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D저널=박수선 기자] 자유한국당이 “언론장악 피해자”라며 길환영 전 KBS 사장과 배현진 전 MBC 아나운서를 영입한 것을 두고 명백한 사실 왜곡이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9일 길환영 전 사장과 배현진 전 아나운서 입당환영식을 연 자유한국당은 장제원 수석대변인 논평을 통해 “문재인 정권의 폭압적 언론탄압과 언론장악의 가장 큰 피해자이자 상징적 인물”이라며 “이 분들을 다가올 선거에 전진 배치해 문재인 정권의 언론탄압을 심판할 것”이라고 밝혔다.
자유한국당은 두 사람의 영입을 두고 “다시 인재가 모이는 신호탄”이라고 자화자찬했지만 언론계의 반응은 싸늘하다.
길환영 전 사장은 2014년 세월호 보도 등에 개입했다는 의혹을 받고 KBS 이사회에서 해임됐다. 배현진 전 아나운서는 2012년 언론노조 MBC본부 파업에 참여하다 노조를 탈퇴하고 <뉴스데스크> 앵커로 복귀해 구설수에 올랐다.
전국언론노동조합은 이날 성명을 내고 “그동안 힘겹게 KBS와 MBC를 지키기 위해 싸워왔던 구성원들과 ‘공영방송의 정상화’를 염원해온 국민 앞에 자유한국당 정권 시절의 ‘KBS 사장’과 MBC <뉴스데스크> 앵커를 피해자로 둔갑시키려 하는가”라고 반문한 뒤 “제1야당으로 진정 ‘언론의 독립’을 바란다면 아무것도 하지 않은 게 방법”이라고 일갈했다.
언론노조 KBS본부는 같은 날 낸 성명에서 “길환영 씨의 해임이 현 정부의 언론탄압과 무슨 관련이 있냐”며 “길환영 씨의 해임이 부당하다면 그 책임은 박근혜 대통령과 지금의 자유한국당에 물어야 하는 것 아닌가”라고 되물었다.
길환영 전 사장의 해임안은 2014년 당시 KBS 사장 임명권을 가지고 있는 박근혜 대통령이 최종 재가했다. 길 전 사장은 해임 이후 박근혜 전 대통령을 상대로 해임처분무효소송을 내기도 했다.
언론노조 KBS본부는 “공영방송 수장이었던 인물이 수구 정당에 빌붙어 정치에 발담가 보려는 현실이 공영방송 구성원으로서 부끄럽고 창피할 뿐”이라며 “자유한국당은 엄연한 사실을 왜곡하지 말라”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