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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방송작가 표준계약서’, 입맛대로 악용"

'뉴스토리' 교체 작가들 “표준계약서를 만든 의미가 없어...재발 방지 대책” 요구 김혜인 기자l승인2018.03.13 16:3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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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D저널=김혜인 기자] SBS가 방송작가 처우 개선을 위해 문화체육관광부 등이 마련한 '방송작가 집필 표준계약서'를 작가 교체 근거로 악용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SBS 보도국에서 제작하는 시사보도 프로그램 <뉴스토리>에서 개편을 이유로 하차통보를 받은 작가 4명은 13일 '<뉴스토리>작가 부당해고 규탄 기자간담회'를 열고 SBS가 문화체육관광부의 ‘방송작가 집필 표준계약서’를 취지와 다르게 사용했다고 주장했다.

앞서 지난 2월 23일 SBS <뉴스토리> 작가 7명 중 5명은 개편을 이유로 교체를 통보 받았다. 작가들은 '부당 해고"라고 반발했지만 SBS는 프로그램 개편에 따른 '계약 종료'라고 반박한 바 있다. (관련기사 : SBS ‘뉴스토리’ 작가 대거 교체 논란)

이후 교체 통보를 받은 작가들이 SBS에 △공식적인 사과 △책임자 징계 △방송계 특수고용 노동자에 대한 재발방지 대책 등을 요구하며 면담을 벌였지만 입장차만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 SBS보도제작물 <뉴스토리> ⓒSBS

이날 기자간담회에 참여한 작가들은 SBS가 제시한 계약서의 문제를 집중적으로 제기했다. 지난해 말 문체부에서 발표한 표준계약서를 SBS가 입맛에 바꿔 표준계약서의 취지가 퇴색됐다는 것이다. 

 SBS<뉴스토리> 교체 작가들이 지적하는 조항은 계약기간과 저작권 소유에 대해 명시된 부분이다. SBS <뉴스토리> 전직 작가들이 교체 통보를 받기 열흘 전에 서명한 계약서에는 "개편 시 계약 즉시 종료"가 명시되어 있었다는 게 작가들의 주장이다. 문체부 '표준계약서'에 명시된 ‘개편 시 당사자 간 합의에 의해 변경할 수 있다'는 조항을 방송사에 유리하게 바꾼 것이다. 

‘뉴스토리 해고 작가 4인’ 법률대리인 김수영 변호사는 SBS가 <뉴스토리> 작가들과 맺은 계약에 대해 “표준계약서의 본 취지와는 배치된다"며 “작가들이 계약기간, 저작권 부분 등의 문제를 제기했지만 SBS는 형식적인 사안이라며 넘어갔고 이를 바탕으로 ‘사인 했으니 문제없는 해고다’라고 주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 (왼쪽) 문체부에서 발표한 표준계약서 (오른쪽) SBS에서 <뉴스토리>작가들에게 제시한 계약서

김미지 한국방송작가협회 이사는 SBS 계약서상의 ‘2차 저작권 소유’ 조항을 문제 삼았다. 

문체부에서 발표한 표준계약서 제15조(저작권)에는 “프로그램에 대한 저작권의 귀속은 저작권법 등 관련 법률이 정하는 바에 따르되 당사자가 협의하여 달리 정할 수 있다”고 명시되어 있지만 SBS의 계약서에는 “모든 저작재산권은 ‘방송사’에 귀속된다”고 적혀 있다.

작가협회 사무국장으로 ‘방송작가 집필 표준계약서’ 제정 작업에 참여했다는 한 작가는 “표준계약서 원안은 저작권법에 따르고 있는데, SBS는 원칙을 변질시켜 ‘방송사’의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이는 작가들과의 계약뿐 아니라 표준계약서의 성격도 바꾸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 지난 12월 28일 문화체육관광부에서 발표한 '방송작가 집필 표준계약서' 내용 중 ⓒ문화체육관광부

<뉴스토리> 교체 작가들 “표준계약서 만든 의미 없어”

SBS <뉴스토리> 교체 작가들은 이날 SBS의 ‘재발방지’를 강하게 요구했다. 법률 대리인 김수영 변호사는 “해고 대상자 선정은 예민하기 때문에 양쪽이 납득 가능한 기준이 있어야 하지만 방송국에는 그런 부분이 없다”며 “절차적인 방법을 제도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미지 이사는 “3년이나 거쳐서 만든 방송작가 집필 표준계약서인데, 다른 방송사들도 계약서를 마음대로 고쳐 쓰면 문제가 발생할 것"이라며 "표준계약서를 그대로 방송사에서 실현해달라는 게 우리의 요구다”라고 말했다.

한편 SBS는 "문체부 표준계약서’는 권고사항으로 구체적인 사정에 따라 수정 변경해 사용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앞서 12일 SBS·KBS·MBC·EBS 구성작가협의회 소속작가들은 성명을 내고 “지상파 방송4사 구성작가협의회 회원 일동은 부당해고로 공석이 된 뉴스토리팀의 대체작가로 결코 참여하지 않을 것”이며 “문화체육관광부가 즉각 진상조사와 대책 마련에 나설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고 밝혔다.

작가들은 “이번 뉴스토리 사태로 방송계에 종사하는 ‘을’의 권리 보장을 위해 만들었다는 표준계약서가 방송사의 입맛대로 변질되거나, 법의 테두리 안에서 방송작가를 쉽게 해고할 수 있는 도구로 쓰일 수도 있다는 사실을 목도했다”고 지적했다.


김혜인 기자  key_main@pdjourna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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