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퇴 표명한 이완기 이사장, "방문진 관행 의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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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사 선임, 청와대와 여야 정치권이 주도...방통위는 요식행위"

▲ 이완기 방송문화진흥회 이사장이 15일 사퇴 의사를 밝혔다. ⓒ PD저널

[PD저널=이미나 기자] 이완기 방송문화진흥회(아래 방문진) 이사장이 이사장직에서 물러난다. 지난 2017년 11월 취임 이후 5개월여 만이다.

15일 이 이사장은 이사회 폐회 이후 이사장직에서 사퇴하고, 남은 임기 동안은 비상임 이사로서 이사회에 참여하겠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방문진은 '이사장은 이사회에서 호선한다'는 방문진법에 따라 오는 22일 정기 이사회에서 새 이사장을 선출할 전망이다.

사퇴 의사를 밝힌 이완기 이사장은 <방송문화진흥회의 온전한 독립을 위한 제언>이라는 글을 통해 방문진을 비롯해 방송통신위원회(아래 방통위)와 정부에 쓴소리를 던지기도 했다.

특히 방문진 이사 선임 방식을 두고 이 이사장은 "아직도 법과 규정이 아닌 과거의 관행에 의존하고 있다"며 "이사의 인선은 실질적으로 청와대와 여야 정치권이 주도해왔고 정작 임명권자인 방통위는 임명에 필요한 요식행위에 머물러 있었다"고 비판했다.

이사장 임명 방식에 대해서도 "방문진법에 방문진 이사장은 이사회에서 호선하게 되어 있지만 실제로는 대통령을 앞세워 청와대가 낙점해 왔고 이사회는 그 요식절차를 수행해 왔다"고 지적했다.

"법과 규정을 넘어선 관행"들이 MBC와 방문진의 정치적 독립을 저해하고 있다는 주장이다.

이 이사장은 또 "방문진 이사는 정파와 이념이 아닌 법과 상식과 개인의 사회적 양심에 따라 생각하고 판단하고 결정하고 책임질 수 있어야 한다"며 "그동안 편의적으로 사용해왔던 여권이사, 야권이사 등의 호칭도 자제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MBC에도 "책임 있는 자리에서 개인의 영달과 이익만을 추구했던 적폐인사들은 확실하게 청산되어야 하지만, 파업현장에 함께 하지는 못했어도 진정으로 MBC 재건에 동참하고자 하는 사람에게는 기회가 부여되어야 한다"며 "개혁의 과정에서 무고한 개인에게 상처를 주는 일은 없었는지 세심한 배려도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앞서 방문진은 지영선 전 이사의 사퇴와 사무처장 내정자를 둘러싸고 내홍을 겪은 바 있다. (▷관련 기사: 방문진, '이사 사의' '사무처장 임명' 잇단 논란

일각에서는 지 전 이사가 사퇴 이유로 '건강상의 문제'를 내세운 것과 달리, 이완기 이사장과 이사장 자리를 놓고 갈등이 있었던 것이 아니냐는 추측을 내놓기도 했다. 당시 사무처장 후보자였던 윤병철 MBC 부국장에 대해서도 이 이사장이 내정에 개입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된 바 있다. 

이날 방문진 이사회는 새 사무처장 후보를 3명으로 압축했다. 최종 후보가 된 3명은 류근종 전 MBC 인력자원국장, 서정창 전 MBC 교양제작국 제작부장, 그리고 최정순 전 MBC 건설기획단장(이상 가나다순)이다.

이사회는 오는 22일 이사회에서 이들에 대한 최종 면접을 거친 뒤 새 사무처장 내정자를 뽑는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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