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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심위 '청부·셀프심의' 의혹, 사실이었나

방심위 직원, 타인 명의로 민원 제기 발각돼 파면 이미나 기자l승인2018.03.19 19:3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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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민경중 방송통신심의위원회 사무총장이 19일 기자 브리핑을 열고 사무처 직원이 타인 명의로 민원을 제기한 사실이 들어났다고 밝혔다. ⓒ PD저널

[PD저널=이미나 기자] 방송통신심의위원회(위원장 강상현, 아래 방심위) 내부 직원이 타인 명의로 직접 방송 관련 민원을 제기한 사실이 발각돼 파면됐다. 제4기 방심위는 이 사안에 중대한 범죄의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해당 직원을 검찰에 형사 고소할 방침이다.

특히 이 직원이 전 부위원장, 전 위원장·전 부위원장 등의 지시로 이 같은 행위를 했다고 주장함에 따라, 지난 이명박‧박근혜 정부 당시 방심위를 둘러싸고 일었던 '표적‧정치 심의' 의혹이 사실로 드러날 것인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19일 민경중 방심위 사무총장은 긴급 브리핑을 열어 김 아무개 전 방송심의기획팀장에 대한 업무감사결과 김 팀장이 2011년부터 2017년까지 일반인의 명의를 빌려 사무실과 외부 장소에서 46건의 방송 관련 민원을 신청했으며, 이 중 19건의 법정제재와 14건의 행정지도 처분이 내려졌다고 밝혔다.

이 민원들 중에는 지난 정권에서 '표적‧정치 심의' 의혹을 받았던 안건이 여럿 포함됐다.

2013년 5월 MBC <뉴스데스크>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이 국산 헬기 '수리온'의 실전배치 기념식에 참석했다고 보도하며 북한의 국기인 인공기를 화면에 배치한 안건이 대표적이다.

이 안건은 방심위에서 법정제재인 '관계자 징계 및 경고'라는 중징계가 내려졌으나, MBC가 법원에 처분 취소 소송을 낸 끝에 승소했다. (▷관련 기사: "박근혜 옆 인공기 배치한 MBC 제재 조치는 위법"

2015년 3월 KBS 1TV 광복70주년 특집 <뿌리 깊은 미래> 제1편은 '남녘'이라는 표현을 사용한 것이 문제라며 방심위로부터 법정제재 '경고'를 받은 바 있다.

그러나 이후 박근혜 정부 당시 청와대에서 작성된 '비서실장 지시사항 이행 및 대책 세부 분석' 문건에 이 프로그램에 대한 대응이 언급되었다는 사실이 밝혀지며 논란이 일기도 했다. (▷관련 기사: 박근혜 청와대 KBS 개입 정황 문건 드러나

이 외에도 '사드' 배치 보도에서 미국 괌 현지 상황과 관련해 미군의 기관지 <성조지> 기사를 잘못 인용해 법정제재 '경고' 처분을 받았던 2016년 7월 JTBC <뉴스룸>도 김 팀장이 타인의 이름으로 민원을 신청한 것으로 밝혀졌다. (▷관련 기사: 방심위, JTBC ‘뉴스룸’ 사드 오역 중징계

방심위는 김 아무개 팀장이 민원을 제기하면, 이를 지시한 전 위원장·전 부위원장 등이 '편파심의'를 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심의위원이 직권으로 민원을 제기할 수 있음에도, 김 아무개 팀장에게 이와 같은 지시를 한 것은 또 다른 이해관계를 따졌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민경중 사무총장은 "현재로서는 김 아무개 팀장에 대한 조사를 했을 뿐이고, 일방적인 진술이기 때문에 검찰에서 수사를 통해 사실을 밝혀주시길 부탁드린다"면서도 "확인 결과 심의에도 상당 부분 영향을 미친 것으로 확인된다. 또 진술에 따르면 (민원에 대해) '보안을 유지해라'는 부탁을 여러 번 받았다고 한다"고 전했다.

방심위는 4기 출범 이후 홈페이지 개편 작업 중 사무처 내 특정 PC에서 민원이 여럿 제기된 사실을 확인하고, 김 아무개 팀장을 조사한 끝에 진술을 받아냈다고 밝혔다. 

또 방심위는 "김 팀장이 2017년 10월 11일 JTBC 보도내용인 이른바 '청와대 사찰문건' 및 2017년 10월 13일 국정감사에서 여야 의원들의 관련 질의 시 전 부위원장이 언급한 셀프심의와 본인은 관련 없다고 부인했으나 이번 조사과정에서 이를 시인했다"고도 밝혔다.

방심위가 언급한 '청와대 사찰문건'이란 지난 2014년 9월 청와대가 방심위를 대상으로 작성한 것으로 보이는 문건을 지칭하는 것으로, 이 문건에는 국정원이 민간인을 동원해 방심위원회 게시판에 민원을 제기하도록 하거나 사무처 직원 및 심의위원의 성향을 분류해 놓은 내용이 담겼다.

민경중 사무총장은 "이른바 '청와대 사찰 문건'에 대해서도 본인에게 질문했고 답변이 있었다"며 "그것을 (브리핑에서) 밝히는 것은 적절하지 않지만, 수사를 의뢰할 때 검찰에 자료를 제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다만 이번에 드러난 사실로 그간 방송사에 내려졌던 법정제재 및 행정조치 등이 번복될 지는 미지수다.

규정에 따르면 방심위의 제재 조치에 불복할 경우 방송사는 재심을 청구할 수 있으며,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행정소송을 제기할 수 있다. 민 사무총장은 "향후 (심의) 결과가 어떻게 나올지는 심의위원회 소관이기 때문에 현재로서는 답하기 곤란하다"고 덧붙였다.

한편 김 아무개 팀장이 '자신에게 민원을 넣으라고 지시했다'고 주장한 제2기, 3기 부위원장들은 모두 이날 기자회견 내용이 사실이 아니라고 부인했다.

권혁부 2기 방심위 부위원장은 <PD저널>과의 통화에서 "심의위원에게 방송심의 권한이 주어져 있는데 (김 아무개 팀장에게) 지시를 했다면 '안건화하라'고 하지, '대신 민원을 넣으라'고 했겠느냐”며 반발했다.

김성묵 3기 방심위 부위원장도 <PD저널>과의 통화를 통해 "그건 본인(김 아무개 팀장) 생각이고, 나는 그런 적이 없다"고 말했다. 


이미나 기자  neptune@pdjourna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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