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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사들이 외면한 '평창 패럴림픽'

패럴림픽 편성시간 하루에 두세시간 꼴... '중계방송 요구' 국민청원 20여건 올라와 방연주 객원기자l승인2018.03.12 09:5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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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11일 강원도 평창 바이애슬론센터에서 열린 2018평창패럴림픽 크로스컨트리 남자 15km 좌식경기에서 한국 신의현이 역주하고 있다. 신의현은 이날 경기에서 동메달을 차지했다. ⓒ뉴시스

[PD저널=방연주 객원기자] 2018 평창 동계패럴림픽이 지난 9일 개막했다. 동계올림픽이 뜨거운 관심 속에서 막을 내린 데 이어 동계패럴림픽이 바통을 이어받았다. 이번 평창패럴림픽은 전 세계 49개 나라, 570명의 선수가 참가해 역대 패럴림픽 사상 최대 규모로 열리는 경기이지만, 방송사의 동계패럴림픽에 대한 관심은 미적지근하다.

방송사들은 패럴림픽 개막식을 중계하며 “인간의 한계에 도전하는 패럴림픽”이라고 치켜세웠지만 정작 대회 경기 중계 횟수가 평창동계올림픽에 비해 현저히 적기 때문이다. 동계올림픽에 비해 규모가 작다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방송사들의 관심이 편중돼 있음을 알 수 있다.

보도에 따르면 KBS, MBC, SBS 등 지상파 3사의 패럴림픽 대회 경기 편성시간은 총 10일간 고작 20시간 안팎에 그치고 있다. KBS 25시간, SBS 30시간, MBC 17시간 55분 정도 편성됐다. 대략 하루에 평균 두 세 시간 꼴이다. 동계올림픽의 경우 평균적으로 150시간을 편성한 것과 비교하면 현격한 차이가 난다.

아직 대회 초반이지만, 실제로도 방송사들의 패럴림픽 경기에 관한 관심은 낮아 보인다. 지난 10~11일 주말에 KBS는 총 110분, SBS는 75분 편성 및 하이라이트로 대체했고, MBC는 주말 내내 60분짜리 하이라이트로 내보냈다.

올림픽 조직위원회에 따르면 일본 NHK의 경우 평창패럴림픽 관련해 총 62시간, 미국 NBC 94시간, 영국 채널4, 프랑스 프랑스텔레비전, 스웨덴 SVT 100시간, 중국 CCTV는 50시간 등의 방송 시간을 편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자국이 아닌 해외에서 열린 패럴림픽에 관심을 갖고, 장애인과 비장애인 모두 즐길 수 있도록 방송을 편성한 것이다. 그에 반해 국내 방송사의 패럴림픽 편성 시간은 장애인 인권에 대한 방송사의 낮은 인식과 관심을 간접적으로 보여준다.

이러한 상황을 예견했다는 듯 이미 지난달 20일 청와대 국민청원 사이트에는 ‘패럴림픽 방송사 중계를 청원합니다’라는 글이 올라왔다. 청원자는 “항상 올림픽은 지상파 방송3사 모두 중계를 하지만, 패럴림픽은 중계조차 안한다는 것 자체가 일부 국민의 시청권 침해와 함께 장애인과 비장애인을 차별하는 것”이라며 “소수일지라도 패럴림픽에 관심있는 사람들, 패럴림픽 출전자 가족, 그리고 선수들과 상황이 비슷한 장애인들을 위해서라도 중계는 꼭 필요하다”며 청원 이유를 밝혔다. 개막식 전날인 지난 8일에도 ‘패럴림픽 중계 골고루 중계를 청원합니다’라는 또 다른 청원글이 올라왔다.

▲ 청와대 국민청원 사이트에 평창 패럴림픽 중계방송을 요구하는 청원이 빗발치고 있다.

개막식 이후에는 장애인인권단체들이 움직였다. 평창동계올림픽 개막식 당시 MBC, SBS에서는 수어통역이 없었고, KBS에서는 일부 행사에 관해서만 수어 통역을 중계했기 때문. 시청각장애인들은 지난달 13일 지상파 방송 3사와 정부를 상대로 개회식 방송 중 청각 및 시각장애인의 시청권을 보장하지 않은 점에 대해 국가인권위원회에 진정을 제기했다. 장애인차별금지법과 방송법에 따르면 방송사는 국가와 지자체가 올림픽과 같은 국제적 행사를 중계할 때 자막·수어통역·화면해설 등을 제공하도록 요청해야 한다.

이에 대해 국가인권위원회는 장애인 차별로 규정하고, 동계올림픽 및 패럴림픽의 개막, 폐회식 등의 행사에서 수어 통역을 하라는 시정 권고를 내렸다. 지상파 방송사에도 중계방송수어통역을 제공하라는 의견을 제시했다.

지난 11일 동계패럴림픽 세 번째 메달을 안긴 장애인노르딕스키 신의현 선수는 의미심장한 당부를 남겼다. “패럴림픽에 많은 관심을 쏟아주셨으면 좋겠다. 방송중계도 늘려주셨으면 한다.” 평창동계패럴림픽이 ‘그들만의 올림픽’으로 끝나지 않기 위한 방법은 생각보다 멀리 있지 않다. 


방연주 객원기자  webmaster@pdjourna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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