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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조선 간부급 기자 성폭력 의혹 보도 '2차 피해' 우려

최초 보도한 '월간조선', 성폭력 보도 권고기준 위배 이미나 기자l승인2018.03.22 20:1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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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V조선의 간부급 기자가 같은 회사 직원들을 상대로 성폭력 피해를 입혔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 TV조선

[PD저널=이미나 기자] 종합편성채널 TV조선의 간부급 기자가 같은 회사 직원에게 성폭력을 가했다는 주장이 제기된 가운데, TV조선과 함께 조선미디어그룹에 속한 <월간조선>은 이를 단독 보도하며 '2차 피해'를 일으킬 수 있는 내용을 담아 입길에 올랐다.

22일 오후 <뉴스타파>는 "2015년 TV조선의 A 부장이 같은 회사 직원인 B씨를 성폭행했으며, 며칠 뒤 B씨의 집에 찾아오는 등 피해가 이어졌다"며 "B씨는 최근 '미투' 운동이 시작되자 고민 끝에 A 부장에게 연락을 취했고 공개 사과를 요구했으나 A 부장이 이를 거부했다"고 보도했다.

이와 함께 <뉴스타파>는 "B씨가 업무상 위력에 의한 간음과 가택 침입, 퇴거 불응 등의 혐의로 A 부장을 형사 고소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으며, 또 다른 직원 C씨의 증언을 통해 A 부장이 2012년에도 또 다른 직원을 성희롱한 혐의가 있다고 밝혔다.

그런데 A 부장의 성폭력 가해 의혹은 같은 날 오전 <월간조선> 온라인 단독 기사를 통해 먼저 알려졌다. 이 기사는 TV조선 고위 관계자의 입을 빌려 "A 부장이 성폭행 사실을 인정하고 사표를 제출했으며 회사는 즉각 수리했다"고 보도했다.

이 기사는 오래 지나지 않아 삭제됐지만, 이미 온라인상에는 일파만파 퍼지면서 조회 수를 노린 '어뷰징' 기사도 양산됐다. 오후 한 때 A 부장의 이름이 포털 사이트 실시간 급상승 검색어에 오르기도 했다.

더욱 문제가 된 것은 <월간조선> 기사가 B씨를 특정할 수 있는 구체적 내용을 담았다는 데 있다.

한국기자협회와 국가인권위원회는 2012년 마련한 성폭력 범죄 보도 세부 권고기준에서 "언론은 취재와 보도과정에서 성범죄 피해자와 그 가족의 2차 피해를 유발하지 않도록 피해자의 신상을 식별할 수 있는 정보를 공개하지 않는다"고 명시했다.

2014년 한국기자협회와 여성가족부가 발표한 성폭력 사건 보도 가이드라인에도 피해호소인의 신상 보호가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그러나 <월간조선>의 보도는 이 같은 기준이나 가이드라인을 지켰다고 보기엔 어렵다. 뿐만 아니라 어뷰징 기사에도 <월간조선>의 기사 내용이 인용되면서, <월간조선>의 보도 태도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뉴스타파> 또한 <월간조선>의 기사를 두고 "(보도) 이후 피해자에 대한 허위성 정보가 이른바 지라시를 통해 돌아다니며 2차 피해를 야기했다"며 "어떤 이유에서인지 조선일보의 계열사가 서로 엇박자를 내며 피해자 보호를 고려하지 않은 보도를 냈다가 서둘러 내린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TV조선 홍보팀은 "미투운동과 관련해 사표를 제출한 A 부장을 파면하기로 했다"라고 밝혔다. 


이미나 기자  neptune@pdjourna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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