 이런 장면과 감정을 반복 연출했다. 예전 같지 않음에서 재미를 찾고, 찬란했던 과거의 영광을 재현하는 <무도>의 추임새라 할 수 있다.

벌써 세 번째인지라 90년대 복고는 지난 두 시즌과 달리 꽤나 일상적인 콘텐츠로 자리잡은 상황이다. 물론 최초의 재결합을 꽤나 진지하게 보여준 것만으로도 방송으로는 충분했지만 세 번째 시즌이란 점에서 아쉬움으로 남는다.

마지막은 <무도>의 현재다. ‘토토가’ 시즌1은 만성위기설에 시달리는 <무도>를 단박에 구출해낸 일등 공신이었다. 주인공은 90년대 스타였지만 이들을 찾아가서 캐릭터를 만들고, 무대를 마련하며 판을 벌인 건 <무도> 멤버들이었다. 시즌2도 마찬가지로, 젝키의 재결합 과정과 <무도>의 상승 곡선은 궤를 같이 했고, <무도>라는 우산 안에서 젝키는 몸집을 다시 불려 다른 세상으로 나갈 수 있었다.

그런데 ‘토토가3’는 <무도>와 H.O.T. 사이의 연관성을 찾기 힘들다. 과거로 돌아간 여행이 행복했다는 대다수 시청자들도 H.O.T.를 이야기할 뿐 <무도>를 이야기 하지 않았다. 이는 현재 <무도>가 예전처럼 과거를 현재로 끄집어내는 에너지를 갖지 못하면서 H.O.T.의 재결합을 추억으로만 돌아본 결과다.

지난 주 김태호PD가 <무한도전>에서 하차하기로 결정됐다. 시기와 방식, 그리고 <무도>의 미래에 관한 이야기는 아직 알려진 바가 없지만 이제까지 함께해온 <무도>와 작별하게 된 것은 확정된 사실이다. 연출진만 바뀌든 멤버 변화가 따르든, 종영하든, 어쨌든 지금까지 함께 쌓아왔던 시간들은 추억으로 일단락될 것이다.

이런 시기에 <무도>는 90년대 말 대중문화사에서 가장 파급력이 있던 H.O.T.를 불러 추억 여행의 종지부를 찍었다. 다른 서사는 덮어두고 그 시절의 분위기에 한껏 취했다. 여론의 호평, 시청률, 팬들의 반응만 보면 성공한 기획이라 할 수 있지만 결과적으로 90년대 H.O.T는 2018년에 불시착했다. <무도>의 덕을 본 앞선 동료들과 달리 엄청나게 뜨거웠던 열기가 순식간에 날아가 버린 것은, H.O.T의 문제가 아니라 <무도>의 서사가 마무리 단계로 접어들었다는 데 가장 큰 이유가 있다.


김교석 대중문화평론가  webmaster@pdjourna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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