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D저널=김혜인 기자] YTN 한 간부가 2015년 ‘삼성 이건희 회장의 성매매 동영상’을 입수하려는 자사 기자들의 취재를 방해하고 관련 동영상 제보자를 삼성 측에 연결해줬다는 의혹이 나왔다.
5일 <뉴스타파>는 'YTN 간부, 이건희 동영상 제보 삼성에 토스'에서 "뉴스타파가 이건희 회장의 성매매 동영상을 보도하기 11개월 전인 2015년 8월, YTN에 관련 영상을 가진 제보자가 접촉을 해왔다"며 "당시 YTN 보도국의 한 간부가 일선 기자들 몰래 동영상 제보 사실을 삼성 측에 알리고, 삼성 측으로부터 연락처를 받아 제보자에게 넘긴 것으로 드러났다”고 보도했다.
2015년 8월 YTN 기자를 찾아온 두 명의 제보자는 제보비로 5억을 요구했고, 이 소식을 전해 들은 당시 보도국 사회부장은 후배 기자들에게 ‘당분간 기밀을 유지하라’ 지시한 뒤, 삼성에 연락해 제보자와 삼성을 연결해줬다는 것이다.
뉴스타파는 당시 YTN사회부장과 제보자 사이의 통화내용을 공개하며 “제보자와 삼성 사이를 중개해주는 역할을 자임한 YTN사회부장은 자신의 행위가 부적절하다는 사실을 충분히 인식했던 것으로 보인다”며 “그는 제보자와의 통화에서 ‘후배들의 취재를 방해하는 꼴이다’, ‘후배들이 알아서는 안 된다’, ‘기자 윤리에 어긋난다’라는 말을 되풀이한다”고 보도했다.
결국 최초 제보자를 만나 해당 사안을 취재 중이던 YTN 기자들은 동영상을 입수하지 못했고, 1년 뒤 2016년 7월 한국탐사저널리즘센터 <뉴스타파>를 통해 '이건희 회장 성매매 동영상'이 보도됐다.
보도가 나간 뒤 언론노동조합 YTN지부(이하 YTN노조)는 성명을 내고 "류제웅 기획조정실장이 사회부장 시절 저질렀던 일"이라며 기획조정실장의 즉각적인 사퇴를 요구했다.
YTN지부는 “‘국내 최대 재벌 회장의 성매매와 이에 대한 동영상 협박 사실’을 알게 된 YTN사회부장이, 후배 기자들의 취재를 속이고 방해하면서 제보자들이 삼성으로부터 돈을 뜯어낼 수 있도록, 삼성은 돈을 주고 성매매 동영상을 ‘조용히 처리’ 할 수 있도록 중간에서 '거간꾼' 노릇을 한 게 아니고 무엇이겠는가”라며 “국민의 알 권리를 파괴한 행위”라고 지적했다.
<PD저널>은 류제웅 실장의 입장을 듣기 위해 연락을 취했지만, 연락이 닿지 않았다. YTN측은 “(류제웅 실장 보도에 대한) 입장이나 해명은 내일 발표할 것”이라고만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